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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타구니트 & 마라케시: 버스, 아틀라스 산맥, 구토, 꼬동 (여행 184일째) 2017년 1월 18일 수요일모로코 타구니트(Tagounite, تاكونيت) - 마라케시(مراكش) [0] 헬프엑스 정산: 어젯밤에는 집주인 아흐메드와 정산을 마쳤다. 하룻밤에 5유로. 하루에 3시간씩 일을 도와주면서도 식비 명목으로 내야 하는 돈이다. 일은 힘들지 않았고, 그리 열심히 하지도 않았고, 내는 돈도 그리 큰 돈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여기 와서 한 일(땅파기)이 밥값의 가치도 없는 일이라는 생각은 약간 씁쓸하다. 어딜 가도 그렇다. 현대 사회라는 커다란 공장의 부속품으로 일하지 않는 한, 내 순수한 노동의 가치는 보잘것 없다. [1] 버스: 새벽 일찍 일어나 짐을 챙겼다. 떠날 시간이다. 무하메드가 일어나는 것을 기다렸으나 버스 시간이 되어가는데도 일어나지 않아 살짝 깨웠다. 무하메드..
프랑스 마르세이유: 버스, 비, 모자이크, 그래피티 (여행 126-127일째) 2016년 11월 21일 월요일 베르가모 - 밀라노 - 마르세이유(Marseille) 배경음악: ZAZ - La Pluie 일기장이 또 젖어 있군. 베르가모에서 출발해 비 내리는 밀라노에서 마르세유 행 버스를 탔다. 제노바(Genova)를 지나는 산길과 남부해변가는 꽤나 멋졌고, 아무 생각없이 버스에 앉아 경치를 보는 것은 좋았지만, 비가 너무 많이 온다. 버스 제일 앞자리에 앉아 앞창문과 옆창문으로 바깥을 구경하며 왔는데, 오는 동안 프랑스 버스기사 아저씨가 자꾸 불어로 말을 걸었다. 프랑스어 공부가 다시 필요하군. 마르세유에서는 묵을 곳을 찾기가 힘들었지만, 결국 카우치서핑에서 지에드라는 남자가 하룻밤을 승낙해 주었다. 지에드는 시 외곽에 있는 대학교(University Campus Saint-Jér..
러시아 모스크바 - 우크라이나 키예프 행 버스 (여행 57일째) 2016년 9월 13일 화요일 러시아 모스크바 [등장인물] 파리다(Farida): 모스크바의 두 번째 카우치서핑 집주인 1. 어제 새벽 2시가 넘어서 잠자리에 들었는데 오늘 아침 6시에 일어난다. 나는 여행을 다니고 남의 집에서 숙식을 하며, 정신적인 긴장 때문에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는게 일상이 되었지만, 파리다는 어떻게 하루하루를 이렇게 보내는지... 정말 에너지와 삶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대단하다. 어젯밤 한참 동안 삶던 옥수수와 어제 파리다에게 사주었던 케이크를 아침으로 먹고, 타이밍을 잘 계산해 화장실에서 똥도 싼다. 집주인보다 빨리 일어나면 먼저 싸고 씻으면 되지만, 이렇게 집주인이 부지런한 경우에는 타이밍을 계산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집주인이 화장실을 사용해야 하는 타이밍에 내가 화장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