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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타구니트 & 마라케시: 버스, 아틀라스 산맥, 구토, 꼬동 (여행 184일째) 2017년 1월 18일 수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 마라케시(مراكش) [0] 헬프엑스 정산: 어젯밤에는 집주인 아흐메드와 정산을 마쳤다. 하룻밤에 5유로. 하루에 3시간씩 일을 도와주면서도 식비 명목으로 내야 하는 돈이다. 일은 힘들지 않았고, 그리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내는 돈도 그리 큰 돈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한 일(땅파기)이 밥값의 가치도 없는 일이라는 생각은 약간 씁쓸하다. 어딜 가도 그렇다. 현대 사회라는 커다란 공장의 부속품으로 일하지 않는 한, 내 순수한 노동의 가치는 보잘것 없다. [1] 버스: 새벽 일찍 일어나 짐을 챙겼다. 떠날 시간이다. 무하메드가 일어나는 것을 기다렸으나 버스 시간이 되어가는데도 일어나지 않아 살짝 깨웠다. 무하메드..
모로코 헬프엑스: 모래바람, 대추야자나무, 칼든 남자 (여행 183일째) 2017년 1월 17일 화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 [1] 모래바람: 바람이 세게 부는 걸 보니 오늘 밤은 좀 추울 수 있겠구나. 혹시 모르니 담요를 하나 더 챙겨두는게 좋겠다. 아흐메드는 와자잣(Warzazat, وارزازات)에 가족을 만나러 가서, 모하메드와 단둘이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는 잔잔하더니, 삽질을 하던 중 바람이 거세져서 대충 마무리 짓고 집안 부엌으로 피신했다. [2] 종교: 무하메드와 부엌에서 셰이크(Sheikh)와 예언자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책을 남긴 4명의 예언자(아브라함, 모세, 예수, 모하메드)에 대해서 듣고, 쿠란과 하디스가 모하메드 사후에 어떻게 지어졌는지 얘기를 들었다. 자신이 직접 기록을 남기지 않은 것이 부처, 예수, 소크라테스..
모로코 헬프엑스: 최후의 1인, 적막함, 무하메드, 금성 (여행 182일째) 2017년 1월 16일 월요일 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 [1] 최후의 1인: 간밤에는 소피가 집을 나가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려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잤다. 대여섯 차례 잠에서 깨서 시간을 확인하며, 이상한 꿈들을 꿨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새벽의 냉기에, 얇은 침낭 속에서 몸을 웅크려 떨며, 잠이 들거나 시간이 지나기만을 기다렸다. 새벽 일찍 떠나는 소피를 전송했다. 이제 남은 방문객은 나 하나뿐이다. 무하메드도 늦어도 오늘은 돌아가야 한다고 하니, 이제 약간 어색한 사이인 집주인 아흐메드와 하루 혹은 이틀을 보내야 하는 상황이다. [2] 구덩이 파기: 땅 파는 일은 힘들다. 같이 일하는 사람도 없고, 작업을 지시하는 사람도 없을 때는 더 힘들다. 땅을 파면서 (내..
모로코 헬프엑스: 사막, 마을, 다도(茶道), 화덕 (여행 180일째) 2017년 1월 14일 토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0] 사막의 아침 [1] 마을 방문: 소피와 함께 마을(타구니트)에 다녀왔다. 즐거운 경험이었다. 30-40분 정도를 걸으니 마을에 도착했다. 어제는 오토바이를 타고 와서 몰랐는데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다. 학교를 하나 지나, 우체국 앞에 있는 마을 유일의 ATM에서 소피가 돈을 뽑는 것을 기다렸다. 계속 오류가 났지만 ATM언어 설정과 출금액 등을 바꿔가면서 간신히 돈을 뽑았다. 돈을 뽑고 마을 안쪽으로 들어갔다. 'Wi-Fi 가능'이라고 써붙인 작은 호텔 겸 카페가 몇 개 보였다. 소피가 큰 도시로 가는 버스 타는 곳(CTM 매표소)과 인터넷이 (비교적) 잘 되는 카페를 가르쳐 줬다.[2] 모로코 다도(茶道): 카페에..
모로코 헬프엑스: 타구니트, 사막의 집, 여행자들, 베르베르인 (여행 179일째) (배경음악: Morocco Berber Music)2017년 1월 13일 금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부근[1] 타구니트: 새벽은 계속해 아침을 향해 달리고, 7시 15분쯤, 해는 떠올랐지만 아직 공기가 으스스할 무렵, 버스는 목적지인 타구니트에 도착했다. 아주 작은 마을이다. 이곳이 최종 목적지여서 승객이 모두 내린 후 버스는 시동이 꺼졌다. 도착한 곳에는 버스터미널은 커녕 정류장 비슷한 것도 없어서, 버스에서 내리자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했다. 한 가게 앞의 벤치에 잠시 앉아서 기다렸는데, 곧 가게가 문을 열 시간이 되어 비켜줘야 했다. 공기가 차가웠다. 마을 사람들이 길가에 나와 쓰레기를 태우며 그 옆에서 불을 쬐고 있었다. 쓰레기는 대부분 종이나 비닐봉지 종류여서 활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