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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모로코

포르투갈 리스본 - 모로코 카사블랑카: 로얄 에어 모로코 무료 제공 호텔 (여행 204일째)

2017년 2월 7일 화요일

포르투갈 리스본(Lisbon) - 모로코 카사블랑카(Casablanca)

[1] 대서양을 건너는 가장 저렴한 방법: 이제 곧 세계일주의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된다. 애초의 계획은 카나리아 제도에서 보트하이킹을 통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것이었지만, 카나리아 제도는 구경도 못하고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게 되었다. 화물선에 탑승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가격이 무척 비쌌고(약 200만원), 'Sailing The Farm' 이라는 요트 여행자 그룹과도 연락을 해 보았지만(일주일에 100유로), 내가 원하는 기간이랑 맞지 않았는지 중간부터 답변이 없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카사블랑카를 경유해 브라질 리우로 가는 모로코 항공(Royal Air Maroc)의 비행기가 36만원으로 가장 저렴했다. 카사블랑카 경유시간이 20시간으로 꽤(...) 길었지만, 공항 노숙을 생각하고 항공권을 구매해 두었다.

그런데 어제, 동일 항공사의 비슷한 항공편으로 브라질로 건너간 꼬동형에게 연락이 왔다. 8시간 이상 도중하차(layover)하는 경우 항공사에서 호텔을 제공한다는 문구를 봤으니 확인해 보라는 내용이었다. 정말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2] 리스본: 저렴한 호스텔이었지만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었고, 빵, 비스킷, 과일, 시리얼, 커피 등 간단한 음식이지만 눈치껏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었다. 체크아웃 하기 전 슈퍼마켓에 들러, 남은 유로로 비행기와 공항에서 먹을 음식(빵 + 차 + 초콜릿 + 초코과자 + 바나나 + 오렌지 + 물 + 초코우유 = 4유로)을 샀다. 남은 유로를 탈탈 털었기 때문에 구걸하는 할아버지를 만났을 때 줄 돈이 1센트 밖에 없었다. 미안해서 초코우유와 바나나를 드렸다.

체크아웃 후 전철을 타고 리스본 공항으로 갔다. 아직 교통카드에 돈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교통카드를 사려고 하는 낯선 사람에게 "이거 필요하세요?"라고 물어봤으나 받지 않고 가버렸다. 두 번째 사람에게 말을 걸자 고맙다고 하고 받아갔다. 짐이 별로 없어서 순식간에 항공권 발급을 받았고, 앉아서 편하게 쉬다가 비행기를 탔다. 비행기표 값이 무척 싸고 비행시간도 짧았기 때문에(1시간 20분), 당연히 음식이 나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간식이 나왔다. 

[3] 카사블랑카: 다시 모로코 땅을 밟았다. 꼬동형에게 받은 정보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싼 비행기에 호텔이 포함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을 수가, 정말로 로얄 에어 모로코(Royal Air Maroc)에서 호텔(Hôtel Relax Airport, 1박에 약 10만원)을 무료 제공한다! 심지어 석식과 조식도 포함이다! 게다가 개인실이다! 내일 리우(Rio)로 가는 환승객들과 함께 사무실을 찾아가 등록을 하고, 봉고차를 타고 호텔로 가서 체크인했다. 

짐을 풀고, 씻고, 식당으로 내려와 저녁을 먹었다. 비행기 옆 좌석에 앉았던 브라질 계열의 리스본 출신 가브리엘(기타를 들고 다님)과 같은 테이블에 앉아서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이 친구는 아버지가 리우에 살고 있는데, 내일 아버지가 마중 나올 예정이라고 해서, 나도 차를 얻어 타기로 했다.

공항에서 안대를 끼고 빵을 뜯어 먹다가 길쭉한 의자에 누워 잠들 줄 알았는데, 기대도 안했던 호텔 음식을 먹고, 호텔 방에서 일기를 쓰고 있다. 내 카우치서핑 프로필을 보면 호텔은 지속불가능하고 사람들을 격리시키는 곳이라고 아주 부정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렇게 공짜로 제공이 되니까 두말 않고 와서 자리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것이 참 웃기다(언행불일치). 아무튼 정말 감사한 일이다. 음식 및 음료 걱정에 이틀 동안 먹을 식료품을 잔뜩 쟁여 온 것도 결국 쓸데없는 걱정으로 짐만 늘리는 일이었다.

리스본 아침 사과

공항 가는 길

공항의 맥도날드 맥베지(McVeggie)가 보인다

짧은 비행

브라질 분위기가 나게 칠해놓은 비행기

Mohammed V International Airport

다른 환승객들과 함께 봉고차(밴)를 타고 호텔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