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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스투데니차: 수도원 마을과 은둔자의 사원 (여행 94일째) 2016년 10월 20일 목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실을 가려 하니 문이 잠겨 있다. 이 집은 구조가 특이해서 안쪽 끝방에 가려면 화장실을 통과해야 하는데(화장실은 문이 양쪽으로 뚫려있음), 안쪽 끝방에서 자는 베하나가 화장실 문을 잠근 것이다. 문을 두드려 깨우니 일어나서 화장실 문을 열어주고 안쪽 방으로 들어가 다시 잔다. 이거야 원 "나 똥싼다!"라고 동네방네 소리치고 다니는 격이군. 조용히 똥을 싸고 씻은 후, 어제 먹고 남은 빵을 물어 뜯으며 슈퍼 막시(Super Maxi)라는 동네 슈퍼로 향한다. 하하, 이렇게 지난 며칠동안 반복된 일과가 슬슬 적응이 되어 가는데 곧 떠난다 생각하니 아쉽군. 슈퍼에서 오이, 당근, 빵, 사과를 사서 (총 800원어치) 보야나가 어제 어머니에게 받아와 오븐에 ..
세르비아 크랄레보: 펑크 선생님과 외딴 수도원 (여행 91일째) (2016년 10월 17일 이어서...) 참새 광장에서 만난 카우치서핑 호스트 보이칸은 훤칠한 체격에 지적이고 깔끔한 인상의 남자였다. 보이칸은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면서, 펑크(Punk) 밴드의 일원이기도 했다. 여행을 하면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이 각각의 음악 세계를 가지고 있고, 그 음악 세계에 따라서 그 사람들의 철학이나 행동, 대화 주제, 분위기 등 많은 것이 달라진다. 마치 특정 음악을 즐기고 자주 듣는 것으로 인해, 그 사람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는 듯 하다. 아니면 자신의 철학이나 신념에 따라 듣는 음악이 달라지는 것일 수도 있고.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음악을 듣습니까?"라는 질문을 했고, 자기가 듣는 종류의 음악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보이칸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