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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탈루냐: 과수원, 들꽃, 인투 더 와일드 (여행 144일째) 2016년 12월 9일 금요일 스페인 카탈루냐BV-2128, 08732 Castellví de la Marca, Barcelona [1] 아무 계획도 없는 느긋한 날. [2] 여행 초반, 중국 칭따오에서 카우치서핑 모임이 있었다. 모임에서 만나 얘기를 나눈 사람들 중에 머리를 뽀글뽀글하게 볶은 스페인 남자애가 있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자기도 나처럼 여행하고 싶고, 할 수 있다는 걸 아는데, 용기가 없어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항에 갇힌 금붕어가 수면을 솟구쳐 오르는 날치를 바라보듯 동경과 갈망과 아쉬움이 잔뜩 묻은 눈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친구는 나에게 "인투 더 와일드(Into the Wild, 2007)"라는 영화를 봤느냐고 물었다.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라며, 기회가 되면 꼭 보라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구엘공원, 몬세라트 수도원 (여행 143일째) 2016년 12월 8일 목요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1] '남자는 머리빨'이라는 말이 있는데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사실 머리빨은 여자가 훨씬 더 받는다고 생각하지만) 그리고 딱 비슷하게 '여행지는 날씨빨'이라는 생각이 든다. 파란 하늘을 뚫고 강렬한 태양빛이 비취면 어지간한 풍경은 (도시든 산이든 바다든) 아름답다. 비가 오는 풍경, 구름낀 풍경, 안개 낀 풍경도 제각기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지만, 여행지에서 날씨를 하나 골라야 한다면 당연히 맑은 날일 것이다. 고맙게도 12월 스페인 날씨는 최고였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기온, 사진찍기 좋은 햇빛, 오래 걷기 좋은 맑은 하늘. [2]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오전에는 구엘 공원에 갔다. 표를 산 다음 정해진 시간에만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성..
스페인 바르셀로나: 에어비엔비, 성가족성당, 카사 밀라 (여행 140-141일째) 2016년 12월 5일 월요일스페인 바르셀로나 1. 파리에서 바르셀로나로 비행기를 타고 순식간에 이동했다. 인천에서부터 파리까지 비행기를 타지 않고 이동했다는 것을 속으로 은근히 뻐기고 있었는데, 그 소중한 기록이 깨져 버렸다.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나는 앞으로 한달 동안 몸과 마음의 편안함과 안정을 위해 자유를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으니까. 이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 (비행기를 타고 이동할지, 버스를 타고 이동할지) 내 의견은 죽이고, 숙식을 제공할 친척형 의사를 존중해 주어야 한다. 형은 한달 정도 스페인, 포르투갈 등을 여행할 계획이었고, 자동차를 렌트해 두었다. 렌트비를 아끼기 위해 형이 동행도 한 명 구해놨고, 동행은 나와 동갑인 승희라는 아이라고 했다. 2. 바르셀로나에 도착해 공항에서 짐을 찾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