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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스본 - 모로코 카사블랑카: 로얄 에어 모로코 무료 제공 호텔 (여행 204일째) 2017년 2월 7일 화요일포르투갈 리스본(Lisbon) - 모로코 카사블랑카(Casablanca)[1] 대서양을 건너는 가장 저렴한 방법: 이제 곧 세계일주의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된다. 애초의 계획은 카나리아 제도에서 보트하이킹을 통해 대서양을 횡단하는 것이었지만, 카나리아 제도는 구경도 못하고 비행기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게 되었다. 화물선에 탑승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가격이 무척 비쌌고(약 200만원), 'Sailing The Farm' 이라는 요트 여행자 그룹과도 연락을 해 보았지만(일주일에 100유로), 내가 원하는 기간이랑 맞지 않았는지 중간부터 답변이 없었다.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카사블랑카를 경유해 브라질 리우로 가는 모로코 항공(Royal Air Maroc)의 비행기가 36만원으로 가장 ..
모로코 마라케시: 과일 장수, 자마엘프나, 이븐 바투타 여행기 (여행 185-186일째) 2017년 1월 19일 목요일모로코 마라케시(مراكش) [1] 영국 준비: 다음 목적지는 영국. 루튼 공항에서 옥스포드로 이동해 청소를 도와주면서 2주를 지낸 다음 런던으로 가서 포르투갈행 비행기를 탈 예정이다. 공항 버스표를 예매할 때 시간을 잘못 선택해서 3만원 정도를 날렸다. 아는 사람들이 비행기를 놓쳐서 200만원을 날렸다는 얘기, 주식으로 몇 천 만원 날렸다는 얘기는 웃으며 들었는데, 내 여행비 3만원이 날아가니 너무 짜증이 난다. 하지만 이것도 몇 년 후 돌아보면 다른 사람 일인양 아무렇지도 않겠지. 카우치서핑의 세계를 탐사하다가 런던의 호스트 몇 명에게 연락을 넣어 뒀다.[2] 비오는 마라케시: 호스텔이 마음에 들지만 하루 종일 안에만 있을 수는 없다. 하지만 무서워서 돈도 못 쓰면서 나가..
모로코 타구니트 & 마라케시: 버스, 아틀라스 산맥, 구토, 꼬동 (여행 184일째) 2017년 1월 18일 수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 마라케시(مراكش) [0] 헬프엑스 정산: 어젯밤에는 집주인 아흐메드와 정산을 마쳤다. 하룻밤에 5유로. 하루에 3시간씩 일을 도와주면서도 식비 명목으로 내야 하는 돈이다. 일은 힘들지 않았고, 그리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내는 돈도 그리 큰 돈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한 일(땅파기)이 밥값의 가치도 없는 일이라는 생각은 약간 씁쓸하다. 어딜 가도 그렇다. 현대 사회라는 커다란 공장의 부속품으로 일하지 않는 한, 내 순수한 노동의 가치는 보잘것 없다. [1] 버스: 새벽 일찍 일어나 짐을 챙겼다. 떠날 시간이다. 무하메드가 일어나는 것을 기다렸으나 버스 시간이 되어가는데도 일어나지 않아 살짝 깨웠다. 무하메드..
모로코 헬프엑스: 모래바람, 대추야자나무, 칼든 남자 (여행 183일째) 2017년 1월 17일 화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 [1] 모래바람: 바람이 세게 부는 걸 보니 오늘 밤은 좀 추울 수 있겠구나. 혹시 모르니 담요를 하나 더 챙겨두는게 좋겠다. 아흐메드는 와자잣(Warzazat, وارزازات)에 가족을 만나러 가서, 모하메드와 단둘이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는 잔잔하더니, 삽질을 하던 중 바람이 거세져서 대충 마무리 짓고 집안 부엌으로 피신했다. [2] 종교: 무하메드와 부엌에서 셰이크(Sheikh)와 예언자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책을 남긴 4명의 예언자(아브라함, 모세, 예수, 모하메드)에 대해서 듣고, 쿠란과 하디스가 모하메드 사후에 어떻게 지어졌는지 얘기를 들었다. 자신이 직접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이 부처, 예수, 소크라테스..
모로코 헬프엑스: 최후의 1인, 적막함, 무하메드, 금성 (여행 182일째)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 [1] 최후의 1인: 간밤에는 소피가 집을 나가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잤다. 대여섯 차례 잠에서 깨서 시간을 확인하며, 이상한 꿈들을 꿨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새벽의 냉기에, 얇은 침낭 속에서 몸을 웅크려 떨며, 잠이 들거나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새벽 일찍 떠나는 소피를 전송했다. 이제 남은 방문객은 나 하나뿐이다. 무하메드도 늦어도 오늘은 돌아가야 한다고 하니, 이제 약간 어색한 사이인 집주인 아흐메드와 하루 혹은 이틀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2] 구덩이 파기: 땅 파는 일은 힘들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없고, 작업을 지시하는 사람도 없을 때는 더 힘들다. 땅을 파면서 (내..
모로코 헬프엑스: 똥, 바람, 불모의 땅 (여행 181일째) 2017년 1월 15일 일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1] 똥: 바람이 부는 소리가 들린다. 꽤 세게 불고 있고, 공기도 차갑다. 그래서인지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문이 잠겨있다(내가 자는 공간은 '1가구 2주택'처럼 출입문이 분리되어 있음). 그래서 아침 일찍 똥을 싸고 씻으려는 계획은 좌절이지만 그리 중요한 일은 아니다. 똥은 상황에 따라 아무때나 싸도 상관없다는 것을 배웠다. 여기 도착한 날도 타이밍을 못 잡아서 똥을 안싸고 하루 제꼈다. 이게 가능하다는 걸 그동안 염두에 두지 않았을 뿐... 하루에 두세번 쌀 때도 있으니 이삼일에 한 번 싸는 것도 괜찮아야겠지... 유동적으로 싸자.언젠가 무하메드에게 볼일 처리를 어떻게 하냐고 물어봤다. 실내에 화장실이 하나 있는데 ..
모로코 헬프엑스: 사막, 마을, 다도(茶道), 화덕 (여행 180일째) 2017년 1월 14일 토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0] 사막의 아침 [1] 마을 방문: 소피와 함께 마을(타구니트)에 다녀왔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30-40분 정도를 걸으니 마을에 도착했다. 어제는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다. 학교를 하나 지나, 우체국 앞에 있는 마을 유일의 ATM에서 소피가 돈을 뽑는 것을 기다렸다. 계속 오류가 났지만 ATM언어 설정과 출금액 등을 바꿔가면서 간신히 돈을 뽑았다. 돈을 뽑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다. 'Wi-Fi 가능'이라고 써붙인 작은 호텔 겸 카페가 몇 개 보였다. 소피가 큰 도시로 가는 버스 타는 곳(CTM 매표소)과 인터넷이 (비교적) 잘 되는 카페를 가르쳐 줬다.[2] 모로코 다도(茶道): 카페에..
모로코 헬프엑스: 타구니트, 사막의 집, 여행자들, 베르베르인 (여행 179일째) (배경음악: Morocco Berber Music)2017년 1월 13일 금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1] 타구니트: 새벽은 계속해 아침을 향해 달리고, 7시 15분쯤, 해는 떠올랐지만 아직 공기가 으스스할 무렵, 버스는 목적지인 타구니트에 도착했다. 아주 작은 마을이다. 이곳이 최종 목적지여서 승객이 모두 내린 후 버스는 시동이 꺼졌다. 도착한 곳에는 버스터미널은 커녕 정류장 비슷한 것도 없어서, 버스에서 내리자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한 가게 앞의 벤치에 잠시 앉아서 기다렸는데, 곧 가게가 문을 열 시간이 되어 비켜줘야 했다. 공기가 차가웠다. 마을 사람들이 길가에 나와 쓰레기를 태우며 그 옆에서 불을 쬐고 있었다. 쓰레기는 대부분 종이나 비닐봉지 종류여서 활활 ..
모로코 아가디르: 해산물 식당가, 새들의 계곡, 동물시장, 카스바 (여행 178일째) 2017년 1월 12일 목요일모로코 아가디르(Agadir, أگادير)[1] 해산물: 오늘은 쌍둥이 자매를 오후에 만나기로 했다. 오전에는 혼자 걸어 다녔다. 사람들이 파도 타는 모습을 보며 해변을 따라 걷다가, 관람차가 있는 곳까지 도달한 후에는 큰 도로를 따라 걸었다. 지나가는 사람들, 자동차, 자전거, 공사중인 건물, 공사가 끝난 건물 등을 구경하며 길을 따라 북쪽 언덕 방향으로 걸었다. 걷다 보니 항구가 나왔다. 별 목적없이 왔지만 구경해보고 싶어서 주위를 얼쩡거리는데, 어떤 모로코 아저씨가 말을 건다. 어느 나라 사람이냐부터 시작해서 친밀감을 쌓은 아저씨는 항구 구경을 시켜주겠다며 나를 어시장으로 데리고 갔다. 어시장을 구경하는건 언제나 흥미롭다.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 통에 담겨서 거래되고 있..
모로코 아가디르: 므사만, 서핑, 연금술사, 타가주트 (여행 177일째) ... 그러나 잠깐 동안의 행복한 사랑, 아름다운 경치, 교향악, 친구들과의 즐거운 만남, 목욕, 축구경기에는 그런 성향이 없습니다. 우리 아버지께서는 여행길에 기분좋은 여관에 들러 원기를 회복하게 해 주시지만, 그 여관들을 우리 집으로 착각하게 만드시지는 않습니다. (C. S. 루이스, "고통의 문제" 중)2017년 1월 11일 수요일모로코 아가디르(Agadir, أگادير) - 타가주트(Taghazout, تاغازوت)[1] 장미궁전(Hôtel Palais des Roses): 숙박비에 포함되어 있는 조식을 먹으러 식당에 내려갔다. 식당은 수영장과 해변을 향해 건물 서쪽에 있었다. 음식은 최고였다. 각종 빵, 과일, 시리얼, 쥬스, 커피 등 아침 식사 메뉴 뿐만 아니라 파스타, 샐러드, 디저트가 ..
모로코 아가디르: 행복, 한손, 버스, 쌍둥이, 장미궁전 (여행 176일째) 2017년 1월 10일 화요일모로코 마라케시(مراكش) - 아가디르(أگادير)[1] 아침: 왠지 일어나기가 싫지만 똥도 싸야 하고, 충전도 해야 하고, 밥도 먹어야 하니, 꾸물꾸물 일어난다. 자... 먼저 똥을 싸고 (어제부터 먹은게 거의 없는데 나오는 걸 보면 신기하다. 며칠이나 굶어야 안 나올까?) 후다닥 샤워를 하고, 옥상에 올라가 멋진 아침 햇살도 맞고 (수건을 말리고), 아침 식사를 달라고 하기 위해 주방으로 갔다. '행복'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물빠진 스키니진을 입은 남자애 사이드(Sa'id, سعيد‎)가 빵을 구워준다고 해서 주방에서 구경하며 기다렸다. 아침 식사가 포함된 호스텔이어서, 주방은 나처럼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들과 음식을 준비하려는 직원들이 뒤엉켜 어수선했다. 수염을 기..
모로코 마라케시: 공항, 쇼핑몰, 물가, 메디나, 젤라바 (여행 175일째) 2017년 1월 9일 월요일모로코 마라케시(مراكش) 호스텔 키프키프(hostel Kif-Kif Marrakech) [1] 도착: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에서 부다페스트와 바르셀로나로를 거쳐 마라케시 공항(Marrakesh Menara Airport)에 도착.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약 5킬로미터 거리다. 일단 방향을 잡고, 핸드폰 배터리를 아끼며 걷는다. 와이파이나 데이터가 없어도 구글맵이나 Maps.me 앱의 지도를 받아 놓으면 GPS가 위치를 잡아주기 때문에 방향을 잡기가 쉽다. 여행하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보니, 핸드폰(갤럭시 노트2) 상태가 나빠서인지 위치 파악에 걸리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오래 걸렸다. 그래서 방향을 잃으면, 위치가 파악될 때까지 핸드폰을 한참 동안 활성화해둬야 했는데, 지금처럼 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