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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브라질

브라질 해돋이 농장: Ceu, Sol, Sul (여행 257-259일째)

배경음악: Ceu, Sol, Sul, Terra e Cor

2017년 4월 1일 토요일

(붉은 해돋이를 보며) 줄리아노, 마리네즈, 다이앤을 떠나보냈다.

오후에는 인터넷 위성 설치를 위해 콘크리트 구조물을 만들었다. 어제 새로 온 실베(Silvestre)가 작업을 지도했다. 먼저 선반톱을 이용해 나무판을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그 다음에는 나무판을 에어타카로 고정해 사각형 구조물을 만든다. 마지막으로 모래, 시멘트, 자갈, 물을 섞은 반죽을 구조물에 들이붓고 굳힌다.


2017년 4월 2일 일요일

맛있는 요리는 손이 많이 가고, 설거지거리도 많이 생긴다. 삶을 복잡하고 다채롭게 해주지만 그만큼 피곤하게 만든다. 아기 고양이 나비와 꼬마 지미도 비슷하다. 어떨 때는 너무 사랑스럽지만, 질릴 만큼 귀찮을 때도 있다. 이성(異性)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지금 읽고 있는 <빙점>에서 원장과 아내 사이의 갈등, 분노, 고뇌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독신인 사람은 이런 고통을 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이런 것들을 최소화하고, 삶을 간소하게 하는 것이 물론 필요하겠지만, 어떻게 보면 삶의 정수는 그런 ‘불필요함’이 아닌가? 먼지로 존재하면 단순하고 간단했을 것을, 어쩌자고 의식 있는 존재가 되어 기쁨, 괴로움, 행복, 사랑, 고뇌, 간지러움, 통증을 느끼는지.

지미가 숨겨놓은 개밥그릇을 찾기 위해 루나와 함께 농장을 샅샅이 뒤졌다. 그동안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를 공부한 덕분에, 처음으로 루나와 오랫동안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루나는 여행하기 전에 사회학을 공부했고, 바텐더로 일했다고 한다.


2017년 4월 3일 월요일

아침에 닭장 청소를 하다가 하얀 닭 한 마리가 더 죽은 것을 발견해 묻어줬다.

닭똥과 마른 풀을 치우고, 숲에서 나뭇가지를 줍고, 프란체스코가 거창하게 벌려놓은 주방청소를 돕고, 집 주변의 잡동사니를 정돈했다. 

엔지가 아기 전갈을 잡았다. 프란체스코가 아기 전갈을 큰 전갈 사체가 들어있는 유리병에 넣은 후, 알코올을 부어 죽였다.

오후에는 제시카, 실베와 함께 닭장에 설치할 구조물을 만들었다. 조금씩 목수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월요일 저녁에는 합창 모임이 있는데, 하루 종일 일하고 공동생활을 하다 보니, 한 시간의 모임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모임을 위해 외부에서 온 피모 아저씨가 홀로 기타 치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니, 참여하는 게 예의라는 생각이 든다. 'Ceu, Sol, Sul, Terra e Cor(하늘, 태양, 남부, 대지, 그리고 색깔)'이라는 노래가 정말 좋다. 이 노래를 부를 때면 마치 남부 브라질(Rio Grande do Sul)이 내 고향인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Aquarela - Toquinho', 'Cio Da Terra', 'Terre Rouge'도 정말 좋다!)


구조물 만들기

농장에 새로 온 실베

새로 만든 노트에 그린 표지그림

4월 2일 아침 산책

부르지 않아도 항상 따라오는 카이와 자파카

이웃 농장

에우 메우 리우 그란지 도 술!

All you wish for me, I wish double for you

달걀 줍기

산 닭

죽은 닭. 벌써 개미가 꼬였다.

죽은 닭은 말이 없다.

프란체스코와 엔지가 잡은 전갈

합창 시간에 사용하는 가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