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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톨레도: 전망대, 케이크, 성당, 교회, 수도원 (여행 165일째) 2016년 12월 30일 금요일스페인 마드리드 & 톨레도(Toledo)[1] 민박집에서 마지막 아침 식사를 마치고 차에 짐을 실었다. 작별하면서 민박집 아저씨가 가족이나 친구들 선물로 주라며 꿀국화차(manzanilla con miel) 티백을 두 상자 주셨다. 가격은 1유로 정도로 싸고 무게도 가벼운데다가 스페인 특산품 느낌이 나기 때문에 선물하기 정말 괜찮은 물건이었다.[2] 어제 저녁에 내가 버럭!한 이후로 친척형은 삐져서 나에게 말을 안하고 있었다. 다툼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① 여행가방의 차이: 나는 10kg짜리 배낭 하나를 가지고 6개월째 여행을 하고 있었고, 친척형은 한달 여행을 위해 20kg짜리 캐리어 두 개와 10kg짜리 아이스박스 하나를 가지고 왔다. 여행가방의 무게는 그 사람이 물질적..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 축구장, 미술관, 죽음의 승리 (여행 164일째) 2016년 12월 29일 목요일 스페인 마드리드[0] 악마: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훈련할 기회가 눈앞에 있다. 모든 것이 잘 돌아갈 때는 누구나 웃는 얼굴을 할 수 있다. 상황이 피곤해지고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낼 때, 그 때 웃고 용서하고 사랑하는 것이 진정한 성자겠지. 그 길을 가려는 사람에게는 어떤 상황이건 자신을 훈육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지. 하루종일 이런저런 귀찮은 부탁을 부드럽게 들어주다가 가방을 아이스박스에 넣고 들고 타라는 말에 짜증이 폭발하며 톡톡 쏘는 말투로 대답을 했다. 더 부드럽게 대답했으면 좋았을텐데.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이 상황을 받아들이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지금까지 짜증났던 모든 것들을 열거하며 상대방을 악마로 만들고 나 자신도 악마가 되는 것. 또 하나는 상..
스페인 세고비아 & 마드리드: 수도교, 알카사르, 마요르 광장 (여행 163일째) 2016년 12월 28일 수요일이동경로: 스페인 살라망카(Salamanca) - 세고비아(Segovia) - 마드리드(Madrid)[1] 오늘은 살라망카에서 시작해서 세고비아를 거쳐서 마드리드에서 끝났다. 세고비아로 가는 한적한 시골길을 운전하며 행복했다. 왕복 2차선의 좁은 도로 양쪽으로는 농사가 끝난 듯한 허허벌판과 듬성듬성 세워진 집들이 있었고 동쪽 너머로는 목적지인 세고비아가 눈에 들어왔다. 세고비아에 도착하니 관광객들이 꽤 많이 보였다. 크리스마스-연말 휴가 기간 동안 유럽인들이 날씨가 좋은 스페인으로 많이 온 놀러 온 것 같았다(마드리드에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았다). [2] 예전에 프랑스의 아를을 여행할 때 근처에 있는 로마 시대의 수도교인 가르 교(Pont du Gard)를 방문하지 못해 ..
스페인 살라망카: 대성당, 대학교, 해골 개구리 (여행 162일째) 2016년 12월 27일 화요일포르투갈 포르투(Porto) - 스페인 살라망카(Salamanca)[1] 스페인 네르하(Nerja)에서 처음 만나 며칠 동안 함께 여행한 주현이와 포르투에서 헤어졌다. 겨우 21살 아이인데 혼자 저예산으로 여행하며 고생하는 대단한 아이다. 궂은 날씨에 산티아고 길(Camino de Santiago)을 홀로 걷다가 방향을 잃고, 깜깜한 도로에서 손전등을 흔들며 차를 세워 간신히 위기를 벗어나기도 했단다. 다리 부상으로 결국 산티아고 길은 포기했지만 그래도 유연하게 계획을 변경해 여행을 계속하고 있었다. 마크라메라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어서 털실을 구해 같이 팔찌를 만들기도 했고, 채식에 대해서 진지한 이야기도 나눴다.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생활하고, 관심을 갖고 남의 얘기를 경..
스페인 카디즈 & 세비야: 해안 요새, 광장, 대성당 (여행 153-154일째) 2016년 12월 18일 일요일 스페인 카디즈(Cadiz) - 세비야(Sevilla) [1] 지브롤터를 나와 카디즈에 잠깐 들렀다. 산 세바스티안 요새(Castillo de San Sebastian)에서 멋진 해안가의 풍경을 구경하고, KFC에 가고 싶다고 노래하는 형을 위해 헤레스(Jerez de la Frontera)라는 도시에 있는 KFC에 잠깐 들렀다. 내가 채식을 하면서 먹을 수 있는건 감자튀김이랑 코울슬로 정도. 햄버거를 우걱우걱 먹는 형을 보고 있으면 은근 분노가 솟아난다. 그래도 서로 사랑하며 살자고 하는 짓인데... 미워하지 말자. [2] 세비야에 도착했다. 하지만 멋진 풍경과 건물들도 별 의미가 없다. 배부른 돼지들의 찍기 관광. 놀라움과 감사함의 연속이던 이전의 여행과 달리, 지금은 ..
영국령 지브롤터: 어퍼 록, 해협, 바바리원숭이 (여행 152일째) 2016년 12월 17일 토요일영국령 지브롤터(Gibraltar) [흐름상 스페인 카테고리에 포함]711년 모로코 총독 타리크 이븐 지야드가 이끄는 아랍ㆍ베르베르 연합군은 아프리카에서 좁은 해협을 건너 스페인의 거대한 바위에 첫발을 내딛었다. 이곳이 바로 지브롤터(=제벨 알 타리크, 곧 타리크의 바위)다. (래리 고닉,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세계사 3권, 168쪽) [1] 론다에서 짧은 시간을 보내고 지브롤터로 내려왔다. 스페인과 지브롤터의 국경에는 차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검문소에서는 간단한 여권 검사를 했지만 도장은 찍어주지 않았다(다음날 출국시에는 아무런 절차 없이 그냥 통과였다).[2] 친척형이 지브롤터에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무리하게 일정을 잡아 1박을 하기로 했는데, 막상 호텔(he R..
스페인 론다: 산, 들, 밭, 길, 누에보 다리 (여행 152일째) 2016년 12월 17일 토요일스페인 론다(Ronda)[1] 말라가에서 또 다시 분기점이 왔다. 친척형이 지브롤터에 가고 싶어해서 나와 형만 차를 끌고 이동하고, 승희와 주현이(우리 일행이 주운 21살 아이)는 세비야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다.[2] 지브롤터에 가기전에 론다(Ronda)에 들렀다. 전망대에서 산과 들을 냠냠. 맛이 좋은 경치다. 그리고 누에보 다리(Puente Nuevo)를 봤는데 후덜덜이다. 까마득한 절벽 사이로 이어진 어마어마한 돌다리. 어떻게 인간이 이런걸 지을 수 있는거지? 물론 버즈 칼리파나 피라미드처럼 어마어마한 것들을 지어내는게 인간이지만, 이건 시각적으로 정말 충격적이다![3] 론다에서는 한국인이 꽤 많이 보였다.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는데, 꽤 유명한 관광명소인가 보다. ..
스페인 말라가: 해산물 시장, 성당, 성당, 성당, 알카사바 (여행 151일째) 2016년 12월 16일 금요일스페인 말라가(Málaga)[1] 무엇을 했는지 기억조차 없다.내가 나의 주인인 여행이 아니라, 베이비시팅을 하다보니 그런것 같다. 말라가의 골목길을 여기 저기 후비고 다니고(방향을 못잡고 헤메는데 봤던 길이 자꾸 나왔다), 성채(알카사바, Alcazaba)에 올라갔다가, 집에 돌아와서 쉬었던가?[2] 점심, 저녁 모두 일식을 먹었다. 두 군데 다 채식 메뉴가 있어서 맛있게 먹었지만 한끼에 5-6만원씩 돈이 참 쉽게 나간다.[3] 바르셀로나에서는 3명이었던 일행이 4명으로 늘어났다. 승희가 네르하에서 만난 21살 여행자(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다가 부상으로 중도 포기함)를 태워주고 재워주고 있다. 어린 나이에 대단한 아이다.[4] 저녁 후 지긋지긋한 술자리가 이어지고, 밤에는 ..
스페인 네르하: 설산, 수평선, 유럽의 발코니 (여행 150일째) 2016년 12월 15일 목요일스페인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 네르하(Nerja) - 말라가(Málaga)[1] 밤새 내린 눈으로 너무 아름답게 빛나는 산.산을 내려오는 길에는 소들이 종종 보였고, 야생 산양도 있었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분명히 봤다 아기 야생 산양들! 그 멋진 산길을 내려와 네르하라는 곳의 유럽의 발코니(Balcón de Europa)로 간다.[2] 햇빛. 바다. 바닷물에 반사된 노란 햇살. 그리고 빛나는 햇살 아래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하하, 이곳은 적어도 벨기에나 파리처럼 춥지는 않구나. 햇살이 부서지는 파란 하늘 아래의 바닷가에 앉아있는 아가씨 세 명(승희, 21살 한국 여행자, 호주 여행자)을 만났다. 하얗게 칠해진 건물들 사이의 골목길을 함께 걷다가,..
스페인 시에라 네바다: 갈림길, 스키장, 산길 (여행 149일째) 2016년 12월 14일 수요일스페인 안달루시아. 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1] 아침. 그라나다에서 체크아웃. 승희는 네르하(Nerja)에 가고 싶어하고, 친척형은 시에라 네바다에서 보드를 타고 싶다고 해서 갈등이 생겼다가, 잠시 갈라서기로 했다. 승희를 버스정류장 근처에 내려주고 시에라 네바다를 향해 달린다. 나야 선택권이 없고 어짜피 가는 거니 즐거운 마음으로 간다.가는 길에 커다란 쇼핑몰(Nevada Shopping)에 들러 형이랑 나란히 화장실에 들어가서 똥을 눈다. 타이밍이 맞아 나올 때도 나란히 나오고, 간단한 아침식사를 위해 던킨 도너츠로 갔다. 친척형을 따라 버거킹, 맥도날드, 스타벅스, 던킨도너츠 같은 곳들을 다니고, 숙소에서는 라면을 끓여먹고, 차에서는 한국 노래를 듣고..
스페인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의 고양이 (여행 147-148일째) 2016년 12월 12일 월요일 - 12월 13일 화요일 스페인 그라나다배경음악: Ana Vidovic plays Recuerdos de la Alhambra by Francisco Tárrega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1] 아침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카탈루냐에서 안달루시아로 달려왔다. 승희의 추천으로 본 에 나오는 검정색 황소 입간판(Toro de Osborne)을 도로에서 몇 번 지나쳤다. 눈덮인 시에라 네바다. 누르스름한 산과 밭.[2] 서로에 대한 호기삼과 새로움은 가시고, 서로의 생활방식이 충돌하는 횟수가 점점 늘어간다. 그리고 반성.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맞춰주는 것만큼 다른 사람들도 나에게 맞춰주고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감사하자.[3] 알함브라 궁전. 십 오년전, ..
스페인 발렌시아: 해변, 오렌지, 도시, 노파 (여행 145-146일째) 2016년 12월 10일 토요일 - 2016년 12월 11일 일요일스페인 발렌시아 시골 농장에서 떠나서 발렌시아로 이동. 휴게소에 들렀다가 에어비엔비에서 찾은 숙소에 도착. 사방이 오렌지 밭이다. 숙소는 발렌시아 주에 있지만, 발렌시아 시로부터는 조금 떨어져 있었다. (Calle Entre Naranjos, 2B, 46529 Canet de Berenguer) 숙소 주변에는 해산물 레스토랑이 많이 있었고, 식당에서는 오렌지 쥬스를 팔고 있었다. 바닷가까지 금방 걸어갈 수 있었다. 슈퍼마켓에서는 오렌지를 무지 싸게 팔고 있었다. 발렌시아 동쪽 외곽에 주차를 하고 (Fundación Bancaja) 일행들과 헤어졌다. 승희는 자전거를 렌트해서 돌아다니기로 했고(꽤 비쌈), 사촌형은 카페에서 졸업시험을 본다고..
스페인 카탈루냐: 과수원, 들꽃, 인투 더 와일드 (여행 144일째) 2016년 12월 9일 금요일 스페인 카탈루냐BV-2128, 08732 Castellví de la Marca, Barcelona [1] 아무 계획도 없는 느긋한 날. [2] 여행 초반, 중국 칭따오에서 카우치서핑 모임이 있었다. 모임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 사람들 중에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볶은 스페인 남자애가 있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자기도 나처럼 여행하고 싶고, 할 수 있다는 걸 아는데, 용기가 없어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항에 갇힌 금붕어가 수면을 솟구쳐 오르는 날치를 바라보듯 동경과 갈망과 아쉬움이 잔뜩 묻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나에게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 2007)"라는 영화를 봤느냐고 물었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라며, 기회가 되면 꼭 보라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몬세라트 수도원 (여행 143일째) 2016년 12월 8일 목요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1] '남자는 머리빨'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사실 머리빨은 여자가 훨씬 더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딱 비슷하게 '여행지는 날씨빨'이라는 생각이 든다. 파란 하늘을 뚫고 강렬한 태양빛이 비취면 어지간한 풍경은 (도시든 산이든 바다든) 아름답다. 비가 오는 풍경, 구름낀 풍경, 안개 낀 풍경도 제각기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여행지에서 날씨를 하나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맑은 날일 것이다. 고맙게도 12월 스페인 날씨는 최고였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 사진찍기 좋은 햇빛, 오래 걷기 좋은 맑은 하늘. [2]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는 구엘 공원에 갔다. 표를 산 다음 정해진 시간에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성..
스페인 바르셀로나: 렌트카, 항구, 벙커 야경 (여행 142일째) 2016년 12월 7일 수요일스페인 바르셀로나 숙소 위치: Carrer de Joaquín Costa, 52숙소 근처: Museu d'Art Contemporani de Barcelona렌트카 위치: Carrer de Viriat, 45벙커 델 카르멜: Bunkers del Carmel문어 식당: Bar Celta Pulperia ※ 특별히 이 날에 관한 기록은 없고, 사진은 친척형 대부분 카메라에 있는데 아직 못 받음. 핸드폰 카메라와 구글맵 별표 표시된 위치에 기반해 작성. 1. 아마도 이날부터 자동차를 렌트한 듯하다. 전철을 타고 지도를 보며 렌트카 회사를 찾아갔다. 친척형이 핸드폰 인터넷을 못해서 금단현상이 오고, 점점 안절부절하지 못해서 유심칩을 먼저 샀다. 서로 잃어버릴 경우를 대비해서 내 유..
스페인 바르셀로나: 에어비엔비, 성가족성당, 카사 밀라 (여행 140-141일째) 2016년 12월 5일 월요일스페인 바르셀로나 1. 파리에서 바르셀로나로 비행기를 타고 순식간에 이동했다. 인천에서부터 파리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이동했다는 것을 속으로 은근히 뻐기고 있었는데, 그 소중한 기록이 깨져 버렸다.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나는 앞으로 한달 동안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안정을 위해 자유를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지, 버스를 타고 이동할지) 내 의견은 죽이고, 숙식을 제공할 친척형 의사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형은 한달 정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을 여행할 계획이었고, 자동차를 렌트해 두었다. 렌트비를 아끼기 위해 형이 동행도 한 명 구해놨고, 동행은 나와 동갑인 승희라는 아이라고 했다. 2.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공항에서 짐을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