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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중국

인천-중국: 승선, 갈매기, 출항 (여행 1일째)

2016년 7월 19일 오후 10시 골든브릿지 5호 6층로비


[등장인물]

주황색 아저씨: 여행 첫 날 배에서 만난 호탕한 무역상 아저씨.

점잖은 아저씨: 주황색 아저씨와 친구. 다양한 일을 해왔고 현재는 골프 강사.


1. 제2여객터미널에 오니 (수인선 신포역 바로 앞이었다) 중국어가 보이기 시작하고, 많았던 사람이 점점 더 많아졌다. 상인과 여행객이 따로 탑승하고 다른 요금을 내는 것 같다. 중국 학생들이 무척 많았다. 무척 많다. 단체로 여행을 온 듯하다. 학생들을 보고 있는 게 좋다. 승선후 배안에서 돌아다니는 학생들을 보자니 어렸을 적 수학여행 때 숙소에서 친구들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놀던 기억이 나며 왠지 설렌다. 중국 애들이 귀엽다.


2. 아이에서 벗어나서 점점 자라면서 낯선 사람과 눈을 마주치지 않고 말 걸지 않게 된 것은 어느 순간, 어느 경계부터였을까? 승객 대부분은 중국인이고, 한국인도 꽤 있었고, 그 외에 하와이풍 셔츠를 입고 모자를 쓰고 기타를 든 백인이 한 명 있었다. 당연히 호기심이 생겨 말을 살짝 걸어보니 대답을 하지 않고 말을 하지 않는다는 손짓을 하며 뭐라고 화난 듯이 중얼거린다. 약간 정신이 다른 세계에 있는 사람 같은데 (그게 좋은 것이건 나쁜 것이건), 그 점에서 존경스럽기도 하고 계속 관심이 생긴다. 다음날 선내 방송에서 이 사람을 찾는 공지방송이 계속 나왔는데, 승객 아저씨들의 대화를 들어보니 어젯밤에 소주를 무지하게 마시고 있었다고 한다.


3. 승선 직후, 갑판에서 나이든 아저씨 두 분이 여객선의 굴뚝과 마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셨다. 한 분은 주황색 셔츠에 모자와 선글라스를 낀 무역을 하는 분이고, 젊었을 적에 사고 좀 치고 다니셨을 것 같은 느낌이 난다. 다른 한 분은 좀 더 단정하게 검정색 바지와 반팔을 입었고, 분위기가 좀 더 차분한 분이다. 이분들도 선상비자로 탑승하셨다는데 선상비자는 익숙하지 않으신가 보다. 


4. 갈매기들이 사람들이 던져주는 과자 부스러기를 먹을지 못 먹을지도 모르면서 계속 '뺑뺑이'를 돌고 있는게 인도의 역 앞에 나와서 줄지어 기다리던 릭샤꾼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그런데 갈매기들의 그 뺑뺑이 치는 모습 때문에,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모여 과자를 던져준다. 언제부터 시작된 갈매기들의 저녁식사 문화일까. 가정 먼저 길에서 폐휴지를 줍던 사람은 누구일까. 그걸 줍는 사람이 먼저였을까 사는 사람이 먼저였을까. 먼저 손을 잡는 사람은 누구인가. 신비롭다.


※ 지출


지출내역 

금액(원) 

비고 

 배표

76300

인천-청도


※ 여행정보

  • 인천-청도 이동은 위동항운 페리를 이용했다(76,300원). 미리 예약할 경우 비행기가 더 쌀 경우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페리 값이 더 저렴한 듯하다. 또한 자전거를 가지고 여행하는 경우, 무료로 자전거를 싣고 탈 수 있다.
  • 페리로 이동시 도착비자(선상비자) 신청이 가능해 미리 비자를 준비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가격도 좀 더 저렴하다(170위안). 하지만 중국 입국 후 24시간 내에 파출소에 체류지 신고 등록(주숙등기, 住宿登記)을 해야 한다. 중국어를 못하고 파출소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정보 찾기도 힘들어 입국 전 조사도 많이 하고 걱정도 많이 했지만, 첫째 날을 보낸 호스텔에서 처리해 주었다.


인천 국제 여객 터미널. 수학여행 왔다가 돌아가는 중국 학생들이 많았다. 상인은 배삯도 다르고 전용 출구도 있다.


위동항운의 골든브릿지호


이건 옆에 있던 배인데 기름 넣어주는 배인가?


생각했던 것보다 깨끗한 화장실


편의점도 있다


인천 갈매기


굴뚝에서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무임승선한 갈매기들이 몇몇 보인다.


과자 한 쪼가리를 위해 열심히 배를 따라 날개짓하는 갈매기들


인천항 출구


저기 보이는 섬과 높은 건물들은 영종도인가?


갑판 풍경


석양


갈매기들


3등실 풍경. 중국학생들이 여기저기 돌아다녀서 나도 괜히 수학여행 온 듯한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깨끗한 2층 침대에 커튼까지 달려있어서 꽤나 맘에 들었던 3등실


선상에서 받은 [승선 비자 개인 정보 신고서] 중 주의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