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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스페인

스페인 세고비아 & 마드리드: 수도교, 알카사르, 마요르 광장 (여행 163일째)

Aqueduct of Segovia

2016년 12월 28일 수요일

이동경로: 스페인 살라망카(Salamanca) - 세고비아(Segovia) - 마드리드(Madrid)

[1] 오늘은 살라망카에서 시작해서 세고비아를 거쳐서 마드리드에서 끝났다. 세고비아로 가는 한적한 시골길을 운전하며 행복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 양쪽으로는 농사가 끝난 듯한 허허벌판과 듬성듬성 세워진 집들이 있었고 동쪽 너머로는 목적지인 세고비아가 눈에 들어왔다. 세고비아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이 꽤 많이 보였다. 크리스마스-연말 휴가 기간 동안 유럽인들이 날씨가 좋은 스페인으로 많이 온 놀러 온 것 같았다(마드리드에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2] 예전에 프랑스의 아를을 여행할 때 근처에 있는 로마 시대의 수도교인 가르 교(Pont du Gard)를 방문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스페인의 도시 세고비아에서 로마 시대 수도교(Aqueduct of Segovia)를 보게 되었다. 도시의 상징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구조물이었다. 더 이상 물이 흐르지는 않지만 수도교는 2000년 전의 모습 그대로 서서 조그만 인간들이 오고 가는 것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미적 요소를 고려하지 않고 순수하게 실용적인 목적으로 만든 수도교에서 이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우리의 눈이 과거를 미화하기 때문일까. 2000년 동안 축적된 지식과 기술에도 불구하고 더 못나고 조잡한 건축물들이 세워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3] 수도교에서 알카사르까지 왕복하며 세고비아를 둘러 봤다. 살라망카와 마찬가지로 너무 좋은 곳이었지만 여기서도 찍고 땡 관광이었다. 아름답고 다정하고 재미있는 매력적인 데이트 상대를 만났는데 후다닥 밥먹고 커피먹고 영화보고 헤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다. 혼자였으면 더 느긋하게 즐길 수 있었겠지만 비용 감당이 안 되었겠지. 찍고 땡 관광을 하면서 마드리드 숙소를 찾아 인터넷을 한참 헤맸다. 빈 방이 있는 숙소가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마침내 친척형이 빈 방이 있는 민박집(까사사랑)을 발견했다. 만난지 두 시간도 되지 않은, 아직 손도 못 잡아본 세고비아와 헤어지고 마드리드로 향했다.

[4]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구장(Vicente Calderón Stadium) 근처에 위치한 까사사랑 민박(Paseo de la Virgen del Puerto, 63)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나오니 주인 아주머니가 끓인 라면이 준비되어 있었다. 맛있게 먹으면서 주인 아저씨에게 마드리드 강의를 들었다. 왕궁이나 미술관 등은 입장 시간이 있기 때문에 늦기 전에 빨리 나가야 된다고 하시면서도 말을 끝내지 않고 계속 하셔서 거의 1시간 동안 얘기를 듣다가 나온 것 같다. 그래서 알무데나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la Real de la Almudena)을 지나 마드리드 왕궁(Royal Palace of Madrid)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5] 마드리드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몇몇 광장은 어린이날의 놀이동산처럼 사람이 많았고, 미술관 중에는 몇 시부터 몇 시까지 무료 입장인 곳이 있었지만 줄이 너무 길어 입장하지 못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친척형이 인터넷으로 찾은 한국 사람들을 만났다. 한나라는 아이가 혼자 밥을 먹고 있던 식당으로 가서 같이 밥을 먹다가 한나가 인터넷으로 찾은 한국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민호와 민(이름불명, 베니스에서 물에 빠졌다는 남자)이라는 잘생긴 친구들과 요엘&문희 자매가 있었다. 민이라는 아이는 어제 클럽에서 놀 때 자기가 여자들을 하나씩 가리키면서 "세-! 뇨-! 리-! 따-!"라고 했다면서 세뇨리따(Señorita)가 정확히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아가씨'라고 알려주자 자기는 '아름답다'는 뜻인 줄 알고 그 말을 했다며 비명을 질렀다. 다들 하하 웃었다.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나는 말을 많이 안했다. 친척형은 말을 많이 했다. 


Aqueduct of Segovia

Aqueduct of Segovia

마드리드

알무데나 대성당(Catedral de Santa María la Real de la Almudena)

Mercado de San Miguel

마요르 광장(Plaza Mayor)

마요르 광장(Plaza Mayor)

Puerta del Sol

'난민 환영'이라고 적혀 있다.

San Jerónimo el Re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