본문 바로가기

세계일주/불가리아

불가리아 헬프엑스: 사신낫과 진흙 반죽 (여행 79-80일째)

2016년 10월 5일 수요일 

불가리아 롬치(Lomtsi)


[등장인물]

트레이시: 영국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helpx) 호스트.

폴: 영국 출신 50대 남성. 트레이시의 남편.


1. 오늘 한일: 옥수수 낱알 털기. 큰낫(사신이 들고 다니는 낫)으로 풀베기. 가구 정리 보조. 옥수수 낱알 분쇄기(kernel grinder)에 가는것 보조. 


2. 오늘 먹은것: 아침은 그레놀라. 점심은 꿀 바른 빵. 저녁은 콜리플라워(cauliflower) 치즈요리와 구운야채. 그리고 하루 종일 커피 약 10잔.


3. 기타사항: 어제 수풀에서 자전거 타다가 베인 오른손 넷째 손가락이 따끔거림. 오늘은 최저기온이 섭씨 3도로 어제보다 냉기가 느껴져 스웨터를 껴입음. 아직까지도 이 다음에 어디로 가서 무얼 할지 계획 없음.


사신낫(큰낫)


오늘도 똑같은 새들의 하루.


그림자(shadow). 곰돌이와 점박이의 어미. 야옹이(kitty)의 어미인 동시에 할미이기도 하다는 것 같다.


오늘도 떨어진 옥수수 낱알을 찾아 서성거리는 오리들.


야옹이(kitty)가 먹을것을 찾아 주방을 서성거린다. 여기 저기 사고를 많이 치고 다니는데, 근친교배로 나온 녀석이라 머리가 나쁘다는 농담을 들었다.


햇살이 들어오는 소파에 앉아 낮잠을 자는 풍경.



2016년 10월 6일 목요일 

불가리아 롬치(Lomtsi) 

날씨 비


1. 새벽 두시쯤 곰돌이(bear) 아니면 점박이(spotty)가 침대에 와서 깼다. [이 집 고양이들은 특징을 따서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또 다른 고양이들로는 그림자(shadow)와 아직 이름이 없는 야옹이(kitty)가 있음. 곰돌이와 점박이는 비슷하게 생겨서 발등과 코의 점으로 구분함] 공기가 차서 이불을 두 개 덮었다. 다시 자려하니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아침에는 춥고 비가 와서인지 트레이시와 폴 둘 다 늦게 일어났다.


2. 날이 춥고, 축축한 바깥을 돌아다니기 싫어서, 실내에서 일할만한 것을 부탁했더니, 지난번에 잠깐 얘기가 나왔던 것처럼 진흙 바르는 일을 할당 받았다. 진흙과 지푸라기로 만들어져 있는 벽돌을 부숴서 물과 진흙이 섞여 있는 반죽에 넣어 끈적끈적해지게 만든다. 문틀과 벽 사이에 철망이 들어가 있는데 그 빈 공간에 진흙 반죽을 채워 넣는다. 힘들지도 않고 재미있다. 아침 10시부터 오후 3시 정도까지 하다가 평소처럼 빵을 한 뭉텅이 썰어서 버터를 발라 햇살을 받으며 먹었다. 다시 남은 진흙을 바르다가 마무리하고, 저녁으로는 갈비맛이 나는 콩요리, 돼지고기를 먹고, 케이크(호두 파이)까지 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은 이유는 뭘까. 허기가 가시질 않는다. 


토요일 혹은 일요일에 날씨를 봐서 떠나기로 하고, 슬슬 다음에 묵을 곳을 카우치서핑에서 찾아본다. 히치하이킹을 할 생각이기 때문에 소피아까지는 좀 멀고 데베타슈카(devetashka) 라는 동굴(엄마가 보내준 세계 특별한 바위 사진 링크에서 봤다)이 있는 로베치(Lovech)로 일단 메시지를 보내 놓는다. 가게되면 좋게 아니면 말고. 어떻게는 되겠지 하하. 마음이 편하다.


매일 보는 풍경. 오늘은 비가 온다.


진흙을 만들어 문틀과 벽 사이의 공간에 채워 넣는다.



해질녘 햇살이 붉게 건물을 비춘다.



항상 커피를 마시던 사수자리컵과 나무 물통. 전에는 어떻게 나무 물통에 물이 새지 않고 물이 담기는지 의문조차 가져본 적이 없는데, 막상 보고 나니 정말 신기하다. 폴이 원리를 설명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