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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헝가리

헝가리 부다페스트: 산책, 사자 다리, 마차시 성당 (여행 97일째)

2016년 10월 23일 일요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아침식사로 데이빗의 집에 있는 뮤슬리와 오트밀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한다. 부다페스트에서의 첫 아침이다.


일주일 동안 지낼 데이빗 동생의 방


부다페스트는 도나우강을 사이에 두고 서쪽의 '부다(Buda)' 지역과 '페쉬(Pest)' 지역으로 나눠져 있는데, '부다' 지역은 언덕 지형이고, '페쉬' 지역은 평야 지대이다. 부다페쉬(=부다페스트)로 합쳐지기 전에는 서로 다른 두 마을이었다고 한다. 데이빗의 집은 강 동편의 페쉬 지역에 있다. 데이빗과 함께 강변을 따라 다운타운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강 건너편으로 예쁜 집과 커다란 건축물들이 보이고 중간중간 교회의 첨탑이 보인다. 그리고 부다와 페쉬를 잇는 다리가 여러 개 보인다. 강변을 따라 걷다가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들어가 화장실을 썼다. 데이빗은 시내에 나올 때 항상 이 호텔에서 화장실을 쓴다고 했다. 깨끗한 호텔 화장실을 쓰고, 로비에 비치된 지도도 하나 가지고 나와서 다시 걷는다. 부다페스트의 아름다운 풍경이 눈앞에 실시간으로 펼쳐지고 있었지만 날씨 때문인지 커다란 감동은 없었다. (관광객은 많았다.) 세르비아 스투데니차의 동굴사원에 갔을 때, 찬란하게 빛나고 있던 그 장소를 처음 봤을 때 같은 감격은 없었다. 하지만 세상에서 마음이 가장 잘 통하는 친구와의 평온하고 차분한 걷기도 나름대로 좋다. 나오기 전에 옷까지 빌려입어서 점퍼(스웨터) 두 벌에 가죽잠바까지 입고 있으니 몸도 따뜻하다.


사자 다리.


초록색의 자유 다리(Liberty Bridge), 엘리자베스 다리를 지나쳐 '사자 다리'라고 불리는 다리에서 강을 건넜다. 구린 날씨와 계절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보였다. 다리를 건너 승강차와 터널을 정면에 두고 우측으로 어부의 성채(fisherman's bastion)를 향해 올라가니 헝가리 첫번째 왕의 동상과(Statue of St. Stephen), 지붕의 색깔과 무늬가 너무 예쁜 마차시 성당(Matthias Church) 건물이 보인다. 정말 멋지다. 하지만 여유롭게 사진찍고 감상하고 시간을 보내기에는 관광객도 많고, 혼자 행동하는게 아니니 자유롭지가 않다. 언덕에서 내려다 보는 시내도 정말 아름다웠지만, 주위가 너무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관광객이 없어) 조용했던 세르비아나 불가리아와는 확연히 다르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만큼 부다페스트가 멋진 도시라는 생각도 든다. 로마나 파리가 생각난다.


어부의 성채(이름이 멋있다)를 향해 계단을 오른다.


마차시 성당.


어부의 성채.


어부의 성채에서 바라본 마차시 성당.


어부의 성채에서 내려본 도나우 강과 부다페스트 풍경.


분수와 동상.


이슈트반 1세의 동상과 어부의 성채 (출처: Wiki Commons)


마차시 성당 내부. 입장료가 있어서 들어가지는 못했다. (출처: Wiki Commons)


마차시 성당의 예쁜 지붕 무늬 (출처: pxhere)


시티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하고, 점심을 먹으러 간다. 데이빗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돈을 많이 받는 일을 하는 것보다는 소득이 적어도 자유롭게 사는게 좋다며, 마사지와 관광 가이드 자격증 코스를 들으면서 프리랜서로 글을 쓰는 등의 일을 하고 있다. 한달에 40만원 정도로도 충분히 생활할 수 있다며(부모님 소유의 집에서 살고 있어서 집세를 낼 필요는 없음), 적게 소비하고 적게 일하는 것에 대한 예찬을 했다. 공감을 하면서도 40만원은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살 집이 있으면 (이곳 물가를 감안하여) 한달에 10만원으면 충분할 것 같은데... 그래서 데이빗과 레스토랑에 가서 큰돈을 주고 (1인당 약 7000원) 밥을 먹는게 불편했다. 물론 한국물가를 생각하면 아무 식당에서 돌솥비빔밥 한그릇 먹는 가격이지만, 식재료값으로 2000원이면 하루가 충분할 것 같은 동유럽에서 한끼에 7000원은 너무 의미없는 과소비로 느껴진다. 그래서 그 맛있는 7000원짜리 음식도 맛있게 즐기지 못했다. 


또 다시 한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돈을 안쓰려고 하는 것을 알고 데이빗도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같이 걸어줬다. 정말 고마운 친구다.) 오늘이 헝가리 국경일이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동네 교회 앞에서 모여 행사를 하고 있었다. 동네의 평범한 교회인데도 뾰족하게 솟은 모습과 오래된 건물이 정말 멋졌다.


길거리의 멋진 건물.


조금 비쌌던 채식 레스토랑.


동네에 있던 고풍스러운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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