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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마니아 부쿠레슈티 - 불가리아 다보빅 (여행 68일째) 2016년 9월 24일 토요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 콘스탄차 - 망갈리아 - 불가리아 다보빅 아침 일찍 아무리의 집을 나와서 빵집과 슈퍼에서 빵을 사서, 인적이 드문 이른 아침의 공원에 앉아 빵에 케첩을 뿌려 먹는다. 2레우(560원)짜리 케첩으로 본전을 확실히 뽑고 있다. 배를 충분히 채우고 어제 확인해 둔 버스 승차장으로 간다. 주차장에서 시르 트랜스(Sir Trans, 버스 회사 이름)라고 적혀있는 버스를 봐뒀기 때문에 이곳이 확실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매표소에 확인해 보니 여기가 아니고 두 블럭 더 가야 한단다. 엇, 이게 어떻게 된 일이지, 약간 당황해서 근처를 돌아다녀봐도 비슷한 회사는 안 보이고, 주차장에 세워진 시르 트랜스 버스 앞에서 기다려야 하나 생각하는데, 아무래도 30분 후 출..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외로운 남자의 집 (여행 67일째) 2016년 9월 23일 금요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Bucharest) 배경음악: I Wanna Be Like You (Sim Gretina Remix) [등장인물] 아무리(Amaury): 부쿠레슈티의 카우치서핑 호스트. 40대 남성. 1. 아침에 아무리가 출근한 줄 알고(나중에 보니 회사 째고 방에서 자고 있었다), 씻고 나와서 맑은 날씨의 시내를 배회한다. 버스 타는 곳을 확인하고, 환전하고, 거대한 인민궁전을 구경하고, 교회와 사람들도 구경하고, 까르푸에서 한참을 빙빙 돌며 '어떤 싸구려 음식을 살까' 들었다가 놨다 고민하며 아주 행복한 쇼핑을 한다. 커다란 피자 빵 같은 것 두 개를 사고 케찹과 과자를 사서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에 앉아서 빵에 케찹을 뿌려 먹는다. 길거리의 구걸하는 사람들, ..
몰도바 키시나우 - 루마니아 부쿠레슈티 (여행 66일째) 2016년 9월 22일 목요일 키시나우 - 루마니아 부쿠레슈티(Bucharest) [등장인물]알리나: 키시나우의 카우치서핑 호스트. 30대 여성.아무리(Amaury): 부쿠레슈티의 카우치서핑 호스트. 40대 남성. 1. 아침에 일어나보니 역시나 알리나는 집에 안 돌아왔고, 옆에서 자고 있는 독일 여행자 로라를 안 깨우게 조심하며, 짐을 싸고, 똥을 싸고, 씻고, 차를 마시고, 과일과 빵, 사과, 오이, 토마토를 잔뜩 먹고, 가방을 메고 나와 중앙 버스 터미널로 향한다. 남은 몰도바 돈으로 뭘 할까? 가장 신나는 시간이다. 태국에 6개월 살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때 그랬던 것처럼, 남은 돈을 정리하는 건 어떻게 보면 죽음을 떠올리게 한다. "자, 너는 오늘 오후 5시에 죽는다. 너의 지갑에는 돈이 몇 만원(..
몰도바 키시나우: 가난한 도시 (여행 64-65일째) 2016년 9월 20일 화요일 몰도바(Moldova) 키시나우(Chisinau) 알리나네 집배경음악: Estas Tonne - Internal Flight[등장인물]알리나: 키시나우의 카우치서핑 호스트. 진우형: 알리나네 집에서 만난 여행자. 고등학교 선배. 마일즈: 캐나다에서 온 여행자. 오데사에서 같은 승합차를 타고 왔다.1. 신기한 인연으로 만난 진우형. 어제 알리나가 잠자리를 마련해 주며 다른 한국 사람도 여기서 묵고 있다길래 어떤 사람일지 궁금했다. 같은 시간에 이렇게 조그만 나라의 조그만 도시에서, 같은 집에서 카우치서핑을 하고 있는 한국인이라니. 그런데 만나서 얘기해 보니 같은 수원 출신이고, 얘기를 더 해보니 심지어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었다. 3년 차이가 나서 같은 시간에 학교에 다니지는 ..
우크라이나 오데사 - 몰도바 키시나우 (여행 63일째) 2016년 9월 19일 월요일 우크라이나 오데사(Odessa, Одеса) [등장인물]야로슬라브(Yaroslav): 오데사의 카우치서핑 호스트 1. 어젯밤 늦게 카우치서핑 호스트 야로슬라브(이하 야로)네 집에 도착했다. 야로와는 오데사에 도착하기 전부터 카우치서핑을 통해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는데, 처음 내가 보낸 2박 3일 요청에 '아마도(Maybe)'라는 애매한 답변이 왔다가, 내가 재차 요청을 보내자 1박을 승낙해 주었다. 야로는 30대 중반이고 요가 선생님이라는데, 프로필 사진에는 정장을 깔끔하게 입고 있어 약간 차가운 느낌이 들었지만 실제로 만나보니 편안한 인상이다. 야로의 집에 도착해 간단한 대화를 나누고, 하룻밤을 보낼 거실의 침대 겸용 소파(평소에는 소파로 쓰다가 소파 밑을 열어 펼치면 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