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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브라질

브라질 리우: 타우바테행 버스, 에듀왈도와의 만남 (여행 207일째)

2017년 2월 10일 금요일

브라질 리우(Rio de Janeiro) 이지고잉 호스텔 - 타우바테(Taubaté) 에듀왈도(Edu)네 집

[1] 많은 일이 일어난 흥미로운 하루였지만 약간 피로하고(늦었고) 모기소리와 가려움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기에 간략하게 쓰고 싶다.

[2] 아침에 일어나 바나나 2개, 커피, 다이제를 먹고(아침+점심), 느긋하게 시간을 떼우다가 배낭을 메고 7-8km의 산책을 시작한다. 북쪽 끝 박물관(Museu do Amanhã)까지 올라갔다가 서쪽으로 꺾어서, 벽화가 많고 노면전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 쭈욱 걸었다. 어제 본 그림들과 깨진 유리창을 구름없는 파란 하늘 아래에서 보니 더 좋다.

[3] 버스 회사를 찾아가, 어제 시스템 오류로 결제가 진행된 것을 취소해 달라고 손짓발짓 어찌저찌 말했다. 한참 기다리다가,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직원으로부터, 30일 후에 환불될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환불이 안되면 연락을 달라며 이메일과 전화번호까지 적어줘서, 한결 마음을 놓고 버스를 탄다.

[4] 창밖으로 커다란 나무가 이쑤시개처럼 빽빽하게 솟아있는 정글이 보이다가, 점점 나무가 싹 밀리고 목장이 된 땅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소와 말이 느긋하게 서서 초원에 똥을 뿌리는 모습은 보기 좋았지만, 갈수록 심각하게 목장지역은 광활해지고 정글지역은 협소해진다. 지구 괜찮을까.

[5] 버스 옆자리에 앉았던, 원래 브라질 출신이지만 미국 코네티컷에 살고 있는 아주머니가 말을 걸었다. 자기도 브라질에서 혼자 여행하는게 너무 무서운데 무섭지 않냐고. 내일 모레는 혼자 상파울루에 간다고 하니까, 미쳤냐고 한다. 브라질 사람들은 정말 겁을 주는데 선수다. 타우바테에 도착한 다음에는, 절대 혼자 걸어가지 말라며, 마중나온 동생과 함께 목적지까지 차를 태워주셨다.

[6] 오늘은 에듀(Edu)네 집에서 카우치서핑이다. 에듀네 집에 도착하니 강아지랑 고양이는 있는데 사람은 없다. 기다리고 있으니 곧 에듀가 차를 끌고 왔다. 에듀는 소방관으로 일하고 있는데 키가 크고 환한 인상에 톰 크루즈가 생각나는 잘생긴 얼굴이다. 톰 크루즈보다 조금 더 잘생겼다. 시원한 비를 맞으며 에듀네 집 정원의 각종 식물과 나무를 구경했다. 몇몇 식물은 따서 냄새도 맡아보고 먹어도 봤다. 영국에서 데이브 영감님에게 받아온 오색깃발(룽타)을 선물했더니 너무 너무 좋아하며 즉시 마당에 장식한다.

[7] 에듀의 여자친구 카밀라를 데리러 한참 동안 차를 달려 옆 도시(São José dos Campos)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작은 마을에 들러 피자를 먹었다. 피자값이 63헤알이 나왔고, 나는 그중에 20헤알만 냈는데도 하루 숙박비 값이다! 하지만 에듀가 마음에 들어서인지 돈이 별로 아깝지 않다. 위빳사나 명상을 경험한 동지라서 그런지 더욱 친근하고 믿음이 간다. (에듀 아버지가 명상센터에 들어간 2번째 날이라고 했다.) 집으로 돌아와 차를 마시고, 바나나와 카카오로 만든 달콤시원한 디저트도 먹었다. 집 구석구석에 사진을 찍어두고픈 예쁜 요소들이 많았다.

리우 이지고잉 호스텔

이지고잉 호스텔 로비

성당

코파카바나 해변은 못갔지만

오물질이 떠다니는 바다 구경은 했다

대형 유람선이 보인다

그리고 예술로 승화된 폐건물들

어제 봤던 코브라의 벽화

좀 위험해 보이는 지역

지난 카니발의 흔적 혹은 이번 카니발의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