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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우루과이

우루과이 뜨레인따 이 뜨레스: 알레한드로 가족, 공동묘지, 도서관 (여행 283-284일째)

2017427일 목요일

 

[1] 저녁 늦게 뜨레인따--뜨레스(Treinta y Tres) 마을에 도착해 카우치서핑 호스트 알레한드로(Alejandro Vaco)의 집을 찾아왔다. 알레한드로와 알레한드로의 여자친구 누베(구름), 알레한드로의 첫째 누나 슈딧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모두가 탁자에 둘러앉아 나의 여행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관심 있게 들어줬다. 구글맵을 켜놓고 위치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이런저런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다. 누베는 내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는데도 늦게까지 이야기를 듣다 갔다.

 

원래 내가 26일에 도착하겠다고 하고서는 연락도 없이 노-쇼를 했기 때문에 세 사람은 전날도 나를 오랫동안 기다린 모양이었다. “나도 히치하이킹으로 여행을 해봐서, 일정이 생각한 것처럼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알아,알레한드로가 걱정 말라는 듯이 웃으며 말했다. 알레한드로는 우루과이에서 출발해 남미를 돌고, 중미의 코스타리카까지 히치하이킹으로 11개월 동안 여행을 한 경험이 있다. 비행기를 타지 않을 작정이었기 때문에, 다리엔 갭(Darien Gap)의 정글을 육로로 통과할 생각을 진지하게 하다가, 결국은 배를 타고 건넜다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캠핑도 많이 했단다. 학교를 마치기 위해 돌아왔지만, 다음에 나가면 뉴질랜드에서 워홀을 한 뒤, 무기한으로 여행을 할 작정이라고 했다.

 

[2] 알레한드로의 부모님은 모두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결혼하기 전에 성직자였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알레한드로와 10살 정도 터울이 있는 두 누나는 靈的인 사람들이었고 명상을 한다고 했다. 가족 모두가 너무 좋은 인상을 주었다. 알레한드로의 여자친구인 누베는 나이가 많아 보였지만 선해 보였다.

 

[3] 우루과이에 관한 이야기도 나눴다. 우루과이의 음악, 드럼 세 종류로 연주하는 음악 칸돔베(candombe)와 옷을 꾸며 입고 연극이나 漫談 형식으로 부르는 重唱을 소개받았다. 또 우루과이 사람과 브라질 히우그란지두술(Rio Grande do Sul) 사람의 공통점, 우루과이 사람과 아르헨티나 사람의 차이점에 대해 들었다(아르헨티나 사람들이 약간 자신만만한데 비해, 우루과이 사람들은 겸손하고 조용하다고 함).

 

 

2017428일 금요일. Treinta y Tres.

 

[1] 좋은 아침이다. 기온은 좀 낮지만 햇살도 따스하고 하늘은 파랗다. 모든게 딱 적당한 맑은 가을 날씨다.

 

빵집과 슈퍼에서 과자와 빵 등 먹을 것을 잔뜩 산 후, 마을을 가로질러 共同墓地로 향한다. 배가 부른데도 꾸역꾸역 먹으며 걷는다. 귤은 1킬로그램에 20페소(800), 종류별로 고른 빵과 과자 네댓 개는 50-60페소(2000-2500) 정도에 살 수 있다. 빵이 싸고 맛있어서 빵가게가 보일 때마다 들어가 몇 개씩 샀다.

 

[2] 공동묘지에는 수많은 인조 꽃들이 햇살 아래에서 알록달록 빛나고 있었다. 각각의 무덤에 새겨진 이름과 사진과 生沒年을 찬찬히 구경했다. 날이 점점 더워져서 겉옷을 벗어 봉다리에 넣고 마을로 돌아왔다.

 

[3] 마을의 조그마한 도서관을 찾아 들어갔다. 개인 서재보다도 작은 규모의 도서관이었다. 아이들 책이 많아서 스페인어를 공부하기 좋은 기회였지만, 많은 음식 섭취 때문에 노곤함만 몰려왔다. 책을 펴놓고 꾸벅꾸벅 졸았다.

 

도서관 아주머니가 친근한 웃음을 머금고 이것저것 물어보셨다. 원활한 의사소통에 대한 갈망, 스페인어를 공부하고픈 마음이 불쑥불쑥 솟아나는 한편,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 건가,’하는 생각과 혼자만의 공간에서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시간을 보내고픈 마음이 생겼다.

 

[4] 오후에 알레한드로의 집에 돌아오니, 첫째 누나 슈딧이 방문자들을 상담해주고 있었다. 슈딧은 여러 사람들의 정신적, 영적 상담을 해주는데, 손님들이 정말 많았다. 슈딧은 같이 있기만 해도 곁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것 같다. 그리고 대화를 나눌 때면 내 이야기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성모 마리아 같이 아름답고 다정하신 분이다.

 

거실 풍경
왼쪽이 알레한드로의 첫째 누나 슈딧
가족 사진
맛있는 아침식사
이웃집 고양이
버려진 자동차
버려진 냉장고
주거구역 풍경
아파트는 이렇게 생겼다
거리 풍경
우루과이인의 생필품 마테차
거리 풍경
아코디언 모양의 빵
교회 내부 풍경
마을 입구의 방첨탑
마을 외곽 풍경
그래피티
공동묘지
공동묘지의 분수
당신은 언제나 우리 마음 속에 있을 것입니다. 남편, 자녀들, 손주들로부터.
당신은 세계 최고의 아빠였어요. 사랑해요. 부인, 자녀들, 손주들로부터.
90년을 살고 간 여인과 12년을 살고 간 소년
천사상
민가 풍경
과일 가게
도서관
그림책이 많다. (로빈훗)
스페인어를 공부해서 이 책들을 다 읽고 싶다.
동물들
전통 의상을 입은 소년 소녀들
꽃들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