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일주/볼리비아

볼리비아 산타크루즈: 아니따, 예배당, 고양이 (여행 300일째)

2017-05-14

[1] 아니따

고기 때문인지 인터넷 광고 때문인지 한동한 잠잠했던 욕망이 싹튼다. 

약간의 암시만 있어도 차곡차곡 쌓아온 절제에 금이 가고 욕망이 솟아나는데, 매일 이런 자극에 노출되는 사람들이 어찌 이 자극을 견뎌낼 수 있을까.

[2] 오전 예배

볼리비아 교회는 어떤 모습인지 도로시 아줌마를 따라가 보았다.

교회 입구는 시장통같이 먹거리 상인이 바글바글했다. 
예배당 문이 열릴 때까지 비를 맞으며 기다렸다.

연녹색 휘장을 친 거대한 실내 체육관 강당에 청바지 차림의 신도들이 좌석을 빼곡히 채웠다.

에스빠뇰이어서 찬양은 자막을 보고 대충 따라해도 설교는 이해를 못해 지루했다.

도로시 아줌마가 내 손을 잡고 기도해주었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가족과 여행을 축복해주셨다. 감동했다.

[3] 아니따

아니따가 말했다.

“고향 독일을 떠나 볼리비아에 살고 있지.
나에게 이곳은 혼란스럽고 힘들어.
남자들은 내 몸만 원하고, 여자들은 패션이니 뭐니 나와 안 맞아. 
그래서 난 담배를 피우고, 마리화나도 피우지.

이게 아니면 그저 따분해.
너처럼 여행이나 떠났으면.”

[4] 도둑 고양이

도둑 고양이에 시달리던 볼프강 아저씨가 덫으로 새끼 고양이를 잡아 우리에 가둬 두었다.

“오늘 시골에 버리고 올 거야.”

우리 위에 앉아 울던 어미 고양이가 매서운 눈빛으로 쏘아본다.

[5] 저녁 예배

도로시 아줌마의 소개로 교회에서 한국인 영수 아저씨를 만났다. 
아저씨는 브라질 여자와 결혼해 예쁘고 똘똘한 딸을 낳았다.

아저씨 가족을 만나 커피와 치즈빵을 얻어먹고 사진도 찍고 함께 저녁 예배에 갔다.

오전과는 다른 분위기의 교회에서는 티셔츠를 맞춰 입은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방방 뛰고
커다란 깃발을 흔들며 열차를 만들어 실내 체육관을 빙빙 돌았다.

“올레 올레 올레 올레- 예수- 예수-”

축구장인지 예배당인지 아카라카인지, 이름은 달라도 모두 같은 것이구나.

과일과 개구리가 있는 식당
첫번째 가족
두번째 가족
저녁 예배
Party Time
아저씨와 아줌마 젊었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