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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스본: 메트로 호스텔의 크눌프 (여행 203일째) 2017년 2월 6일 월요일영국 런던(London) - 포르투갈 리스본(Lisbon) 메트로 호스텔아! 리스본의 물가와 맑은 날씨와 따뜻한 공기가 너무 좋다. 작년 크리스마스의 기억도 하나 둘 떠오른다. 승희와 바닷가에서 와인을 마시던 생각, 상선형과 밤거리를 돌아다니던 생각, 주연이와 거리를 헤매다 러시아 마트에 간 생각. 사람들은 모두 사라졌는데 장소들은 모두 그대로 남아 있다. 오늘 아침까지 런던에 있었다는게 신기하다.새벽 다섯시에 런던의 숙소에서 일어나, 사람들이 깨지 않도록 조용히 주방으로 가서, 리처드가 남겨둔 포리지를 배가 터지도록 먹고 집을 나왔다. 너무 많이 먹어서, 버스터미널(Victoria Coach Station)까지 걸어가는 동안 배가 자꾸 꾸륵거렸다. 새벽의 거리는, 제 3세계의..
포르투갈 포르투: 와이너리, 무지개 다리, 황혼 (여행 161일째) 2016년 12월 26일 월요일포르투갈 포르투(Porto)[1] 어제 술을 마셔서 그런지 꿈을 꿨다. 술을 먹어서도 그런것 같기도 하고 잠을 오래자서 그런것 같기도 하다. 술은 확실히 욕정을 불러 일으킨다. 기억나는 두 개의 꿈 중 하나에서는 료루가 나왔고, 또 다른 꿈에서는 적대적인 로봇들이 나왔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들이 테러리스트로 의심되는 위험지역에서 적들을 경계하다가, 뱀이나 인간 형태를 한 로봇들을 만나 총격전을 벌였다. 로봇이 활동을 못하는 성역을 향해 원형 통로를 엉금엉금 기어가다가, 따라 올라오는 로봇들을 발로 밟아 떨어 뜨렸다. 참 웃긴 꿈이다. 매일밤 영화를 찍고 있구나.[2] 포르투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었다. 오전에는 주현이와 형과 차를 타고 크로프트 포트(Croft Port)라는 ..
포르투갈 포르투: 코임브라 대학교, 맥도날드, 크리스마스 (여행 160일째) 2016년 12월 25일 일요일포르투갈 리스본 - 코임브라(Coimbra) - 포르투(Porto)[1] 크리스마스 아침이다. 형과 튀김우동을 끓여 먹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왔다. 숙소 근처에서 어젯밤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알게된 동주를 만나 차에 태웠다. 승희와 주현이가 묵고 있는 호스텔 앞으로 가서 주현이를 태우고 승희와 작별했다. 승희는 이제 리스본에서 한국으로 돌아간다. 이제 형과 승희 사이에서 눈치보느라 정신력을 소모하지 않아도 되니 시원하면서도 그동안 깊은 얘기도 많이하고 정도 들었는데 헤어지는게 아쉬웠다. 거의 한달 동안 같이 여행했는데 끝이 안 좋아서 미안하기도 했다. 나는 승희편을 들어주고 싶었지만 형한테 기생하고 있는 상황이라 그러지 못할 때가 많았다. 추억 몇 개라도 남겨 가기를.[2] ..
포르투갈 리스본: 신트라, 페나 궁전, 호까곶, 크리스마스 파티 (여행 159일째) 2016년 12월 24일 토요일포르투갈 리스본(Lisbon) - 신트라(Sintra) - 호카 곶(Cabo da Roca)[1] 누가 바람을 넣었던가? 누군진 모르겠지만 어쨌든 누군가가 바람을 넣은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나와 친척형은 (리스본은 제대로 돌아보지도 않고) 아침 일찍 신트라로 향했다. 신트라는 리스본에서 약 30km 거리이고, 거기서 또 20km 정도만 가면 '세상의 끝'이라는 호까 곶이 있기 때문에 겸사겸사 간 것 같다. 지도상에서 보면 신트라에는 이런저런 관광명소가 많은 것 같았다.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갔다. [2] 네비를 따라 목적지에 다가갈수록 길이 점점 좁아졌다.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하고 좁은 벽돌길이어서 아주 낭만적이었으나 자동차가 적응하기는 힘든 곳이다. 확실히 이런 곳에서..
포르투갈 리스본: 일출, 크리스마스, 바다, 일몰 (여행 158일째) 2016년 12월 23일 금요일포르투갈 라고스(Lagos) - 리스본(Lisbon)[1] 아침 일찍 일어나 라고스 시내를 산책하려고 했는데, 왠지 피곤했다.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싫은 것이 마치 예전에 한국에서 회사나 학교에 다닐 때와 비슷하다. 지난 5개월 동안 남의 집이나 공용 숙소에서 눈치보면서 불편하게 생활할 때는 (마치 군대에 있을때처럼) 아침마다 벌떡벌떡 일어날 수 있었는데,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니 이렇게 게을러지는구나, 으하하. 햇볕이 잘 들어오는 집이다. 창밖을 보다가 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출발. [2] 라고스에서 리스본까지는 약 300km. 친척형이 운전하다가 중간에 한번 교대해서, 리스본에 입성할 때는 내가 핸들을 잡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같이 대항해시대를 하던 친구가 생각났다..
포르투갈 라고스: 항구, 해수욕장, 해안 절벽 (여행 157일째) 2016년 12월 22일 목요일포르투갈 타비라(Tavira) - 마리냐 해수욕장(Praia da Marinha) - 라고스(Lagos)[1] 타비라에서의 마지막 아침. 일행들보다 일찍 일어나서 혼자 밖으로 나와서 찻길을 따라 기찻길을 건너 시내로 터덜터덜 걸어갔다. 하얀 햇살 속 하얀 동네에서 동네 사람들이 서로 인사를 건내고 있었다.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긴 장화를 접어신고, 플라스틱 양동이를 든 채 걸어가는 할아버지가 보였다. 같은 방향이기도 해서 그 뒤를 따라 걸었다. 헝가리 에스테르곰에서 성상에 꽃을 바치러 가던 할아버지를 뒤쫓던 것도 생각났고, 아제로스의 스톰윈드에서 어떤 엔피시(NPC)를 따라가던 기억도 났다. 느릿느릿 부두에 도착한 할아버지는 천천히 배를 물가로 당겨서 한참 동안 줄을 풀고, ..
포르투갈 타비라: 만따 로따 비치, 까바나스 (여행 156일째) 2016년 12월 21일 수요일포르투갈 타비라(Tavira)[1] 타비라 근처의 만따 로따(Manta Rota)와 까바나스(Cabanas de Tavira)에 다녀왔다.[2] 만따 로따는 타비라에서 서쪽으로 13km 정도 떨어져 있다. 걸어서 가기에는 좀 멀지만 차로 가면 가까운 거리다. 만따 로따 해변에는 주인과 함께 나들이 온 불독 한마리가 신나게 뛰어다니고 있었고, 나도 강아지처럼 신이 나서 달렸다. 배낭을 메고 해안을 따라 쭈욱 걸어가는 할아버지 두 분이 있었다. 혼자 자전거로 여행하는 남자가 건물의 그늘에 누워 쉬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3] 해가 질 때까지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쭈욱 걸어가고 싶었다. 돌아올 생각 없이, 맨발로, 걷고, 걷고, 걷자.[3] 까바나스에서는 특이한 지형을 봤다. 너..
포르투갈 타비라: 해안 마을, 아줄레주, 갈등 (여행 155일째) 2016년 12월 20일 화요일포르투갈 타비라(Tavira) [1] 베라가 알려준 조그만 마을 타비라. 오후 2시쯤 도착한 줄 알았는데, 스페인에서 포르투갈로 넘어오면서 시차가 있어서 오후 1시다.[2] 아침부터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승희와 친척형. 승희도 지금까지 시달리고 참은게 있어서 그런지 폭파직전인데, 쇼핑과 술로 그 스트레스를 꾹꾹 눌러두고 있다. 친척형도 참아온게 있는지,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를 거슬려 하고 있다. 나랑 주현이? 우리는 무임승차자들이기 때문에 별 불만없다. 흐하하. 얼마전부터 같이 여행하고 있는 주현이는, 우리 셋만 있었으면 불편하거나 짜증났을게 뻔한 상황에서 아주 좋은 구원투수가 되어주고 있다.[3] 에어비엔비에서 찾은 숙소(Tavira Garden)는 시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