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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이탈리아

이탈리아 크레모나: 바이올린, 종탑, 성당 (여행 122-123일째)

배경음악: Paganini Caprice no.24


2016년 11월 17일 목요일

이탈리아 베르가모(Bergamo)


이날은 하루 종일 쉬고, 세일링 더 팜(Sailing the Farm)에 메일을 보냈다. 일이 잘 풀리면 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널 수 있을 것 같다.


저녁에는 페어가 태국 음식(그린 커리)과 티라미수를 요리했다. 태국 사람이니 태국 요리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잘했고, 티라미수는 내가 네덜란드에서 선물로 사온 레이디 핑거 쿠키(가격이 싸고 부피가 크길래 선물로 사옴)로 만들었다. 친구들을 잔뜩 초대해서 와인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어제 함께 언덕 위에 올라갔던 멕시코 친구 제시카도 왔는데, 밤 늦게 집에 혼자 보낼수가 없어서 페어와 함께 바래다 주고 왔다.


페어와 같은 방에서 자는게 조금 불편했는데, 룸메이트들이 허락해 줘서 거실에 있는 소파침대를 펴서 잤다. 마음 편하게 자서 좋은데 온몸이 간질간질... 벌레가 기어다니는 기분이다. 다행히 지난번 불가리아에서처럼 몸에 뭐가 나지는 않았다.




아무리 계획을 세워두고 묵을 곳과 교통편을 마련해 둬도 결국 시간은 지나가고 밑천이 드러난다. 또 다시 길거리로 나가 구걸해야 하는 신세. 애초에 길에서 묵을 결심이면 '어디서 자야하나'하는 걱정도 없을텐데. 무엇을 성취하려 애 쓸 필요 없다. 세상을 한 바퀴 돌고 에덴으로 돌아가자. 오, 덧없이 지나가 버리는 달콤하고 안정적인 시간이여. 세상 어느것이 영원하고 안정적일 수 있겠는가. 대통령 자리도 저렇게 흔들거리는데. 그러니 걱정하지 말자. 할일이 없으니 걱정이 생기나 보다. 헬프엑스나 보트를 구하면 구하는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주어진 길을 따라 가자. 


2016년 11월 18일 금요일

이탈리아 크레모나(Cremona)


이날은 페어가 크레모나에 가자고 해서 다녀왔다. [기차표 값이 아까워서 내심 가기 싫었지만, 현재 글을 쓰는 시점(2018년)에서 생각해 보면 정말 잘 다녀왔다.] 하루종일 페어가 사주는 음식을 얻어 먹기만 하다보니 고기도 좀 먹어야 했지만(메뉴 선택권이 없어서),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오후 반나절은 페어와 둘이 돌아 다니다가, 나중에 페어의 남자친구 아델모가 와서 조금 같이 놀았다.


크레모나는 바이올린 공예로 유명한 곳이었다. 그 유명한 바이올린 장인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Antonio Stradivari)도 이 도시 출신이다. 지브리 애니매이션 "귀를 기울이면(耳をすませば )"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바이올린 공예를 배우기 위해 이탈리아로 떠나는데, 그곳이 바로 이 곳 크레모나이다.


기차는 그래피티로 뒤덮여 있다.


"L'amor che muove il sole e l'altre stelle (The love that moves the sun and the other stars, 태양과 별들을 움직이는 사랑)"이라는 구절과 월계관을 쓴 단테의 그림. 월계관은 단테가 위대한 시인임을 상징. 베르가모의 졸업생들은 학사모가 아닌 월계관을 쓰고 있었다.


못생긴 그래피티.


크레모나에 도착했다.


타로카드를 색다르게 표현했다.



바이올린 장인의 동상.


Museo del Violino (바이올린 박물관). Lo Stradivari Messia torna a Cremona.


크레모나 거리.



크레모나의 상징인 거대한 종탑.


가운데 시계에는 12궁도 그림이 그려져 있다.







페어와 함께 도시를 길쭉하게 남북으로 둘러 보았다.




정말 멋진 건물이다.



크레모나를 상징하는 바이올린, 종탑, 두오모.


성당의 돔을 아래서 본 모습. 신비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