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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러시아

러시아 사마라: 볼가 강의 이방인과 비둘기 (여행 38일째)

2016년 8월 25일 사마라(Samara) - 올드 사마라 호스텔(The Old Samara)


1. 사마라에서의 하루는 길고 외로웠다.


아름다운 볼가 강(Volga River), 아름다운 도시의 건물들과 보행자 거리, 귀여운 아이들, 화창하고 맑은 날씨, 멋진 남녀들, 가족들, 운동 경기, 물놀이하는 사람들, 그리고 절실히 느껴지는 혼자라는 느낌과 그리운 어머니의 음식. 이런 여행이 계속되는 것이라면 아무리 아름다운 도시에 떨어뜨려 놓는다고 해도 일주일도 하기 싫다. 지금까지는 카우치서핑 호스트나 친구들과 항상 함께 있어서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나 보다.


돈을 아끼느라고 식당에는 들어갈 엄두도 내지 않았지만, 매일 슈퍼에서 빵과 과자만 사 먹다가는 몸이 축날 것 같아서 오이와 토마토를 몇 개 산다. 강변의 공중화장실에서 야채를 씻어서, 벤치에 앉아 하나씩 하나씩 씹어 먹는다. 빵과 야채와 과자를 아무리 집어 넣어도 어딘가의 허전함이 채워지지 않는다. 단 하루의 고독함도 제대로 견디지 못하면서 평생을 홀로 살려고 했다니.


2. 러시아에서는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찰이 많았다. 중국과 카자흐스탄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외모였는데, 기차에서 러시아 국경을 넘고 부터는 아시아인을 한 명도 못 만났다. 공원에서 한 번, 기차역에서 한 번 신분증 확인과 질문을 받는다.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은 호기심을 숨기는 건지, 그저 무관심한 건지, 러시아스러운 무뚝뚝함으로 시선조차 주지 않는다.


3. 해질 무렵, 호스텔로 돌아가는 길에 비둘기 한마리가 죽어가고 있다. 어둑어둑해지는 거리, 건물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그리고 그 물 웅덩이에 누워 숨을 헐떡 거리고 있는 비둘기. 주변에는 그 비둘기의 죽음을 지켜보는 친구나 가족 비둘기는 없고, 사람들만 지나친다. 헐떡 헐떡. 곁에 앉아 지켜보는 것 외에는 해줄 것이 없고, 나마저도 곧 자리를 뜬다. 죽음을 맞이하는 건 결국 혼자이다.


왼쪽 문이 호스텔 입구


꽃이 흐드러지게 핀 공원을 지나 강변으로 향한다.


파란 하늘과 한산한 거리. 분수에서 물을 마시는 비둘기들.


강변으로 향하는 보행자 도로


사마라의 예쁜 건물


코카콜라는 어디에나 있다


가정집 앞에 중세 기사 갑옷이 전시되어 있다.


볼가 강변. 사마라(Сама́ра)라고 적혀진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Матрёшка)


커다란 러시아 인형 속에는 기념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러시아 인형 속의 러시아 인형, 이걸 열면 또 러시아 인형이 나오겠지.


강변의 조각




파란 하늘 아래의 예쁜 노란색 건물


샛길로 들어가 보니 숲이 우거진 곳도 나온다


철길



사마라 풍경


바실리 차파예브 기념비(Monument to Vasily Chapaev)


사마라의 건물들

 

푸시킨 광장(Pushkin Square)에서 내려다본 풍경


푸시킨 광장 북쪽 시계탑과 시가지 풍경


볼가 강변의 비둘기들


사마라 영광의 광장(Glory Square, Площадь Славы)에 위치한 성 조지 성당(Church of St. George the Victorious)


강변에서 개가 헤엄치는 걸 구경하는 사람들


강변에서 운동하는 러시아 사람들


도도 피자(Dodo Pizza)


사마라 강변의 코끼리 열차


강변의 운동하는 사람들


사마라 시내 풍경


사마라 보행자 거리


볼가 강변 노을




죽어가는 비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