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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에노스아이레스 - 아순시온 버스 이동 (여행 291-292일째) 2017년 5월 5일 금요일 아침으로 야채를 듬뿍 넣은 라면을 끓여 먹었다. 중국인 가게에서 산 머핀도 먹었다. 어젯밤부터 왕창 먹어서인지, 아니면 곧 장거리 버스를 탄다는 불안감 때문인지, 똥을 세 번이나 쌌다. 설상가상, 일회용 케찹을 이빨로 뜯다가 껍질 조각을 삼켜버렸다. 그 뾰족뾰족한 조각이 뱃속을 휘젓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더럽고 찝찝했다. 토해내려고 손가락을 목구멍에 집어넣고 헛구역질을 하며 난리를 치다가 결국 포기했다. 똥으로 나오겠지. 아침부터 학교에 다녀온 베로니카와 같이 집을 나와 길에서 마지막으로 한번 꼬옥 껴안고 작별했다. 베로니카 덕분에 돈도 안쓰고 편하게 잘 지내다 간다. 정말 좋은 사람이다. 동쪽을 향해 걷는다. 첫날 지나왔던 길을 되감기하는 것 같다. 온세, 콩그레스를 ..
부에노스아이레스: 옷가게, 라 보까, 박물관 (여행 290일째) 2017년 5월 4일 목요일 [1] 23시. 베로니카집. 와, 확실히 밤이 긴 문화다. 스벤이랑 베로니카에게 한국 라면을 끓여주고 싶었는데 둘 다 귀가를 안해서 홀로 고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미술관에서 가져온 팜플렛의 그림 몇 개를 오려 내고 나머지는 버렸다. 파라과이에서 카우치서핑 호스트를 하나 찾았다. 역시 작은 도시를 노리면 성공률이 높다. [2] 오전에는 세비네 옷가게에 갔다. 정말 오래 걸었다. 가는 길에 상점, 좌판, 상인들이 없어서인지 꽤 지루했다. 공원에 잠시 들러 쉬려다가, 괜히 모기에만 뜯기고 다시 큰길로 도망쳐 나왔다. 길가의 중국인 가게에서, (이상하게 값이 싼) 10페소짜리 딸기잼 쿠키 한 봉지를 샀다. 쿠키를 하나씩 꺼내 먹는 재미에 모든 지루함과 잡념을 잊고 걷다가, 어느새..
부에노스아이레스: 국립미술관, 공동묘지, 세비 (여행 289일째) 2017년 5월 3일 [1] 아침에 푸짐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베로니카와 여행 얘기를 하다가, 자전거 카드를 빌려 밖으로 나왔다. 나중에 독일인 손님 스벤에게 들은 바로는, 자전거는 1시간씩 대여가 가능하고 반납 후 5분간은 대여 불가였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30분씩 貸與로 잘못 알고 있었고, 나도 그렇게 전해 들어 30분마다 자전거 대여소에 들러 반납 후 새 자전거를 대여했다. 마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기름이 떨어져 가면 주유소를 찾는 것처럼,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다음 대여소를 찾아 다녔다. 지도를 확인하기 위해 두세 블록마다 자전거를 세워가며 레꼴레타 묘지(La Recoleta Cemetery) 지역으로 향했다. 사실 이날의 목적은 공동묘지 방문과 버스표 구입이었는데, 가다가 우연히 들렀던 ..
부에노스아이레스: 환전, 대성당, 베로니카 (여행 288일째) 2017년 5월 2일 부에노스아이레스 그라나도스 호스텔 → 베로니카 집 [1] 베로니카는 프리즈비 모임에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고, 에이비엔비로 이 집에 머무르는 독일인(교환학생)은 밥을 지어 먹더니, 뭔가 또 요리하고 있다. 베로니카의 책장에 꽂혀있는 론리플래닛 콜롬비아와 중앙아메리카를 탐욕스럽게 읽다가 일기를 쓴다. [2] 아침. 호스텔 조식으로 나온 빵과 잼, 초콜릿 시럽, 커피, 주스, 버터 등을 신나게 먹는다. 초코롤 두 개와 빵 8개 정도를 먹은 듯하다. 참 행복했음. 아침으로 이렇게 빵, 잼, 시럽, 버터만 주면 호텔 뷔페 이런 것 필요 없어요. 페이스북 메신저를 보니 베로니카로부터 메시지가 와 있다! 이미 어제 나를 초대했던 것이다. 베로니카한테서는 연락이 없고, 세비와는 약속이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