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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브라질

브라질 소스템플: 마지막 날, 줄리와의 데이트 (여행 229일째)

2017년 3월 4일 토요일 22:30

브라질 소스템플. 낮에는 구름과 햇살. 밤에는 비가 많이 내림.

[1] 드디어 마지막 날이다! 너무 금방 지나가 버린 2주일이었다. 적응했다 싶으니 떠날 때가 되는구나. 누군가에게 말을 잘 했으면 돈을 내지 않고 지금처럼 봉사자로 더 오래 머무를 수도 있었을 테지만, 약속되어 있는 곳들도 있고, 무엇이든 끝은 있는 법이니, 감사하는 마음을 끝을 맞이하자.

[2] 오전의 요가와 만트라 모임이 끝나고, 게스트하우스에 다들 모여 팬케이크를 만들어 먹었다. 그 후에는 줄리와 함께 돌멩이 목걸이를 만들었고, 라져와 케이시와 셋이 프리스비를 했다.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초록빛 잔디밭에서 산책나온 강아지들처럼 신나게 놀았다.

[3] 오후에는 피터와 함께 독서 모임에 가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취소하고 줄리와 함께 폭포에 가기로 했다. 대나무 지팡이로 땅을 딱딱 짚으며 길을 따라 내려갔다. 줄리와 소스템플에 관한 얘기를 하며 깊은 공감을 느꼈다. 줄리는 이미 소스템플에서 사용하는 교재인 A Course in Miracles를 전에도 읽어봤고 좋아한다고 했다. 하지만 봉사자에서 학생으로 전환한 후, 소스템플에서 진행되는 모든 수업에 참여하려니, 부담이 되고 얽매이게 되어 에너지 소모가 크다고 했다. 나도 소스템플의 분위기와 사람들은 좋지만, 수업이나 수업 참여를 독려하는 것은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에듀가 말했던 스페셜 티(아야와스카, Ayahuasca)를 마실 수 있는 쿠냐 근처의 센터(Espaço Flor das Águas)에 대한 얘기도 했다. 줄리가 그쪽에도 봉사활동 신청을 했었다고 한다. 4월에는 플로리아노폴리스(Florianópolis)에서 하는 워크샵에 갈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거든 저거든 같이 하고픈 마음도 들었다.

[4] 폭포 이곳 저곳에서 물에 발도 담그고, 세수도 하고, 평평한 바위에 나란히 누워 있다가, 앉았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줄리의 몸에서 잘 씻지 않은 시큼한 냄새가 나고, 제모하지 않은 겨드랑이와 다리의 털이 보이지만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너도 꾸밀필요 없는 그대로의 너 자신, 나도 편안한 나 그대로의 자신.

[5] 돌아오는 길에는 번갈아가면서 눈 감고 걷기를 했다. 줄리는 눈 감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나도 눈 감고 걷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나중에는 내가 대나무 지팡이로 땅을 쳐 소리를 냈고, 줄리는 눈을 감고 소리만 들으면서 나를 따라왔다. "눈 감고 걷기 최고기록이야"- 거의 20분 동안 눈을 감고 소스템플까지 걸어온 후 줄리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6] 돌아온 후에는 저녁을 먹으며 같이 "니모를 찾아서"를 봤다. 그리고 짐을 쌌다. 이제 자자-.


농장의 탐스러운 가지

호빗굴같이 생긴 작은 집. 통신장비를 두는 곳이라고 들었다.

학생 숙소의 신발장

이웃집의 백마들

푸른 초원과 맑은 개울물

게스트하우스 뒷문

게스트하우스와 과일나무들

좌측은 게스트하우스 우측은 샤워실과 화장실

좌측에는 샤워실들이 있고 우측에는 화장실들이 있다.

라져가 찍어준 마을 바의 닭 사진

3월 1일 언덕에 올라가 찍은 파노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