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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루과이 몬테비데오 -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이동 (여행 287일째) 2017년 5월 1일. 몬테비데오 → 부에노스아이레스 [1] 어제 마테를 많이 마셔서인지 새로운 곳으로의 급작스러운 출발 때문인지 밤새 뇌가 흥분되어 잠들지 못했다. 자야 된다는 압박감은 있지만, 밤을 새워도 끄떡없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아르헨티나로 건너가기 전 콜로니아(Colonia del Sacramento)에서 며칠 쉬면서 구경을 하고 싶었는데, 카우치서핑에서 아무도 수락해 주지 않아서 결국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직행하게 되었다. 그 후에는 파라과이를 거쳐서 볼리비아로 들어갈 계획이다. [2] 일찍 일어나 집주인(에미Emi)이 일어나기를 기다렸는데, 집주인은 알람만 맞춰놓고 일어나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리다가 결국 깨워서 문을 열어달라고 하고 나왔다. 텅 빈 거리. 사람도 별로 안 보이고, 다니는..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대마초, 카포에라, 칸돔베 (여행 286일째) 2017년 4월 30일 일요일 [1] 식탐: 먹을 것에만 돈을 220페소(9000원 정도) 썼다. 샌드위치, 웨하스, 쿠키 등 과자와 오렌지, 바나나, 빵 등을 필요 이상으로 과하게 먹었다. 더 이상 배고픔이 없음에도 그저 무언가를 섭취하고, 감각을 느끼고 싶은 마음에, 즉 空虛感을 채우기 위해 먹었다. 이렇게 식비를 과하게 쓴 것에 죄책감을 느끼며 항구 쪽으로 산책을 나갔는데, 식당에서는 음식을 500-900페소에 팔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은 거기서 지글지글 스테이크와 보글보글 맥주를 먹고 마시는데 돈을 펑펑 쓰고 있다. 심지어는 그 음식을 다 먹지도 않고 남겨 버린다. (배부르면 안 먹는 그들에 비해, 배부른데도 꾸역꾸역 먹는 나는 그들보다 못하다.) 쓸데없는데 돈을 쓰지 않으면 예산은 여유롭다. 이..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북 치는 사람들 (여행 285일째) 2017년 4월 29일 토요일 [1] 한국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캐나다에서 9월 1일에 비행기를 탈 豫定이다. 만 9개월을 여행하면서 280만원을 썼고, 이제 4개월을 더 여행해야 하니, 남은 時間에 비해 豫算이 턱없이 많은 상황이다. 이제 500만원으로 世界一周라는 목표는 이미 達成했다고 할 수 있으니, 작은 일에 一喜一悲하지 말고,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조바심과 걱정 대신 여유와 평온으로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2] 이틀 동안 좋은 호스트가 되어준 알레한드로에게 직접 만든 못생긴 팔찌를 선물하고, 짐을 싸서 같이 집 밖으로 나왔다. 헤어지기 전, 알레한드로가 어렸을 때부터 함께 마을에 살며 자라왔다는 친구 부부를 방문했다. 이 부부는 도시락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는데, ..
우루과이 뜨레인따 이 뜨레스: 알레한드로 가족, 공동묘지, 도서관 (여행 283-284일째) 2017년 4월 27일 목요일 [1] 저녁 늦게 뜨레인따-이-뜨레스(Treinta y Tres) 마을에 도착해 카우치서핑 호스트 알레한드로(Alejandro Vaco)의 집을 찾아왔다. 알레한드로와 알레한드로의 여자친구 누베(구름), 알레한드로의 첫째 누나 슈딧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모두가 탁자에 둘러앉아 나의 여행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관심 있게 들어줬다. 구글맵을 켜놓고 위치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이런저런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다. 누베는 내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는데도 늦게까지 이야기를 듣다 갔다. 원래 내가 26일에 도착하겠다고 하고서는 연락도 없이 노-쇼를 했기 때문에 세 사람은 전날도 나를 오랫동안 기다린 모양이었다. “나도 히치하이킹으로 여행을 해봐서, 일정이 생각한 것처럼 ..
브라질 자구아랑(Jaguarão) - 우루과이 리오 브랑코(Rio Branco) 국경 통과 (여행 282-283일째) 2017년 4월 26일 수요일 (이어서) [1] 운전사 아저씨가 자리를 정돈하고 나니, 우리 일행이 앉을 충분할 자리가 생겼다. 우리 셋은 “와하하!” 웃으며 逆轉勝의 짜릿한 快感을 나눴다. 스쳐가는 해질녘 풍경 속에서 이런 저런 얘기가 오고갔지만, 두 친구 에릭과 하비에르는 피곤했는지 곯아 떨어졌다. 한편, 트럭 기사 아저씨는 운전을 하면서 계속 어딘가에 전화를 걸더니, 여러 사람들과 진지하게 통화를 했다. 알고 보니 우리 셋이 잘만한 장소를 찾고 있던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를 자구아랑에 내려주는 대신, 우선 아저씨가 화물트럭을 반납할 농장까지 같이 갔다. 어느새 해는 완전히 떨어지고 짙은 어둠이 내려왔다. 살짝 열린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바람이 차가웠다. 바지를 두 겹으로 입었고 상의는 네 겹을 입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