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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에스테르곰: 꽃다발, 파이프 오르간, 타우 십자가 (여행 104일째) 2016년 10월 30일 일요일헝가리 에스테르곰 배경음악 듣기(새창):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왈츠 서머타임이 끝났다. 핸드폰 시간에 서머타임 해제가 자동으로 반영되는 줄 모르고 시간을 바꿔 놓아서, 아침 7시 10분에 일어난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8시 10분이었다. 전날 새벽 늦게까지 를 봐서 그런지 꽤나 늦잠을 잤다. 침대에서 나와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가보르 아저씨와 같이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일요일. 독실한 카톨릭 교회 예수회 신자인 가보르 아저씨는 차를 타고 에스테르곰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예수회(jesuit) 교회에 간다고 했다. 따라가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굳이 나를 데려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 나는 혼자서 에스테르곰의 거대한 바질리카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파랗고 노..
헝가리 에스테르곰: 황금빛 언덕 & 전쟁과 평화 (여행 103일째) 2016년 10월 29일 토요일에스테르곰 (지난 글에서 이어서...) 지친 다리를 움직여 언덕을 오른다. 아... 그리고 언덕 위. 이 성취감과 감동을 어찌 표현할까. 그렇게 세상의 중심에 서 있었다. 나도 모르게 헤죽 웃음이 나왔다. 교회 종소리가 울리고 태양은 저물어가며 주황빛을 뿌렸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 주었다. 더 이상 그 무엇도 필요하지 않은, 언제까지고 머물러 있고픈 순간. 마을. 낮은 건물들 사이로 뾰족 뾰족 솟아오른 교회의 첨탑. 산. 햇빛. 그리고 오른쪽으로 보이는 언덕 위 하얀 교회(St. Thomas Chapel), 그리고 거대한 성당(Basilica of Esztergom). 그리고 도나우 강과 강 건너편 슬로바키아로 넘어가는 다리. 아! 아무리 적어봐야 그 아름다움을..
헝가리 부다페스트: 걸어서 세계속으로 & 거대 건축물 (여행 103일째) 2016년 10월 29일 토요일부다페스트 꿈 속에서 까마득하게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현실 세계에서는 단지 몇 분이 지나가는 경우가 있다. 오늘 하루가 그랬다. 24시간 안에 담겼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긴긴 하루였다. 6시간의 걷기와 6시간의 전쟁과 평화. 데이빗과 헤어진게 바로 오늘 아침이라니! 까마득한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신사분, 그동안 함께해서 영광이오. (It was nice hosting you, gentleman.)" 데이빗은 언제나 나에게 젠틀맨이라는 호칭을 붙인다. 부처님 눈에는 부처님만 보인다고, 젠틀맨 눈에는 젠틀맨만 보이나 보다. 그동안 받기만 한게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선물할 것이 없나 생각하다가, 데이빗이 얼마 뒤 한국에 간다는 생각이 떠올랐다. (참고로 데이빗은 2016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