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말라가: 해산물 시장, 성당, 성당, 성당, 알카사바 (여행 151일째)
2016년 12월 16일 금요일스페인 말라가(Málaga)[1] 무엇을 했는지 기억조차 없다.내가 나의 주인인 여행이 아니라, 베이비시팅을 하다보니 그런것 같다. 말라가의 골목길을 여기 저기 후비고 다니고(방향을 못잡고 헤메는데 봤던 길이 자꾸 나왔다), 성채(알카사바, Alcazaba)에 올라갔다가, 집에 돌아와서 쉬었던가?[2] 점심, 저녁 모두 일식을 먹었다. 두 군데 다 채식 메뉴가 있어서 맛있게 먹었지만 한끼에 5-6만원씩 돈이 참 쉽게 나간다.[3] 바르셀로나에서는 3명이었던 일행이 4명으로 늘어났다. 승희가 네르하에서 만난 21살 여행자(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부상으로 중도 포기함)를 태워주고 재워주고 있다. 어린 나이에 대단한 아이다.[4] 저녁 후 지긋지긋한 술자리가 이어지고, 밤에는 ..
스페인 시에라 네바다: 갈림길, 스키장, 산길 (여행 149일째)
2016년 12월 14일 수요일스페인 안달루시아.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1] 아침. 그라나다에서 체크아웃. 승희는 네르하(Nerja)에 가고 싶어하고, 친척형은 시에라 네바다에서 보드를 타고 싶다고 해서 갈등이 생겼다가, 잠시 갈라서기로 했다. 승희를 버스정류장 근처에 내려주고 시에라 네바다를 향해 달린다. 나야 선택권이 없고 어짜피 가는 거니 즐거운 마음으로 간다.가는 길에 커다란 쇼핑몰(Nevada Shopping)에 들러 형이랑 나란히 화장실에 들어가서 똥을 눈다. 타이밍이 맞아 나올 때도 나란히 나오고, 간단한 아침식사를 위해 던킨 도너츠로 갔다. 친척형을 따라 버거킹, 맥도날드,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같은 곳들을 다니고, 숙소에서는 라면을 끓여먹고, 차에서는 한국 노래를 듣고..
스페인 카탈루냐: 과수원, 들꽃, 인투 더 와일드 (여행 144일째)
2016년 12월 9일 금요일 스페인 카탈루냐BV-2128, 08732 Castellví de la Marca, Barcelona [1] 아무 계획도 없는 느긋한 날. [2] 여행 초반, 중국 칭따오에서 카우치서핑 모임이 있었다. 모임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 사람들 중에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볶은 스페인 남자애가 있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자기도 나처럼 여행하고 싶고, 할 수 있다는 걸 아는데, 용기가 없어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항에 갇힌 금붕어가 수면을 솟구쳐 오르는 날치를 바라보듯 동경과 갈망과 아쉬움이 잔뜩 묻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나에게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 2007)"라는 영화를 봤느냐고 물었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라며, 기회가 되면 꼭 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