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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브라질

브라질 타우바테 & 상파울루: 롤라, 굴다리, 카우치서핑 (여행 209-210일째)

2017년 2월 12일 일요일

브라질 타우바테(Taubaté) 에듀왈도(Edu)네 집

(이날은 피곤했는지 아무것도 적지 않음)

50분 명상으로 아침을 시작. 망고, 바나나, 견과류, 빵, 쥬스로 아침식사.

멀리 다른 도시에서 에듀의 친구들이 와서 같이 대화를 하다가, 원주민들이 치료/의식용으로 마시는 차에 대한 얘기를 들음. [아야와스카(Ayahuasca)라는 차인데 이 차와 신비체험에 관한 얘기는 나중에 다른 곳에서 또 듣게 됨.]

같이 점심식사를 하러 교외의 분위기 멋진 식당으로 감.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음료를 시켜 먹고 음식을 기다림. 가격이 부담되어 덜덜거리며 음료도 물만 시켰는데, 다행히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음식은 취소함. 에듀 친구들이 음료수를 나눠주고 돈도 내줌.

왠지 나른하고 피곤했는데, "니 집처럼 편하게 있어"라고 말해주는 에듀. 에듀랑 카밀라도 낮잠을 자는 듯하고, 나도 푹 쉼. 일어나서는 전날 만들었던 스파게티 소스 남은 것에 칼국수면 같은 것을 넣어 먹음. 난 맛있었는데 둘은 너무 맵다고 함.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이웃집 친구들이 놀러옴. 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남매인데, 같이 정원을 구경하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바탕 음악 축제를 벌임. 남매가 나에게 한글을 배우고 싶어했지만 오늘은 시간이 없어서 가르쳐 주지 못함.

저녁 무렵에 강아지들과 함께 차를 타고 공원에 나들이 나감. 개들이 달리는 모습과 속도는 정말 아름답다. 불가리아 기테네 정원에서 개들과 뛰놀던 생각이 나서 장난을 쳐 보려다가 롤라(개)에게 겁을 줘 버리는 바람에 롤라가 계속 나를 피함. 같이 놀자고 따라오는 애를 겁줘서 쫓아낸 꼴이 되어버렸으니... 계속 미안했음. 오해가 생긴게 아쉽고, 앞으로 동물과의 의사소통해도 조심히 행동을 해야겠다는 반성.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정말 맛있는 아사이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음. 감사합니다.

내가 머물던 손님방. 고양이도 자꾸 여기에 들어와서 잔다.

굴욕샷을 찍어주마.

미니미를 타고 공원 나들이 갈 준비

2017년 2월 13일 월요일

브라질 상파울루(São Paulo) R. Paim, 158. 맑고 더움

아침 일찍 카밀라는 '빅 몬스터'를 타고 떠남. 에듀와 둘이서 1시간 명상 후, 짐을 싸서 집을 나옴. 다음 주에 다시 와도 되냐는 말이 입가를 멤돌지만 차마 나오지 않음. 너무 좋은 대접을 받아서인가. 버스터미널에서 상파울루 행 표를 끊고 버스에 탐. 내리기 싫은데 두 시간 정도 지나자 도착해 버림. 자, 다시 시작이구만.

핸드폰을 꺼내기 무서운 도시니, 일단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하나 받아 들고 터미널을 나옴. 메트로 역이 보이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 걷기로 함. 다리를 건너, 사람들을 지나쳐, 남쪽으로... 거리의 행상인들, 앉아서 맥주 한 잔 마시기 완벽해 보이는 구질구질한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가 늘어선 가게들. 옥상 부분은 공사가 중단된, 마감이 되지 않은 건물에 꽉 들어찬 세대들. 그 위에 달린 수많은 위성 안테나 수신기. 담벼락과 건물에 그려진 잡다한 총천연색 그림들. 거리에 누워있고 앉아있는 사람들. 텐트치고 그 안에 살림살이까지 구비해 놓고 사는 사람들. 다리 밑에서 사는 사람들. 빨래까지 널려 있다. 차마 사진기를 들이댈 수 없어 눈에만 담아 지나치는 풍경들. 그렇게 한시간 반 정도 걸어 도착한 미카엘(Michael)네 집. 오늘의 카우치서핑 숙소다. 경비실에 가니 미카엘이 맡겨 놓은 열쇠를 준다. 오예! 비어있는 집에 들어가 미카엘에게 잘 도착했다고 연락을 한 후, 집 청소를 조금 하고, 씻고, 빨래하고, 핸드폰을 만지다 보니 시간이 금방 간다.

집 근처 마트에서 빵, 과일, 쥬스를 조금 샀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다. 집으로 돌아와 버터와 빵을 조금 먹고 아름이와 유빈이를 만나러 나간다. (아름이와 유빈이는 한국에서 만난 브라질 교포 친구들)

두 사람보다 먼저 약속 장소인 프루타리아(Frutaria)에 도착. 과일을 파는 곳인데, 가격도 비싸보이고, 기다려도 두 사람이 오지 않아서, 자꾸 도망치고픈 마음이 들었다. 아름이랑 유빈이는 뭐라도 사줄 생각으로 오는 건데, 나는 그거 몇 푼 아끼자고 도망갈 생각이나 하고 있다. '몇 분이나 기다리다가 돌아가면 될까?' 이렇게 생각하며... 곧 아름이가 와서 각각 쥬스(가장 싼거)와 아사이를 시켜 먹으며 유빈이를 기다린다. 곧 유빈이가 커다란 빵을 들고와서 먹으라고 주더니, 사줄테니까 먹고 싶은 것 다 먹으라고 한다. 어찌나 고맙던지. 그런데 음식 가격이 하나에 3-40헤알(9000-12000원) 정도이니, 하루 예산이 20헤알(6000원)인 나로서는 할말도 없고 시킬 음식도 없다. 

그렇게 저녁을 먹고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집에 10시 반쯤 왔는데도 집주인이 안 온다. 남의 집을 나 혼자 쓰고 있으니 좋다. 미카엘은 밤 늦게 집에 왔다.

상파울루 첫인상

굴다리 밑의 고양이 가족

텐트촌 사람들도 이 고양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환경에서 살고 있었음.

깔끔하게 정리된 미카엘 집의 선반. 미카엘은 게이인데, 마돈나를 무척 좋아한다.

주방 겸 세탁실

사람 대신 동물이 그려진 브라질 지폐가 너무 예쁘다.

주인이 없는 집에서 자유를 만끽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