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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해돋이 농장: 도랑파기, 동물놀이, 폭포 소풍 (여행 273-275일째) 2017년 4월 17일 월요일[1] 묵언수행 3인방(루이스, 실베, 제시카)은 폭스바겐 콤비를 타고 포르투 알레그레(Porto Alegre)에 볼일을 보러 갔다. 그동안 나와 엔지, 프란체스코, 프랑코는 도랑을 팠다. 빗물을 가둬두는 곳이다. 60-70cm 너비에 80-100cm 깊이로 땅을 파서 죽은 나뭇가지를 채워 넣었다. 널널하게 작업했다.[2] 벼룩으로 들끓는 옷을 비누로 빡빡 문지르며 ‘벼룩만 없었으면-’하고 생각한다. 웃긴 건, 한 달 전에는 ‘모기만 없었으면-’이라고 생각했고, 그 전에는 ‘목에 담만 없었으면,’ ‘혓바늘만 없었으면,’ ‘따뜻한 신발만 있었으면,’ ‘잠 잘 곳만 있었으면-’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즉, 지금은 담이나 혓바늘이 없고, 따뜻한 신발과 잠 잘 곳이 있다는 것!) ..
브라질 해돋이 농장: 벼룩, 부활절, 연극 (여행 266-272일째) 2017년 4월 10일 월요일비가 온다. 먼 하늘에서 번개가 번쩍번쩍 거리더니 비가 온다. 어제도 오더니 오늘도 온다.지금은 停電. 번개가 치더니 결국 정전이다. 꼬마 아이들은 무섭다는 듯 소리 지르고 난리를 부리지만 실제로는 즐거운 것 같다.밤새 긁적긁적 벼룩에 시달려서인지 아침부터 침울했다. 이불을 털다가 하나 이상의 벼룩 시체를 발견했다. 침대보에는 잠결에 때려잡은 모기가 피를 잔뜩 묻히고 죽어 있었다. 모기와 벼룩. 침울하다.칠레에서 바텐더를 하던 우아하고 예쁜 루나(Luna). 농장에서 누군가와 로맨스가 생겨야만 했다면 그 대상은 루나였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아침 루나의 얼굴이 달랐다. 무슨 벌레에 물렸는지, 음식을 잘못 먹어서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얼굴 한쪽이 팅팅 부어서 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