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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펠로타스: 시간 감옥 (여행 281-280일째)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브라질 펠로타스: 루이스, 제시카, 공동묘지, 흑마술 (여행 278-279일째) 2017년 4월 22일 토요일[1]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린다. 계속 두드리기에 일어나 바지를 올리고 문을 빼꼼 열어보니 지미다. 쉬를 싸게 하고 내보낸 후, 다시 문을 닫고 보던 일을 마저 본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짐을 싼다. 그동안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팔찌들을 가방에 묶는다. 그 순간, ‘내가 지금 원하는 건 그저 팔찌나 만드는 건데,’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날 아침은 맑다. 저 멀리 아름다운 능선도 보이고, 풀밭에는 햇살이 반짝이고, 주방에서는 빵 굽는 냄새가 풍긴다. 집에 가는 건 아니지만, 오랜만에 집에 가는 듯한 기분이다.[2] 아침 먹고, 점심 먹고, 간식 먹고, 저녁 먹고, 모든 사람들과 하나하나 작별을 하고 난 뒤, 오후 8시가 되어서..
브라질 해돋이 농장: 도랑파기, 동물놀이, 폭포 소풍 (여행 273-275일째) 2017년 4월 17일 월요일[1] 묵언수행 3인방(루이스, 실베, 제시카)은 폭스바겐 콤비를 타고 포르투 알레그레(Porto Alegre)에 볼일을 보러 갔다. 그동안 나와 엔지, 프란체스코, 프랑코는 도랑을 팠다. 빗물을 가둬두는 곳이다. 60-70cm 너비에 80-100cm 깊이로 땅을 파서 죽은 나뭇가지를 채워 넣었다. 널널하게 작업했다.[2] 벼룩으로 들끓는 옷을 비누로 빡빡 문지르며 ‘벼룩만 없었으면-’하고 생각한다. 웃긴 건, 한 달 전에는 ‘모기만 없었으면-’이라고 생각했고, 그 전에는 ‘목에 담만 없었으면,’ ‘혓바늘만 없었으면,’ ‘따뜻한 신발만 있었으면,’ ‘잠 잘 곳만 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즉, 지금은 담이나 혓바늘이 없고, 따뜻한 신발과 잠 잘 곳이 있다는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