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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리아 소피아 - 세르비아 니시: 사자, 폭동, 대성당 (여행 89일째) 2016년 10월 15일 토요일 이동경로: 불가리아 로베치(Lovech) - 소피아(Sofia) - 세르비아 니시(Niš) [등장인물]벨리자: 불가리아에서 만난 친구. 로베치에서 하룻밤을 재워 주었다.밀로시: 세르비아 니시(니슈)의 카우치서핑 호스트. 1. 아침에 일어나 바나나를 먹고, 발코니에서 우중충한 하늘의 로베치(Lovech)를 내려 보다가, 벨리자가 깨서 9시 반에 버스를 타겠다고 말했다. 벨리자의 친어머니와 작별하고, 벨리자와 함께 도시로 향한다. 토요일인데도 거리가 한산하다. 시티센터는 텅텅 비어 있다. 환전을 하려고 돌아다녀 보지만 환전소가 전부 닫혀 있어서 문을 열 때까지 기다리기로 한다. 나를 한 번 더 보겠다고 벨리자의 새어머니가 나오셔서 같이 카페에 간다. 이번에도 안 마시겠다고 버..
불가리아 식객: 가난한 사람들과 권총 (여행 88일째) 2016년 10월 14일 금요일불가리아. 매우 맑음. [등장인물]엔젤(블랙 피라냐): 20대 후반 불가리인. 키가 크고 머리가 이마가 약간 벗겨졌다. 가끔씩 광기가 번뜩인다.마리안: 20대 초반 덩치 큰 불가리인(카우치서핑 로라의 사촌). 폭력적이지만 손님에게는 매우 친절하다.벨리자: 과묵한 20대 후반 근육남. 불가리인이지만 러시아 피도 섞여 있음. 동물 도살하는 것(돼지, 닭 등)을 좋아한다. 마리아: 집시 소녀. 학생. 엔젤의 여자친구.슈크리: 집시 할아버지. 마을에 처음 왔을 때 먹을 것을 사주고 집으로 초대해 주신 분. 이동경로: 도이렌치(Doyrentsi) - 로베치(Lovech) - 도이렌치 - 로베치 1. (아침) 오늘은 로베치에 가서 세차하는 걸 구경하고, 또 다시 점심을 얻어 먹었다. ..
불가리아 식객: 데베타슈카 동굴과 공동묘지 (여행 87일째) 2016년 10월 13일 목요일불가리아 [등장인물]엔젤(블랙 피라냐): 20대 후반-30대초반. 키가 크고 머리가 이마가 약간 벗겨졌다. 가끔씩 광기가 번뜩인다.마리안: 20대 초반. 덩치가 큰 집주인(카우치서핑에서 만난 로라의 사촌). 폭력적이지만 손님에게는 극도로 친절하다.벨리자: 근육질의 과묵한 20대 후반 남성. 동물 도살하는 것(돼지, 닭 등)을 좋아한다. 마리아: 집시 소녀. 아직 학생. 엔젤의 여자친구. 이동경로: 도이렌치(Doyrentsi) - 로베치(Lovech) - 데바타슈카 동굴(Devetashka Cave) - 도이렌치 1. (아침, 마리안의 집) 바바(할머니)가 옆방으로 와서 마리안과 얘기하는 소리에 나도 잠에서 깼다. 불가리아에서는 시골집들만 다녀서 그런지 화장실 문이 잠기는 곳..
불가리아 히치하이킹: 집시, 경찰, 마피아 (여행 86일째) 2016년 10월 12일 수요일불가리아 플레벤 1. (집을 나서기 전. 오전 07:00)간밤 잠들기 전 용기와 고난에 관한 수많은 글을 읽고, 용기와 자신감을 충전했는데도, 어김없이 찾아온 새벽 추위와 빗방울 소리에 다시 겁을 집어 먹는다. 믿음으로 나아가는 길과 돈에 의존하는 길의 양 갈래에서, 입으로는 믿음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실제로 눈 앞에 두려움의 대상이 나타나니 이렇게 벌벌 떠는구나... 추위에 대한 두려움, 노상 강도에 대한 두려움, 비에 젖는 것에 대한 두려움... 두꺼운 침낭과 따뜻한 신발을 사면 두려움이 좀 사그러들까? 며칠전 포포보(Popovo)를 떠나올 때는 아무 걱정없이도 결국 잘 지나오지 않았던가. 아... 인생이 이렇게 불확실한 사람들,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상황의 사람들..
불가리아: 비오는 플레벤과 중고시장 (여행 85일째) 2016년 10월 11일 화요일불가리아 플레벤(Pleven) [등장인물]제라(Zehra): 카우치서핑 호스트. 부스의 언니. 태국에서 인턴 중.부스(Buse): 제라의 동생. 플레벤에서 공부 중. 1. 아침에 일어나니 그저 막막하다. '버스를 타고 소피아(Sofia)로 가야 하나. 아니다 그저 걷자. 어떻게든 되겠지. 먼저 환전을 하고, 동굴 쪽을 향해 걸어가자.' 이렇게 마음을 먹고 아침 8시쯤 나갈 준비를 끝냈다. 옆 방의 부스(Buse)는 알람이 울리면 계속 끄면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전 10시가 거의 다 되어서, 어색한 침묵을 뚫고, 주방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부스에게 언제 학교에 가냐고 물어보니, 10시 반쯤 가서 4시 반쯤 돌아온다고 나갔다 오고 싶으면 그래도 좋다고 한다. 어라..
불가리아: 해먹 캠핑과 카우치서핑 (여행 83-84일째) 2016년 10월 10일 월요일불가리아 플레벤 0. (10월 10일 월요일 19:55)아... 묵을 곳이 있다는 것은, 따뜻한 방과 침대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땅의 냉기와 바람을 막아주고, 찬이슬과 빗방울을 막아주고, 짐승들이 울부짖는 소리로부터 해방되어, 씻을 곳과, 환한 조명과, 전기와 물, 인터넷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멋지고 축복받은 일인가. 1. (10월 9일 있었던 일을 다음날 기록함)어제 태워준 아저씨들이(영국 아저씨와 불가리아 할아버지) 플레벤 시티센터에 내려주고, 포도와 호두를 챙겨준다. 작별인사를 몇번이나 한 다음에야 헤어지고, 햇살이 아직 따뜻하게 남아있는 시티센터를 둘러본다. 센터몰(Center Mall)이라는 상가에 와이파이가 약하게 열려 있길래, 플레벤의 몇 안되는..
불가리아 히치하이킹: '자카 데스테?' (여행 83일째) 2016년 10월 9일 일요일이동경로: 롬치(Lomtsi) - 포포보(Popovo) - 롬 체르코브나(Lom Cherkovna) - 플레벤(Pleven) (오후 7시 무렵. 플레벤(Pleven) 언덕 위 파노라마 박물관 근처의 숲속) 1. 신나서 방방뛰고 난리칠 것 까지는 없지만, 그래도 아무 계획이나 염려 없이 여행을 시작한 것 치고는 매우 감사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평소처럼 아침에 일어나 똥을 싸고, 물로 씻은 다음 엉덩이를 수건으로 살짝 말리고, 옷을 갈아입은 후 짐을 쌌다. 짐이 진짜 별로 없구나... 옷이 좀 많은데 (부피의 절반 이상), 두껍고 무거운 옷들은 다 입고 있기 때문에 가방에는 침낭, 보조배낭(거의 사용 안함), 수건통, 일기장 2개와 서류더미, 케첩, 물통, 잡동사니 주머니 정도..
불가리아 헬프엑스: 해먹 마크라메와 포도 수확 (여행 81-82일째) 2016년 10월 7일 금요일불가리아 롬치 - 라즈그라드. 맑음. 낮에는 따뜻함. [등장인물] 트레이시: 영국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helpx) 호스트. 폴: 영국 출신 50대 남성. 트레이시의 남편. 1. 전문기술을 찾았다. 마크라메(macrame, 매듭 공예). '이거다' 하는 느낌이 든다. 무겁지도 않고 도구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어렸을 적 두려워 하던 분야에다가, 해먹도 만들 수 있고, 바다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여기 오기전 기테에게 받은 실뭉치(yarn)까지 있으니 모든 것이 딱딱 들어 맞는다. 폴이 여기서 지내는 동안 배우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으면 얼마든지 말하라고 했는데, 마크라메로 해먹을 만들고 싶다고 하니까, 트레이시와 창고를 뒤지더니 노끈(twin..
불가리아 헬프엑스: 사신낫과 진흙 반죽 (여행 79-80일째) 2016년 10월 5일 수요일 불가리아 롬치(Lomtsi) [등장인물]트레이시: 영국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helpx) 호스트.폴: 영국 출신 50대 남성. 트레이시의 남편. 1. 오늘 한일: 옥수수 낱알 털기. 큰낫(사신이 들고 다니는 낫)으로 풀베기. 가구 정리 보조. 옥수수 낱알 분쇄기(kernel grinder)에 가는것 보조. 2. 오늘 먹은것: 아침은 그레놀라. 점심은 꿀 바른 빵. 저녁은 콜리플라워(cauliflower) 치즈요리와 구운야채. 그리고 하루 종일 커피 약 10잔. 3. 기타사항: 어제 수풀에서 자전거 타다가 베인 오른손 넷째 손가락이 따끔거림. 오늘은 최저기온이 섭씨 3도로 어제보다 냉기가 느껴져 스웨터를 껴입음. 아직까지도 이 다음에 어디로 가서 무얼 할지 계획 없음...
불가리아 헬프엑스: 낱알 털기와 호수 (여행 78일째) 2016년 10월 4일 화요일 불가리아 롬치(Lomtsi) [등장인물]트레이시: 영국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helpx) 호스트.폴: 영국 출신 50대 남성. 트레이시의 남편. 1. 아침에 그레놀라(트레이시가 직접 만듦)를 먹고 옥수수 낱알을 턴다. 새들 사료로 쓰는 옥수수(maize)가 저장고에 잔뜩 쌓여 있는데, 말라서 낱알(kernel)이 옥수수대(cob)에 딱딱하게 붙어있다. 적당한 크기의 옥수수를 골라서 낱알 터는 기계에 넣고 기계에 달린 핸들을 손으로 열심히 돌린다. 그러면 낱알은 후두둑 밑으로 떨어지고, 빈 옥수수대(corncob)만 기계 위로 불쑥 나온다. 그러면 옥수수대는 따로 분류해 두고(토끼한테 주거나 태운다고 함), 다시 낱알이 달린 옥수수를 넣고 기계를 돌린다. 손이 거칠고 ..
불가리아 헬프엑스: 당김칼, 집값, 래리 (여행 77일째) 2016년 10월 3일 월요일 불가리아 롬치(Lomtsi) [등장인물] 트레이시: 영국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helpx) 호스트. 폴: 영국 출신 50대 남성. 트레이시의 남편. 1. (08:15) 맑음. 감사하게도 어젯밤도 따뜻하게 잘 잤고 (역시 오늘도 아침인데 한기가 없다), 창 밖을 보니 아름다운 날씨에다가 꿈에서는 보고싶은 사람을 봤다. 2. (22:17) 오늘 하루도 어느새 이렇게 끝나버렸는가. 아침의 고요함을 깨기 싫어 어색하게 마당에 나와 있다가 폴이 시작하는 프로젝트, 당김칼(drawknife) - 폴은 당김톱(draw saw)이라고 부른다 - 을 사용할 때 나무를 고정할 기구를 만드는 일을 하루종일 구경하고, 도와줬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허기가 들지 않아 (먹고 싶을 때 먹을 수..
불가리아 헬프엑스: 도살에 대한 대화 (여행 76일째) 2016년 10월 2일 일요일 불가리아 롬치(Lomtsi) [등장인물]트레이시: 영국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helpx) 호스트. 폴: 영국 출신 50대 남성. 트레이시의 남편. 1. 아침 8시 6분. 2층 방. 역시나 실내는 따뜻하구나. 아니면 이 곳 날씨가 전에 있던 곳보다 더 따뜻한 건가? 확실히 단열이 되는지, 불에 타서 망가졌다가 다시 지어진 집인데도 따뜻하다. 게다가 방에는 전기도 들어오고 화장실까지 코 앞에 있으니 캐러밴에서 생활하던 지난 한 주에 비하면 조건이 꽤 좋아졌다. 1주일이라는 시간이 짧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엄청 많은 일들이 생길 수 있는 긴 시간이 될 수도 있다(위빠사나 명상할 때 느꼈듯이). 그러니 여기서도 배울게 많을 것 같다. 크리스마스 시즌에는 지낼 곳이 마땅치 ..
불가리아 바르나 - 라즈그라드: 오래된 도시들 (여행 75일째) 2016년 10월 1일 토요일 불가리아 이동경로: 다보빅 - 도브리치(Dobrich) - 바르나(Varna) - 라즈그라드(Razgrad) - 롬치(Lomtsi) [등장인물]기테: 덴마크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helpx) 호스트. 플레밍: 덴마크 출신 50대 남성. 기테의 남편.트레이시: 영국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helpx) 호스트. 폴: 영국 출신 50대 남성. 트레이시의 남편. 1. 오늘은 일주일간 지내온 기테와 플레밍의 집을 떠나, 불가리아 롬치(Lomtsi) 주변에 있는 다음 헬프엑스 호스트 트레이시의 집으로 가는 날이다. 기테가 페이스북의 '불가리아 이주민 그룹'에 나에 관한 글을 올리고 호스트 할 사람을 찾아봐 준 덕에 쉽게 갈 곳을 찾을 수 있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기테가 ..
불가리아 헬프엑스: 시골 마차 나들이 (여행 74일째) 2016년 9월 30일 금요일 불가리아 다보빅 - 라브네츠 [등장인물] 기테: 덴마크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 호스트. 플레밍: 덴마크 출신 50대 남성. 기테의 남편. 조지 할아버지: 조그만 불가리아 마을의 70대 중반 노인. 1. (오전 8시, 집 앞 테이블 옆 의자에 앉아 햇살을 받으며) 맑고 아름다운 아침이다. 아침마다 일기, 커피, 아침식사, 똥싸기 등 괜히 할일이 많다. 화장실에는 따로 문을 잠그는 장치가 없어서, 문이 닫혀 있고 불이 켜 있으면 사용중인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샤워는 1주일에 한두번 할 수 있다. 일기를 쓸 때에는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림을 그리듯이 자세히 적고 싶을 때가 있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어딘가 조급함이 있어서 빨리 끝내버리자는 생각도 든다. 그렇게 되면 네줄, 다..
불가리아 헬프엑스: 돼지, 공동묘지, 조지 (여행 73일째) 2016년 9월 29일 목요일 불가리아 다보빅 [등장인물]기테: 덴마크 출신 50대 여성. 헬프엑스 호스트.플레밍: 덴마크 출신 50대 남성. 기테의 남편.조지 할아버지: 조그만 불가리아 마을의 70대 중반 노인. 1. 맑은 아침. 오전 7시 46분.요즘 음식을 잘 먹고, 치즈나 버터 등의 유제품을 많이 먹는데도 아침마다 똥이 깔끔하게 잘 나온다. 중국이나 태국에서 한때 그랬던 것처럼 다 부숴진(뭉쳐지지 않은) 음식물이 덜 소화된 듯한 똥이 아닌, 점토처럼 잘 뭉쳐진, 하나된 똥... 아쉽게도 닦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깔끔하게 나오는 건 아니지만 아주 좋은 편이다. 배변 상태를 보면 우유를 소화하는 것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나, 콧물이 매일 질질 나오는게 이상해, 우유를 하루 이틀 안 마셔보니 훨씬 ..
불가리아 헬프엑스: 마로니에와 흑해 (여행 72일째) 2016년 9월 28일 수요일 불가리아 다보빅 - 제너럴 토셰보 - 흑해 - 도브리치 [등장인물] 기테: 헬프엑스 호스트. 덴마크 출신 50대 여성. 플레밍과 부부. 플레밍: 헬프엑스 호스트. 덴마크 출신 50대 남성. 기테와 부부. 1. 아침에는 기테와 함께 약 7-8km 정도 떨어진 소도시(town)로 나간다. 인구 약 7000명의 작은 도시로, 우리말로 하면 '읍(邑)' 정도 되겠지만, 조그만 구멍가게 하나 있는 다보빅에 비하면 문명세계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소도시의 이름은 제너럴 토셰보(General Toshevo), 즉 토셰보 장군이라고 하는데, 스테판 토셰브(Stefan Toshev)라는 1차 세계대전 때 활약한 불가리아 장군의 이름을 딴 것이다. 토셰보로 가는 길에는 커다란 밤나무들이 길 ..
불가리아 헬프엑스: 사냥꾼 모자와 장작패기 (여행 71일째) 2016년 9월 27일 화요일 불가리아 다보빅 (장작의 날) [등장인물]기테: 헬프엑스 호스트. 덴마크 출신 50대 여성. 플레밍과 부부.플레밍: 헬프엑스 호스트. 덴마크 출신 50대 남성. 기테와 부부.큰아들: 기테의 큰아들. 불가리와 여자와 결혼해서 불가리아에 정착. 1. (08:27) 맑은 아침 태양을 받으며, 탁자 옆에 앉아서. 상쾌한 아침이지만 콧물이 좀 나온다. 우유를 마셔서 그런가? 여기 온 이후로부터는 우유를 많이 마시고 있다. 플레밍이 커피에 항상 우유를 타주기 때문이다. 이제 나도 커피 만드는 법을 배웠으니, 내가 커피를 만든다고 하고 내 커피는 카페라테 대신에 아메리카노로 하자. 하지만 확실히 플레밍이 만들어준 카페라테는 맛있다. 아침은 시내 빵집에서 사온 맛있는 빵을 썰어 토마토, ..
불가리아 헬프엑스: 도브리치 번화가 나들이 (여행 70일째) 2016년 9월 26일 월요일 불가리아 다보빅 오늘도 한 일이 별로 없는데 기테와 플레밍이 일을 많이 했다고 칭찬해 준다. 아침식사는 다같이 먹는게 아니고, 찬장의 빵과 냉장고의 치즈, 야채 등으로 각각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는다. 뚝딱 먹고 나서, 기테와 함께 차를 타고 집을 나선다. 오늘은 도브리치(Dobrich)라는 인구가 약 9만명 정도 되는 꽤나 큰 도시로 나들이를 간다. 걸어갔으면 하루종일 걸렸을 16km 거리이지만 차를 타고 가니 금방이다. 가는 길에는 철길이 하나 있는데, 건너기 전에 멈춰서서 기테는 왼쪽, 나는 오른쪽을 살핀다. 도시까지 가는 가로수 길을 좌우에서 감싸듯 덮고 있는 나무들이 아름답다. 지나는 길 너머로는 대부분은 밭이다. 옥수수, 해바라기, 이런 것들이겠지. 농사가 끝났는지..
불가리아 헬프엑스: 알파카 빗질과 파란 털모자 (여행 69일째) 2016년 9월 25일 일요일 불가리아 다보빅 [등장인물]기테: 헬프엑스 호스트. 50대 후반 여성. 플레밍과 부부.플레밍: 헬프엑스 호스트. 50대 후반 남성. 기테와 부부. 1. 아침 7시 47분. 약간 냉기가 남아있는 캐러밴 안. 햇살과 개짖는 소리, 새소리, 닭소리가 고요한 아침을 울리는 평화로운 시간이다. 어쩌면 러시아의 시골마을과도 비슷하지만 산책을 한 번 해본 결과, 이쪽 사람들이 훨씬 덜 심각하고, 덜 쑥스럽고, 더 친근한 것을 느낀다. 2. 아침에는 라마(알파카)털 카딩(carding, 소모梳毛, 빗질공정)을 한다. 기테는 뜨개질이 취미인데, 털실을 기우는 것 뿐만 아니라, 만드는 과정부터 시작한다. 영국이나 호주 등의 목장에서 양, 라마, 토끼 등의 털을 구입해서, 물에 담가 놓는 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