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 로마 플라타: 메노나이트 마을 (여행 295-296일째) 2017년 5월 9일 흐림 아순시온(Asunción) → 로마 플라타(Loma Plata) [1] 밤새 비가 쏟아졌다. 대화 소리가 안 들릴만큼 시끄러운 빗소리를 들으며, 싸게 산 포멜로를 까먹고 싸구려 맥주를 마셨다. 생각했던 것 만큼 행복하지는 않았다. 이런 걸로 만족하는 법을 알았다면 한국에서 여기까지 올 필요도 없었겠지. 맥주에도 안주에도 행복을 주는 힘은 없다. 이런 욕망들이 채워지면 오히려 무언가를 더 채워넣고 싶어진다. 만화책을 보고 싶어진다. 만화책을 보다가 성인 광고가 뜨자 거기에 눈이 간다. 아, 영원한 윤회란 이런걸 말하는가. 결국 배 터지게 먹고 딸딸이를 치던 과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단 말인가? 그건 기쁨의 시간이 아닌 절망과 패배감의 시간이었다. 돈이 없을 때, 돈을 쓸 일이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