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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스페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에어비엔비, 성가족성당, 카사 밀라 (여행 140-141일째)

2016년 12월 5일 월요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1. 파리에서 바르셀로나로 비행기를 타고 순식간에 이동했다.


인천에서부터 파리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이동했다는 것을 속으로 은근히 뻐기고 있었는데, 그 소중한 기록이 깨져 버렸다.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나는 앞으로 한달 동안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안정을 위해 자유를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지, 버스를 타고 이동할지) 내 의견은 죽이고, 숙식을 제공할 친척형 의사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형은 한달 정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을 여행할 계획이었고, 자동차를 렌트해 두었다. 렌트비를 아끼기 위해 형이 동행도 한 명 구해놨고, 동행은 나와 동갑인 승희라는 아이라고 했다.


2.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공항에서 짐을 찾는다. 나는 지금까지 배낭을 하나 메고 여행을 하고 있는데, 친척형은 캐리어 두 개, 배낭 하나, 아이스 박스 하나를 가지고 왔다. 물론 짐은 내가 들어 줘야 한다. 바로 이것이 내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이다.


환전을 하고, 택시를 타고, 에어비엔비로 예약해 둔 숙소를 찾아간다. 승희가 먼저 집주인을 만나 체크인을 해 두었다고 들었는데 스페인에 도착한 후 문자를 보내도 답장도 없다. 택시가 숙소가 있는 거리에 도착하고, 짐을 내려주고, 떠나갔다. 집을 찾아가 벨을 눌렀는데 아무런 반응이 없다. 이미 열두시가 가까운 시간이어서 약간 초조한 기분이 들었다. 다행히 전화를 몇 번 하니까 받더니 문을 열어준다. 피곤해서 자고 있었다고 한다.


집은 시저라는 남자의 집인데 방도 여러 개 있고 거실과 부엌도 구색이 잘 갖춰져 있어 맘에 든다. (나는 돈을 내지 않아서 어느 숙소건 마음에 들었지.) 씻고, 짐을 풀고, 조촐한 환영회가 있다. 와인과 간식을 먹으며 서로 인사를 나누는 시간. 앞으로 3주 정도 같이 다닐 사이다. 역시 첫 만남은 두근거리는 법이다.



2016년 12월 6일 화요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3. 가우디 투어(성가족성당[사그라다 파밀리아, Sagrada Familia], 카사 밀라[Casa Mila]).


스페인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다는 가이드가 설명해 주는 내용이 재미있고, 열심히 일하는 모습도 호감이 가서, 가이드 투어에 대해 좀 긍정적인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랬다가 가격을 듣고 나서는 정이 싹 떨어졌다. 아무리 친척형이 돈을 내 준다고 해도... 인터넷 뒤지면 다 나오는 얘기를 듣기 위해 그 돈을 낸다고??)


가우디에 대해 아는 것이 없었는데, 가이드의 얘기를 들어보니 성자급 인물이다. 낮은 사람. 신을 만난 사람...


가우디의 건축물들에 대해서는 뭐라 쓸 말이 없다. 격이 다르다.


4. 저녁에는 에어비엔비 숙소 주인과 문제가 있었다.


승희가 빨래를 못하고 있어서(예약할 때 세탁이 가능하다고 했음에도), 주인에게 불만 + 세탁 서비스 혹은 세탁비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저녁밥상을 차리고 막 먹기 시작하려는데, 메시지를 본 집주인 시저가 집으로 쳐들어왔다. 꽤 흥분한 시저는 어떻게 돈을 요구할 수 있냐며, 숙소 계약한 게 맘에 안들면 남은 돈은 환불처리 할테니 지금이라도 취소하라고 한다. 이미 저녁 늦은 시간이고, 우리는 밥을 먹으려던 중... 이 상황에서 정리하고 짐 싸고 나가서 다른 숙소를 찾는 건 불가능하다. 좋게 좋게 넘어가려다가 "지금 우리 나가라고 협박하는 거냐?"로 시작해 숙소 계약 조건을 따져 보고, 꼭 돈을 달라는게 아니라 세탁을 해주기만 하면 된다고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냐고 캐물었다. 시저도 어느 순간 갑자기 누그러져서, 세탁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집에서 해 주겠다고 하고 일이 마무리 되었다.


휴... 설전을 벌이며 아드레날린을 한바탕 쏟아 부었더니 시저가 집을 떠나고 나서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우리 일행을 대표로 말싸움에 붙어 승리를 얻어낸 것 때문에 으쓱한 기분도 든다. 저녁을 먹고 와인과 맥주를 마셨다. (친척형과 승희 둘 다 술을 좋아해서 나도 어느 정도 맞춰 주었다.)


숙소가 있는 골목 풍경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Templo Expiatorio de la Sagrada Familia)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Templo Expiatorio de la Sagrada Familia)


예쁜 간판: 바빌로니아(BABILONIA)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Templo Expiatorio de la Sagrada Familia)


가이드가 알려 준 사진찍기 가장 좋은 장소.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Templo Expiatorio de la Sagrada Familia) 내부




비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는데, 형이 빨리 나오고 싶어해서 금방 나왔다.


카사 밀라(Casa Mila). 성가족성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 투어 그룹과 함께 전철을 타고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