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일주/이탈리아

이탈리아 베르가모: 비블리오테카, 퐁듀, 스트라다 (여행 124-125일째)

베르가모의 예쁜 간판.


2016년 11월 19일 토요일

이탈리아 베르가모


배경음악: Swingrowers - Via Con Me (It's Wonderful)


이날은 페어와 함께 도서관(비블리오테카)에 가서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 이탈리아어로 된 책이어서 두꺼운 사진책들 위주로 봤다. 카미노 데 산티아고(Camino de Santiago) 사진집이 있어서 한장 한장 아름다운 순례길 사진을 넘겨 보는데, 페어가 보더니 자기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라고 유럽에 있는 동안 갈 생각이라고 한다.


영어로 된 책들도 가끔 있어서 몇 개 골라 읽었다.


첫번째로 읽은 책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가 지은 "어부와 영혼(The Fisherman and his Soul)"이라는 동화였는데, 알쏭달쏭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었다. 


다 읽은 후에는 존 스타인벡(John Steinbeck)의 "분노의 포도(The Grapes of Wrath)" 축약본을 읽기 시작했다. 어렸을 때 두꺼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지루함을 참고 억지로 끝까지 읽었던 책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초반에 주인공이 '히치하이킹 사절(NO RIDERS)'이라는 스티커를 붙여 놓은 트럭 운전기사를 설득해 차를 얻어타는 장면이 있다. 옛날에 읽을 때는 이런 장면이 있는 줄도 몰랐다. 하지만 꾸역꾸역 몇 번의 히치하이킹을 경험한 지금에 와서는 이 장면이 절절하게 와닿는다.





도서관에서 하루를 보낸 후에는 페어의 친구인 스위스 여학생 집에 퐁듀(Fondue)를 먹으러 갔다. 퐁듀, 퐁듀, 이름은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실제로 먹는건 처음인 것 같다. 빵을 썰어서 준비하고, 냄비에는 마늘을 볶은 후 치즈를 듬뿍 담아 녹인다. 쇠꼬챙이처럼 길쭉한 포크에 빵을 꽂아 치즈에 푹 담가 먹는다. 맛도 좋고 은근히 재미있다. 스위스 학생 말로는 빵을 빠뜨리면 벌칙이 있다고 한다.


페어, 나, 스위스 학생(집주인), 이탈리아 여학생 시실리아 넷이서 퐁듀와 수다 속으로... 역시 수다판에서 버티는 건 좀 힘들지만 너무 맛있게 잘 얻어 먹었다.



스위스 학생이 취미로 만드는 팔찌. 마크라메를 시작한 후로는 팔찌에 관심이 많다.



2016년 11월 20일 일요일

이탈리아 베르가모


이날은 도서관에서 전날 읽던 "분노의 포도"를 마저 읽었다. 이거 읽는데 왜 자꾸 눈물이 나는지... 


페어와 함께 길거리를 걷는데 걸인들이 참 많다. 무릎까지 꿇고 구걸하는 사람, 모자를 들고 구걸하는 흑인, 남루한 옷을 입은 노인 등 많은 걸인들을 지나치며 또 다시 괴로움에 잠긴다. 이 사람들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런 수모를 겪는걸까.


저녁에는 페어와 함께 와파(베르가모 첫날 만난 모로코 아이)를 다시 만나서 크레페와 커피를 먹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 아침을 카페에서 시작하고 있다.


동유럽에서는 집값이 정말 쌌는데 이곳은 비싸다. 16만유로, 25만유로, 50만유로(약 6억 5천만원) 등.


월세가 기본 500유로는 넘는다.




길거리에서 파는 그림.


구걸하는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