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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펠로타스(Pelotas) - 자구아랑(Jaguarão) 구간 히치하이킹 (여행 282일째) 2017년 4월 26일 수요일 [1] 아침에는 어제 먹고 남은 파이와 사과를 먹고, 커피를 얻어 마셨다. 구스타프의 친구(K-Pop을 좋아하는 여자)가 왔는데, 어제 집에 왔던 구스타프의 여자친구와 복잡한 삼각관계에 있는 것 같다. 두 여자 모두 체구가 큰데 반해, 구스타프는 마르고 병약한, 광기어린 문학가 느낌이다. 에릭에 의하면, 구스타프는 도스토예프스키와 쇼펜하우어의 우울한 부분을 지니고 있고, 정돈되지 않은 쓰레기더미와 같다고 한다. 어쨌든 구스타프의 그 살짝 감은 듯한 눈과 항상 미소 짓는 얼굴은 정말 마음에 든다. [2] 구스타프에게 열쇠를 빌려서 밖으로 나왔다. 도서관에서 조금 기다리니 제시가 왔다. 너무 반가웠다. 제시에게 그리도 하고 싶었던, 시간 정지, 죽음에 대한 거부감, 껍데기 같은..
브라질 펠로타스: 모래언덕, 서리, 론코코 (여행 281일째) 2017년 4월 25일 화요일 [1]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파나마에 가는 비행기 표를 84달러에 끊었다. 비행기를 타고 싶지 않았지만, 陸路로 다리엔 간격(Darien Gap)을 통과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과 배를 타고 여차저차 가는 것은 300달러 이상이 든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選擇의 餘地가 없었다. (84달러 중 航空運賃은 1달러이고 나머지는 空港稅, 油類稅 등이다.) [2] 아침에는 카밀에게 프렌치토스트를 얻어먹었다. 계란, 설탕, 우유 등을 섞은 걸쭉한 액체에 식빵을 담갔다가 버터를 바른 프라이팬에 구우면 완성이다. 단 한 조각이었지만 정말 맛있었다. [3] 오후에는 에릭과 함께 돌아다녔다. 먼저 에릭이 전에 살던 집에 가서 택배를 받았다. ‘스케이트보드 모양 스피커’와 ‘보사노바에 관한 책’..
브라질 펠로타스: 시간 감옥 (여행 281-280일째)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브라질 펠로타스: 루이스, 제시카, 공동묘지, 흑마술 (여행 278-279일째) 2017년 4월 22일 토요일[1] 평소보다 늦게 일어나 화장실에 앉아 있는데 누가 문을 두드린다. 계속 두드리기에 일어나 바지를 올리고 문을 빼꼼 열어보니 지미다. 쉬를 싸게 하고 내보낸 후, 다시 문을 닫고 보던 일을 마저 본다. 샤워를 하고 나와서 짐을 싼다. 그동안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남은 팔찌들을 가방에 묶는다. 그 순간, ‘내가 지금 원하는 건 그저 팔찌나 만드는 건데,’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 날 아침은 맑다. 저 멀리 아름다운 능선도 보이고, 풀밭에는 햇살이 반짝이고, 주방에서는 빵 굽는 냄새가 풍긴다. 집에 가는 건 아니지만, 오랜만에 집에 가는 듯한 기분이다.[2] 아침 먹고, 점심 먹고, 간식 먹고, 저녁 먹고, 모든 사람들과 하나하나 작별을 하고 난 뒤, 오후 8시가 되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