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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볼리비아

볼리비아 타라부코[Tarabuco]: 염소 울음소리 (307日)

[1] 꼬동형이 타라부코 시장에 간다고 해서, 일반 대중교통을 통해 가는 걸로 착각하고 따라간다고 했다가, 왕복 40볼(8000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동행하게 되었다. 목마름과 쉬마려움의 협공 속에서도 꿋꿋히, 창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창밖으로 멀리 뻗은 들판과 산의 절경을 바라보았다. 감탄이 멈추지 않는 최고의 풍경에 40볼에 대한 미련은 싹 사라졌다. 뒷자리에 앉은 아줌마와 할머니의 끊임없이 계속되는 수다를 듣다 보니 2시간이 금방 지나 목적지에 도착했다. 

[2] 도착한 마을의 정경도, 마을 사람들도 마음에 들었다. 지금까지 만났던 도시 사람들과는 달리, 눈도 마주치고, 인사도 건네는 마을 사람들. 시장 구경, 물건 구경, 먹거리 구경, 사람 구경, 짐승 구경, 사진 찍기. 사진 참 많이 찍었다.

마을을 둘러본 후에는 사람이 없는 언덕에 올라가 원하는 만큼 탁 트인 풍경을 즐겼다. 기분 좋아질 만큼 좋은 풍경이라 오랜만에 독사진도 찍어봤다. 핸드폰을 돌 위에 올려놓고 타이머를 맞춰서 찍었는데, 핸드폰이 쓰려져 액정에 금이 갔다. 지금까지 핸드폰이 망가질 일 없다는 생각으로 지내왔는데, 그게 아니었다.

[3] 돌아온 후에는 야채를 삶아 먹었다. 체크아웃 후에 모자를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고, 한참 방안을 뒤지다가 포기하고 나왔는데, 주인 아주머니가 챙겨 뒀다가 들고 나오셨다. 다행.

[4] 라파즈로 가는 표가 없는 줄 알고, 어쩔 수 없이 코차밤바로 가게 되나 했는데, 라파즈 표가 있었다. 가격도 100볼인줄 알았는데, 70볼 밖에 안했다. 다행. 행복하게 버스에 올랐다. 

[5] 염소를 싣고 보자기로 싸서 싣고 가는 사람이 있었다. 귀엽고 불쌍한 염소.

염소 울음소리는 어찌나 애처롭던지. 염소 울음소리, 애들 우는 소리, 음악 소리가 뒤섞여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깜깜하게 조명도 모두 꺼놔서 책을 읽을 수도 없었다. 창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차가운데, 몸은 추운건지 더운건지 모르겠고, 목은 텁텁하니 기침이 나왔지만, 화장실에 가고 싶을까봐 걱정되어 물을 마실 수 없었다. 발 밑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가 끈적끈적하게 묻어 있었다. 그저 잠들기만을 바라는 시간. 가방에서 뒤적뒤적 침낭을 꺼내 몸을 덮으니 그나마 몸이 따뜻해지며 잠이 왔다.

오줌 싸러 내린 곳에서는 별들이 사막처럼 많았다. 

 

2017-05-21 08시-11시

 

2017-05-21 11시-11시 30분

2017-05-21 11시 30분-12시 15분

2017-05-21 12시 15분-14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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