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 사피엔스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
역자: 조현욱
[1] 내용
- 과거의 샤먼과 마법사의 역할을 현재의 법률가와 사업가들이 하고 있다.
- 모든 사람들이 믿는 가상의 실재(공동의 믿음)는 현실 세계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 우리는 아직도 수렵채집 마인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달콤한 음식을 게걸스럽게 탐한다. 또한 사유재산이나 아버지에 대한 관념이 우리와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고대의 공유 공동체와 영원한 일부일처제 중 어느 것이 우리의 본성에 가까운지에 대한 논쟁도 흥미롭다.
- 가능성의 지평: 특정 사회에 열려있는 신념과 관행과 경험의 스펙트럼 전체.
- 파라과이 아체족: 높은 인물이 사망하는 경우 어린 소녀를 같이 매장. 병에 걸린 중년 남자를 버리고 갔는데 독수리들이 나무에 앉아 남자의 죽음을 기다림. 남자가 운좋게 회복해 무리를 따라가자 아무렇지 않게 "독수리똥"이라는 별명을 붙여주고 받아들임. 아체족 남성과의 인터뷰, "나는 나이 든 여자를 상습적으로 죽였다. 여자들은 나를 두려워했다. 이제 백인들이 오고 나니 나는 약해졌다." 한편 아체족은 성인 간 폭력이 극히 드물고, 남녀 모두 뜻에 따라 파트너를 바꿀수 있었음. 지배계급이 없고, 항상 미소를 띠고, 소유물에 대해 관대하고, 성공이나 부에 집착하지 않음. 어린이나 병자, 노인을 살해하는 것을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낙태나 안락사를 보는 시각에서 바라봄. 이 부족은 파라과이 농부들에 의해 사냥, 살해당함.
- 신생대의 생물들: 체중 200kg에 신장 2m인 캥거루. 호랑이 크기의 유대목(주머니 달린) 사자. 타조 두 배 크기의 새. 용 같은 도마뱀. 길이 5m인 뱀. 디프로토돈(2.5톤 짜리 웜뱃, 150만년 전 호주에 등장해 10차례 넘는 빙하기를 견뎠지만 사피엔스에 의해 멸종). 아메리카 대륙의 매머드. 마스토돈. 곰 크기의 설치류. 말과 낙타떼. 대형 사자. 검치 고양이(스밀로돈). 거대 땅 나무늘보(메가테리움, 6m, 8톤) 모두 사피엔스와 만난 후 멸종.
- 산업혁명 이전부터 인류는 꾸준히 생물들을 멸종시켜 왔음. 마다가스카르의 코끼리새와 자이언트 여우 원숭이 멸종. 수렵 채집인의 확산으로 멸종 제 1물결. 농업인의 확산으로 제 2의 물결, 산업 활동으로 현재 제 3의 물결 진행 중.
- 사치라는 덫: 수렵채집에서 농업으로, 농업에서 산업으로, 좀 더 쉬운 삶을 추구한 결과 개인의 삶은 더 어렵게 되어버림. 그리고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음. 오늘날 우리의 마찬가지. 사치품은 필수품이 되고 새로운 의무를 낳는 경향이 있음.
- 가축동물: 유전자는 광범위하게 퍼졌지만 개체의 고통은 극심해짐. 자신의 욕망 및 충동과는 전혀 맞지 않는 생활방식에 복종해야 함. 현대의 공장식 축산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목축업에서도 잔혹성을 충분히 찾을 수 있음. 뉴기니에서 돼지의 코나 눈을 도려내는 것. 대부분 수컷은 거세당하는 것. 출생 직후 새끼를 도살해 젖을 짜내고 다시 임신시키는 낙농업과 마찬가지로 새끼를 도살하고 박제로 만들어 어미의 젖 생산을 촉진시키는 일부 양치기 부족. 박제된 송아지에 어미 소변을 묻히고, 송아지 입에 가시 띠를 두르는 수단의 누에르족. 새끼 가축 코에 구멍을 내거나 코의 일부를 잘라내는 사하라의 투아레그족. 가축과 비슷하게 우리 사피엔스 종도 외견상으로는 성공했으나 개개인의 고통 측정되지 않고 있음.
- 수렵채집에서 농업으로: 수백㎢에 달하는 영토에서 수십㎡의 집으로 공간이 수축 → 강한 애착. 고립된 영토(=인공섬)를 떠날 수 없게 됨. 공간의 축소와 함께 시간의 확장이 일어남. 장기계획이나 걱정이 없는 수렵채집인에 비해 몇 년이나 몇 십 년 후를 생각하는 농부.
- 상상의 질서를 믿게 하는 방법: ① 상상의 산물이라는 것을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② 철저하게 교육한다.
- 상상이라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요인: ① 상상의 질서가 물질 세계에 뿌리내림(개인주의가 건축으로 구현됨 - 사적인 공간). ② 상상의 질서가 욕망의 형태를 결정(해외에서 휴가를 보내고 싶은 욕망 - 다른 동물들 다른 시대의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전혀 자연스럽지도 않음 → 19세기 낭만주의 신화 + 20세기 소비주의 신화). ③ 상상의 질서는 상호 주관적임(개인이 속박에서 풀려나더라도 다른 수백만 명을 설득해야 함).
- 잉카제국의 결승문자 '키푸': 매우 정확하고 효과적. 스페인 사람들이 현지 전문가들을 통해 사용했지만 이해를 못해서 자신들 지위가 약해짐. 단계적 폐지 후 해독기술이 완전히 사라짐.
- 필경사(scribe): 읽기, 쓰기, 목록, 사전, 달력, 서식, 표 사용법. 즉, 데이터 처리(조직화 방법, 복제 수단, 컴퓨터 알고리즘) 방법을 아는 사서 (=키푸전문가=DBA=사서=필경사=서기=회계사)
- 다신교의 통찰: 세상을 지배하는 최고 권력은 욕망이나 근심 걱정에 개의치 않음. 전쟁의 승리나 건강, 비를 요청하는 것은 무의미. 우주 최고 권력에게 다가가는 유일한 이유는 모든 욕망을 버리고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다 끌어안고 패배나 가난, 질병, 죽음까지도 끌어안기 위해서임. 힌두교 성자나 고행자는 자신의 삶을 아트만과의 합일을 위해 바침. 세속의 관심사에 빠진 신자들은 부분적 권력을 가진 신에게 접근(가네샤, 락슈미, 사라스바티 등).
- 일신론, 이신론, 다신론, 애니미즘의 혼합: 기독교는 일신론의 하느님, 이신론적 악마, 다신론적 성자, 애니미즘의 유령을 모두 믿음. 제설혼합주의.
- 자연의 법칙: 자이나교, 불교, 도교, 유교, 스토아철학, 견유철학, 에피쿠로스주의. 고타마의 통찰 - 마음은 무엇을 경험하든 집착으로 반응하고 집착은 불만을 낳음. 즐거움은 지속하려고 집착하는 한편 고통을 피하려고 애씀. 가장 위대한 왕이라도 슬픈과 번뇌로부터 달아나며 영원히 즐거움을 뒤쫓는 운명. 즐거움이나 불쾌함을 경험할 때 마음이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 고통이 없음. 슬픔을 경험하되 그것이 사라지기를 원하는 집착을 품지 않고 기쁨을 느끼되 그것이 유지되기를 바라지 않으면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을 수 있음. "지금과 다른 어떤 경험을 하고 싶은가?"-가 아닌 "지금 나는 무엇을 경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집중.
- 길가메시 프로젝트: 죽음의 정복. 19세기 까지만 해도 사지에 사소한 부상이 생기면 괴저가 두려워 손과 다리를 절단(마취제 없이). 사자왕 리처드(1199년 왼쪽 어깨에 화살 맞고 괴저가 퍼져 사망). 에드워드 1세(1237-1307)의 왕비 엘리노어(1241-1290)의 16명 아이 중 대부분 어려서 사망.
- 러디어드 키플링의 '백인의 짐': 백인의 짐을 받아들여라 / 너희가 낳은 가장 뛰어난 자식들을 보내라 / 이들에게 유배생활의 의무를 지워라 / ... / 반은 악마이고 반은 어린이인 / 침울한 사람들을 위해
(<정글북>과 <킴>만 알고 있었지 키플링의 백인우월주의 사상은 몰랐기 때문에 조금 놀랐다.) - 문화주의: 인종주의가 차지하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 인종주의는 피하는 대신 "그건 그들의 문화 탓이야"라고 말함. 프랑스 국민전선 등은 서구 문화는 민주적 가치, 관용, 양성 평등인데 반해 이슬람 문화는 계급제 정치와 광기와 여성 혐오를 특징으로 한다고 주장.
- 은행의 마법: 은행 계좌에 있는 예금의 90%는 이에 대응하는 실제 화폐가 없음. 하지만 이것은 (현대 경제는) 사기나 속임수가 아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신뢰임. 오직 이 신뢰가 세계의 돈 대부분을 뒷받침하고 있음. 경제의 거품이 터지기 전에 과학자, 기술자, 공학자가 어찌해서든 뭔가 큰 건수를 올리기를 희망하고 있음. 생명공학이나 나노기술 분야에서 새로운 산업 영역이 창조되어 나오는 수익이 있어야 은행과 정부가 2008년부터 만들어낸 조 단위의 환상의 돈을 뒷받침 할 수 있음.
- 동인도회사: 인도를 정복한 것은 영국 정부가 아닌 동인도회사의 용병. 군인이 많을 때는 35만명에 이르러 영국 왕의 군대 능가.
- 투자자와 전쟁: 이집트의 빚과 유럽인 채권자들의 내정 간섭. 1881년 이집트 민족주의자들의 반란과 외국 채무 불이행 선언. 빅토리아 여왕의 군대 파견. 1821년 그리스인의 오토만 제국에 대한 반란과 그리스 반군 공채. 채권 가격이 헬라스에서 벌어지는 전투의 승패에 따라 등락 거듭함. 반란군의 패배가 다가오자 영국은 함대 파견. 1827년 나바리노 전투에서 오토만 함대 격침. 그리스는 자유와 빚을 얻음.
- 설탕과 노예: 중세에 설탕은 희귀한 사치품. 아메리카에 대규모 사탕수수 농장 설립 이후 가격 하락하여 케이크, 쿠키, 초콜릿, 캔드, 코코아, 커피, 홍차 등 가당 음료 생산. 유럽인들은 단것을 점점 더 좋아하게 됨. 16-19세기 약 1천만 아프리카 노예가 아메리카로 수입됨(70%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함). 노예는 짧고 비참한 삶. 노예 포획 전쟁과 수송과정에서 수백만 명 사망. 유럽인이 달콤한 홍차와 캔디를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 동물의 희생: 절단기나 쓰레기 통으로 들어가는 수컷 병아리(매년 수억 마리). 송아지의 강한 사회적 욕구. 어미와의 유대감. 할로의 실험에서 천 엄마에게 붙어 철사 엄마의 젖을 빠는 고아 원숭이. 수백억 마리의 동물들이 산업적 착취체제에 희생당함. 지구의 행복을 평가할 때 인류의 행복만을 고려하는 것은 잘못.
- 쇼핑의 시대: 계속 헤엄쳐야 하는 상어처럼 끊임없이 생산하고 구매해야 하는 현대 자본주의 경제. 청교도와 스파르타의 금욕 윤리에서 소비지상주의로. 과거에는 귀족이 사치품에 돈을 쓰고 농부들은 검소하게 생활. 오늘날은 부자들이 검소하게 투자하는 반면, 보통 사람들은 빚을 내어 소비함.
- 야생동물: 기린 8만 마리. 소 15억 마리. 늑대 20만 마리. 개 4억 마리. 침팬지 25만 마리. 인간 70억 명.
- 자연파괴: 인류에 의해 자연 자체는 파괴되지 않음. 인류가 많은 종을 멸종시키고 있지만 쥐나 바퀴벌레는 전성기를 누리고 있음. 핵전쟁이나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류가 멸망하면 수천만년 후에 새로운 고지능 생명체가 될 가능성.
- 가족과 공동체 vs 국가와 시장: 가족과 공동체의 억압도 오늘날 국가나 시장보다 덜하지 않았음. 긴장과 폭력으로 가득하기 일쑤였음. 낭만주의 문학은 국가와 시장을 투쟁의 대상으로 묘사하는데 실제로 개인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국가나 시장 때문임. 브라질 군사 독재정권 시절에도 리우 시민이 타살될 확률은 아마존 밀림 토착민들보다 낮았음. 와오라니, 아라웨테, 야노마뫼 족 남성의 25-50%는 폭력으로 사망.
- 행복: 질병은 단기적 행복감을 낮추지만 상태가 점점 나빠지거나 지속적인 고통이 있는 것이 아니면 사람은 적응하고 행복 수준도 복원됨. 가족과 공동체의 영향 큼. 예언자, 시인, 철학자 들은 수천 년 전부터 가진 것에 만족하는 것이 원하는 것을 더 갖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 현대의 연구 결과도 같음. 제 3세계의 불만은 제 1세계의 규범에 노출된 탓도? 내부 생화학 시스템은 행복 수준을 상대적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프로그램 되어 있음. 어떤 일이 닥쳐도 상대적으로 즐거운 사람과 어떤 일이 있어도 상대적으로 불행한 사람. 프랑스 혁명이 프랑스인의 행복에 미친 영향은 크지 않음.
- 불교: 우리의 감정이 바다의 파도처럼 매순간 변화하는 순간적 요동에 지나지 않음. 불쾌감을 몰아내고 즐거움을 추구하는데 성공해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함. 덧없는 보상을 받으려 수고할 필요 없음. 번뇌의 근원은 이 순간적인 감정을 무의미하게 끝없이 추구하는 것에서 옴. 이 때문에 항상 긴장하고 동요하고 불만족함. 기쁠 때에도 기쁜 감정이 이어지고 더 강해지기를 바람. 이 모든 감정이 영원하지 않다는 속성을 이해하고 갈망을 멈추는 것이 해결책. 좋은 파도는 받고 나쁜 파도는 밀어내려 애쓰는 사람과 파도가 오고 가게 놔두는 사람.
- 생명공학: 네안데르탈인 복원. 매머드 복원. 망막 임플란트(시각장애인이 뇌 신호를 통해 문자 식별하고 얼굴 인식). 제시 설리반의 생체공학 팔(뇌의 신경신호로 작동). 집단적인 기억은행. 남의 기억을 자신의 것처럼 기억. 꿈 저장소. 강화 인간(초인간 엘리트 족속). 우리는 어떤 존재가 되고 싶은가 →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싶은가(스스로의 욕망 자체를 설계).
[2]
- 교배이론과 교체이론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사피엔스의 폭력적 성향을 강조하려는 듯 교체이론으로 치우친 해석을 하는 것이 이상했다(소제목이 '형제살해범'이다). 책이 출판되기 직전인 2010년에 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사피엔스에게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그 전까지는 저자가 교체이론을 전제로 글을 쓰다가 발표 후 절충하는 방식으로 글을 수정한게 아닌게 생각될 정도였다. 저자는 DNA의 비중(네안데르탈인의 DNA가 유럽인에게서 1-4% 발견[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동아시아인에게서 더 많이 발견], 데니소바인의 DNA가 호주 원주민에게서 6% 발견)을 근거로 사피엔스가 타 인간종과 융합도 있었지만 더 많은 학살과 교체가 있었을 거라고 한다. 하지만 저자는 1-6%를 과소평가하는 것 같다.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혹은 데니소바인)이 섞인 후 과연 몇 세대가 지났을까? 약 4만년 전에 섞였다고 하고, 한 세대가 30년이라고 하면, 그 후로 약 1300세대가 지난 셈이다. 그 많은 세대를 거치면서도 유전자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규모 연합체인 사피엔스와 국지적 네안데르탈 단체가 교배 혹은 교체로 융합되었을 때의 비율이 5:1 이었다고 가정하자. 인구는 맬서스가 언젠가 말했던 것처럼 (토끼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그렇다면 몇 세대 혹은 몇 십 세대가 지난 후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의 비율은 25:1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 비율이 벌어지는 속도는 점점 커져서 순식간에 사피엔스의 비율이 네안데르탈인의 비율을 압도할 것이다. 두 인종이 분리되어 각자 숫자를 불리는 것이 아니라 교배를 통해 유전자를 섞는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초반에 사피엔스의 유전자가 네안데르탈의 유전자보다 약간만 우세했다고 해도, 매 세대마다 조금씩 그 차이가 누적된다면 1300세대가 지난 후에는 격차가 심하게 벌어질 것이다(복리의 마법!). 동등한 비율의 교배시점부터 시작해서 매 세대마다 0.3%(=0.003)씩 사피엔스의 유전자가 우세해 진다면 1300세대가 지난 후에는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의 유전자 비율은 49:1이 된다. 퍼센트로 따지면 2%다. 즉 현재 남아있는 소량의 DNA는 전혀 소량이라고 할 수 없고, 두 인간종이 섞일 당시의 상황은 저자가 생각하는 것과 매우 달랐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 이어지는 저자의 논리들도 빈약하다. 저자는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을 압도했다는 "가정"하에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의 차이점을 짚어낸다. 바로 "공통의 신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이 공통의 신화라는 것은 이 책에서 아주 중요한 키워드이다. 이 키워드는 돈, 제국, 신(종교) 등 이 책의 다른 모든 주제들로 이어지는 단서 역할을 한다. 공통의 신화, 즉 저자가 말하는 "상호주관적 실재"가 인류의 역사와 현재 우리의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가 이 키워드를 수면 위로 부상시키기 위해 불완전한 가정들이 마치 객관적 사실인 것처럼 논리를 전개하는 것이 불편했다. 앞에서 살펴 보았듯이 저자는 "사피엔스가 네안데르탈인을 교체했다"는 빈약한 가설 위에, "그 교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픽션을 창작할 능력(대규모 협력 능력)이었다"는 더욱 더 빈약한 가설을 세운다. 물론 사피엔스만이 픽션을 창작할 능력(즉, 상상할 능력)을 타고난 것이 현재의 번식과 정복을 가능케 한 핵심 능력 중 하나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 이 "픽션을 창작할 능력"이라는 것을 "언어 능력", "계산적 사고 능력", "도구 개발 능력" 등으로 바꿔도 이야기는 별로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역사의 전개를 마치 수학이나 물리학처럼 원인과 결과로 딱 잘라 구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저자 스스로 '2단계[level two] 카오스계'를 언급하며 역사는 설명될 수도 예측될 수도 없다고 하면서 스스로는 역사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 저자는 동성애를 옹호하는 부분에서 "자연은 가능하게 하고 문화는 금지한다"는 말을 인용했다(저자는 동성애자다). 정말로 부자연스러운 행동은 아예 존재 자체가 불가능하므로 인간이 인위적으로 무언가를 금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성행위는 출산을 위한 진화의 산물이지만, 침팬지와 보노보 같은 동물들이 사회적 목적을 위해 성행위를 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의 동성간 성행위도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어느 정도 동의할 수는 있지만 완전히 동의할 수는 없는 주장이다. 저자의 동성애에 대한 관용적 입장은 두말할 것 없이 명백하고, 사회 분위기도 동성애에 점점 관대해지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동물과 인간을 비교하며 이런 주장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저자의 논리가 옳다면 같은 논리로 근친상간, 소아성애, 수간 등도 옹호할 수 있어야 한다. 동물들에게서 관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인위적으로 무엇을 금지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 채식하자.
- 명상하자.
- 공부하자.
- 온갖 잡다한 지식과 주제를 다루는 책이다. 억지 논리로 보이는 곳도 있지만 저자의 의견에 대부분 동의한다. 고엥카의 제자라는 것을 알고 책을 읽어서 그런지 긍정적 편견을 가지고 읽었다. 불교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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