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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스페인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몬세라트 수도원 (여행 143일째)

몬세라트


2016년 12월 8일 목요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1]


'남자는 머리빨'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사실 머리빨은 여자가 훨씬 더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딱 비슷하게 '여행지는 날씨빨'이라는 생각이 든다. 파란 하늘을 뚫고 강렬한 태양빛이 비취면 어지간한 풍경은 (도시든 산이든 바다든) 아름답다. 비가 오는 풍경, 구름낀 풍경, 안개 낀 풍경도 제각기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여행지에서 날씨를 하나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맑은 날일 것이다. 고맙게도 12월 스페인 날씨는 최고였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 사진찍기 좋은 햇빛, 오래 걷기 좋은 맑은 하늘.


[2]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는 구엘 공원에 갔다. 


표를 산 다음 정해진 시간에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성가족성당과 마찬가지로 관광객이 꽤 많았다. 가우디 건축물의 아름다움, 역사, 의미에 관해서는 전문가들이 많은 글을 썼을테니 나는 별말 않겠다. 혼자 바르셀로나에 왔으면 절대 안 들어갔을 것이다(입장료가 있으니까). 그리고 입장하지 않고 밖에서 봐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니 가난한 여행자들은 굳이 돈 내고 들어가지 말자.


오히려 한적한 구엘공원 주변 주택가를 걷는 것이 북적대는 공원 안에서 돌아다니는 것보다 좋았다. 친척형이 과일 아이스크림을 사줘서 승희와 셋이 맛있게 먹었다.


[3]


오늘의 숙소는 바르셀로나에서 서쪽으로 50km 정도 떨어진 시골 별장(masia castellvi de la marca)이다. 친척형 말대로 대중교통 대신 렌트카로 여행하면 이렇게 대중교통으로 가기 어려운 곳에 숙소를 잡을 수 있어서 좋다.


숙소에 가기 전에 바르셀로나 북서쪽에 있는 몬세라트 수도원(Monestir de Montserrat)에 먼저 가보기로 했다. 차를 타고 씽씽 달리다가 밥도 먹고, 수도원이 있는 산(몬세라트)에 도착했다. 산머리에 줄을 지어 솟아오른 돌덩어리들이 인상적이다. 피난민 행렬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진흙으로부터 탄생하는 호문클루스 무리 같기도 하다.


수도원까지 올라가는 외길을 따라가다가 차가 너무 밀려서 중간에 포기하고 내려왔다. 산길을 빠져 나와 다른 길을 찾아 보니, 몬세라트에 올라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이 있었다(Montserrat-Aeri).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수도원을 구경했다. 여기에서도 긴 줄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수도원의 블랙 마돈나[=검은 성모상(Virgin of Montserrat)] 때문이었다. 이 상 앞에다 손을 얹고 기도하는 카톨린 신자들이 많았다.


승희는 수도원 구역에서 꿀단지를 하나 샀다.


[4]


내려오는 케이블카를 탈 때에는 줄이 길었다.


숙소로 가기 전에 슈퍼마켓(리들)에 들러 저녁거리를 쇼핑한 후, 에이비엔비 주인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네비게이션을 따라 숙소를 찾아갔다. 시골 구석이고 밤도 늦어서 약간 헤맸지만 결국 잘 도착했다. 숙소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 들었다. 주인 아저씨와 아들의 도움으로 난롯불을 켜고, 저녁을 요리해 먹었다. 원래 1박 예정이었지만, 마음에 들기도 했고, 오늘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닌 덕에 이동 피로도가 쌓여서 2박을 하기로 했다.


구엘공원 입구


아침이고 비수기인것 같은데도 사람이 꽤 많았다.


가우디가 하나하나 골랐다는(디자인했다는?) 타일. 이건 정말 볼만했다.



바다가 보인다.


타일 벤치





공원 뒷쪽에 있던 건물


몬세라트 올라가는 길


캬! 절경일세


사진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지만 굉장히 인상적인 풍경의 산이다.


몬세라트 수도원의 벽화. 세례 요한의 목인것 같다.


몬세라트 성모(SANTA MARIA DE MONTSERRAT)


검은 성모상(Virgin of Montserrat)


수도원 구역에서 내려다 본 풍경


산을 내려가는 케이블카를 탈 때에는 병목현상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