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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우유공장, 아두아나, 버스 (여행 297-298일째) 2017년 5월 11일 [1] 아침에는 클리포드 듀익(Clifford Dueck)을 만나 우유 공장을 했다. 하루에 몇십 만 리터를 가공한다더라? 초코우유, 흰우유, 딸기우유 등 다양한 우유를 생산하는데 멸균 우유여서 유통기한이 6개월 정도 된다고 한다. 끊임없이 포장되어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도는 우유를 보니 찰리와 초콜렛 공장이 떠오른다. 창고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우유가 쌓여 있었는데, 이 재고가 2주일이면 순환된단다. 공장 견학이 끝난 후에는 무료 제공된 요거트를 먹으며 메노나이트 협동조합에 관한 비디오를 봤다. 내가 수많은 비건 영상을 보며 '악의 축'으로 규정했던 '유제품 및 육류 생산'이 이곳에서는 수천 명의 생활 기반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 사람들은 채식과 비건 운동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북 치는 사람들 (여행 285일째) 2017년 4월 29일 토요일 [1] 한국행 비행기 표를 끊었다. 캐나다에서 9월 1일에 비행기를 탈 豫定이다. 만 9개월을 여행하면서 280만원을 썼고, 이제 4개월을 더 여행해야 하니, 남은 時間에 비해 豫算이 턱없이 많은 상황이다. 이제 500만원으로 世界一周라는 목표는 이미 達成했다고 할 수 있으니, 작은 일에 一喜一悲하지 말고, 만나는 사람들을 사랑하고,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조바심과 걱정 대신 여유와 평온으로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 [2] 이틀 동안 좋은 호스트가 되어준 알레한드로에게 직접 만든 못생긴 팔찌를 선물하고, 짐을 싸서 같이 집 밖으로 나왔다. 헤어지기 전, 알레한드로가 어렸을 때부터 함께 마을에 살며 자라왔다는 친구 부부를 방문했다. 이 부부는 도시락을 판매하는 사업을 하는데, ..
우루과이 뜨레인따 이 뜨레스: 알레한드로 가족, 공동묘지, 도서관 (여행 283-284일째) 2017년 4월 27일 목요일 [1] 저녁 늦게 뜨레인따-이-뜨레스(Treinta y Tres) 마을에 도착해 카우치서핑 호스트 알레한드로(Alejandro Vaco)의 집을 찾아왔다. 알레한드로와 알레한드로의 여자친구 누베(구름), 알레한드로의 첫째 누나 슈딧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모두가 탁자에 둘러앉아 나의 여행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하고 관심 있게 들어줬다. 구글맵을 켜놓고 위치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이런저런 질문과 대답을 주고받았다. 누베는 내일 새벽 4시에 일어나야 하는데도 늦게까지 이야기를 듣다 갔다. 원래 내가 26일에 도착하겠다고 하고서는 연락도 없이 노-쇼를 했기 때문에 세 사람은 전날도 나를 오랫동안 기다린 모양이었다. “나도 히치하이킹으로 여행을 해봐서, 일정이 생각한 것처럼 ..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 문화센터, 시위대, 루카스, 파올라 (여행 234일째) 2017년 3월 8일 수요일 브라질 쿠리치바(Curitiba) 포르투 알레그레행 야간버스. 버스에 타자마자 발미르 아저씨가 사주신 5헤알짜리 핫도그를 먹고, 안대를 쓰고 잤다. 나중에 보니 의자가 뒤로 많이 제껴져서, 끝까지 제끼고 푹 잤다. 휴게소 혹은 버스터미널에 몇번 들렀지만, 소변을 보러 한번 내린 후로는 버스가 서건 말건 신경쓰지 않고 그냥 잤다. 아주 잘 잤다. 2017년 3월 9일 목요일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Porto Alegre) 아침에 어떤 도시의 터미널에서 사람들이 많이 내렸다. 30분 동안 정차한다길래 아침 대변을 처리했다. 역시나 전날에 뷔페 따위를 먹어서 배설물이 깨끗하지 않았다. (반면 바나나와 빵 위주로 간소하게 먹은 날은 깨끗하다.) 버스가 포르투 알레그레에 늦게 도착하기..
브라질 쿠리치바: 발미르, 웨슬리, 에리카 (여행 232-233일째) 2017년 3월 7일 화요일브라질 쿠리치바(Curitiba)[1] 블라블라카로 쿠리치바에 도착한 후, 버스터미널로 픽업하러 오신 발미르 아저씨를 만나, 아저씨 집에서 카우치서핑을 하고 있다.[2] 정말 좋은 사람! 정말 좋은 곳이다! 영국에서 데이브 영감님으로부터 받은 인상들 때문에, 독신 노인이 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품게 되었는데, 여기서 발미르 아저씨를 만나며 그 인식이 바뀌었다. [3] 아저씨 집에서 웨슬리와 에리카를 만났다. 에리카는 발미르 아저씨의 조카인 웨슬리의 여자친구인데 발미르 아저씨 집에 머물고 있다. 정말 정신없는 친구다. '사랑'을 믿는 종교를 창시하고 책을 써야한다며 나에게 인터뷰를 요청하더니, 동양, 한국, 불교 등에 대한 정보를 강요했다. 하하. 에리카는 다큐멘터리 영..
브라질 상파울루: 미카엘, 과루자, 만디오까, 아름이네 별장 (여행 212일째) 2017년 2월 15일 수요일브라질 상파울루(São Paulo) & 과루자(Guarujá)[1] 미카엘: 아침에 일어나 보니 미카엘이 안 보여, 화장실에 있는줄 알고 조용히 거실에 앉아 있었는데, 현관문이 열리더니 밖에서 미카엘이 들어왔다. 아침 일찍 일어나 수영을 다녀온 것이었다. 어제 새벽 한시에 요리를 해먹고 잤다는데, 정말 부지런한 친구다. 가끔씩 혼잣말로 어이없다는 듯이 "와-앗(Whaaat)↑↑?"이라고 하는게 귀엽다. 매주 수요일이 과일 가게에 과일이 들어오는 날이라서 가격이 싸다며 사러 간다길래 나도 따라갔다. 과일을 사고 좀 더 걸어서 일본인 구역(Liberdade)까지 갔다. 빨간색 동양풍 가로등으로 꾸며진 일본인 거리에는 일본어 간판을 달고 있는 상점과 음식점들이 있었다. 공중에 떠 ..
브라질 상파울루: 황열병 예방접종, 피드 푸드, 공동묘지 (여행 211일째) 2017년 2월 14일 화요일브라질 상파울루(São Paulo) 미카엘네 집(R. Paim, 158).[1] 카우치서핑: 집주인 미카엘은 손님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스타일이어서 내 마음대로 시간을 쓸 수 있다는 것은 좋았지만, 주인과 아무런 관계도 없으면서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불편하기도 했다. 약간 어색하고 조용하게 따로따로 아침식사를 한 후, 어제 사다 둔 망고를 깎아서 나눠주고 나도 먹었다. 미카엘은 9시가 조금 넘어 출근했다. 그제서야 맘편히 먹을 것을 더 꺼내먹고, 샤워하고, 나갈 준비를 했다.[2] 황열병 예방접종: 전철역에서 유빈이를 만나기로 했다. 약속장소가 지도에서는 가까워 보였는데 실제로 걸어보니 상당히 멀었다. 날씨가 덥고 긴장을 바짝해서 그런 것 같다. 지하철 노선..
브라질 타우바테 & 상파울루: 롤라, 굴다리, 카우치서핑 (여행 209-210일째) 2017년 2월 12일 일요일 브라질 타우바테(Taubaté) 에듀왈도(Edu)네 집 (이날은 피곤했는지 아무것도 적지 않음) 50분 명상으로 아침을 시작. 망고, 바나나, 견과류, 빵, 쥬스로 아침식사. 멀리 다른 도시에서 에듀의 친구들이 와서 같이 대화를 하다가, 원주민들이 치료/의식용으로 마시는 차에 대한 얘기를 들음. [아야와스카(Ayahuasca)라는 차인데 이 차와 신비체험에 관한 얘기는 나중에 다른 곳에서 또 듣게 됨.] 같이 점심식사를 하러 교외의 분위기 멋진 식당으로 감.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음료를 시켜 먹고 음식을 기다림. 가격이 부담되어 덜덜거리며 음료도 물만 시켰는데, 다행히 음식 나오는데 시간이 오래걸려 음식은 취소함. 에듀 친구들이 음료수를 나눠주고 돈도 내줌. 왠지 나른하고 ..
브라질 타우바테: 소, 정글, 암벽등반 (여행 208일째) 2017년 2월 11일 토요일브라질 타우바테(Taubaté) 에듀왈도(Edu)네 집정말 멋진 하루다. 강아지들 때문에 6시쯤 깨서, 똥을 잔뜩 싸고(어제 먹은 것도 없는데 왜? 그동안 먹은 바나나들 때문에 질은 좋다), 샤워를 한 후, 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있는데 에듀가 나왔다. 같이 화단에 물을 주고, 40분간 셋이서(카밀라, 에듀, 나) 둥글게 앉아 명상을 했다. 명상 후에는 과일, 견과류, 쥬스, 빵, 버터와 치즈로 아침식사를 했다. 그 다음에는 에듀의 부탁으로 개를 샤워시켰다. 개는 씻기는 동안 구슬프게 낑낑거렸다.이런 일들을 한 후에, '미니미(40년이 되어가지만 잘 수리된 후 새로 예쁘게 칠해진 폭스바겐 비틀)'를 타고 30km 정도 떨어진 정글(Ponto de Escalada - Falési..
브라질 리우: 타우바테행 버스, 에듀왈도와의 만남 (여행 207일째) 2017년 2월 10일 금요일브라질 리우(Rio de Janeiro) 이지고잉 호스텔 - 타우바테(Taubaté) 에듀왈도(Edu)네 집[1] 많은 일이 일어난 흥미로운 하루였지만 약간 피로하고(늦었고) 모기소리와 가려움 때문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기에 간략하게 쓰고 싶다.[2] 아침에 일어나 바나나 2개, 커피, 다이제를 먹고(아침+점심), 느긋하게 시간을 떼우다가 배낭을 메고 7-8km의 산책을 시작한다. 북쪽 끝 박물관(Museu do Amanhã)까지 올라갔다가 서쪽으로 꺾어서, 벽화가 많고 노면전차가 다니는 길을 따라 쭈욱 걸었다. 어제 본 그림들과 깨진 유리창을 구름없는 파란 하늘 아래에서 보니 더 좋다.[3] 버스 회사를 찾아가, 어제 시스템 오류로 결제가 진행된 것을 취소해 달라고 손짓발짓 ..
영국 런던 카우치서핑: 메트로폴리탄 침례교회, 전쟁 박물관, 천로역정 (여행 202일째) 2017년 2월 5일 일요일영국 런던(London)[1] 런던에서 만난 사람들: 정말 멋진 집주인과 멋진 손님들. 10명이 넘는 카우치서퍼들 모두 마음이 순수한 사람들이라 너무 좋다. 체코에서 온 데이빗과 다니엘 형제, 러시아에서 5년째 살고 있는 말레이시아인 코, 키가 무척 크지만 아직 어리고, 뚱한 표정을 하고 있지만 호기심으로 가득한, 너무도 하얗고 맑은 러시아 소년 블라디, 미국 텍사스에서 온 제프, 어제 셜록 게임을 할 때 같은 팀이었던 홍콩 출신 앨런, 하와이에서 온 조쉬와 알바니아에서 온 에듀알트(둘은 돈과 사회 제도에 대한 열띤 논쟁을 펼쳤다), 그리고 정말 다정자감한 리처드... 논리, 이성, 감성, 이런걸 모두 떠나서, 이 사람이 믿는 종교면 나도 믿을 수 있겠다는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
영국 런던 카우치서핑: 트럼프 반대 시위, 비누방울, 박물관 (여행 201일째) 배경음악: Scotland the Brave (Bagpipes)2017년 2월 4일 토요일영국 옥스포드(Oxford) - 런던(London)[1] 트럼프 반대 시위: 옥스포드에서 런던행 버스에 탔다. 버스가 런던에 도착할 때 교통체증이 엄청났다. 도심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가 있었기 때문이다. (뉴스 기사) 각종 재미있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친구들끼리 옷을 맞춰 입은 사람들도 있었고, 손에 맥주를 하나씩 들고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시위라기보다는 축제를 하는 것 같았다. 경찰도 많이 나와 있었지만 긴장감은 없었고 시위대에게 친근하게 굴었다. 무리 중의 어떤 남자가 흥분을 했는지 거리에 있던 표지판을 쓰러뜨리면서 다녔는데, 경찰이 바로 호루라기를 불며 제지했다. 경찰의 ..
슬로바키아 니트라: 동굴, 언덕, 예술가 가족 (여행 108일째) 2016년 11월 3일 목요일슬로바키아 니트라(Nitra) 배경음악(새창): Elwynn Forest 오늘 어디어디에 갔는지는 사진을 보면 나오겠지. 그리고 글로 그 마법의 숲과 푸른 언덕을 설명하는건 셰익스피어라도 불가능하겠지. 그렇다면 여기에 적을 것은 순간순간의 감정, 느낌, 깨달음, 그리고 수많은 대화와 사람들에 관한 것일텐데, 막상 그 순간순간에서 벗어나 버리니 막막하군. 페테르의 무동력 글라이더 얘기, 물도 음식도 없이 이틀동안 한 자리에서 히치하이킹을 했던 얘기를 들으면 다시 붙어보고픈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내가 추구하는 것은 이런 모험왕이 아닌 고독하게 걷는 순례자에 가깝다는 생각이 든다. 무언가 성취하기 위해 억지로 히치하이킹을 하는 것 보다는 걷고 걷고 걷는 것이, 침묵 속..
슬로바키아 니트라: 갈보리 언덕, 소녀시대, 베테랑 히치하이커 (여행 107일째) 2016년 11월 2일 수요일슬로바키아 니트라(Nitra) 이전글: 2018/06/02 - [생존여행/동유럽] - 슬로바키아 슈라니: 초콜릿과 할머니 집 (여행 107일째) (이전글에서 이어서...) 배경음악(새창): Mariage d'Amour 라스타 가족과 헤어지고, 다시 혼자가 되어 기차에 몸을 싣는다. 하나의 만남과 헤어짐이 지나가고 나면, 또 다른 만남과 헤어짐이 기다리고 있다. 이번에 향하는 도시 니트라는 슬로바키아에서 다섯 번째로 큰 도시이자 가장 오래된 도시라고 한다. 인구는 약 8만명으로, 한국에서 80번째로 큰 도시인 강원도 속초시 정도의 규모다. 인구가 약 500만명인 슬로바키아는 한국에 비해 인구가 10분의 1 정도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수도 브라티슬라바(Bratislava)는 인..
슬로바키아 슈라니: 초콜릿과 할머니 집 (여행 107일째) 2016년 11월 2일 수요일슬로바키아 노베 잠키(Nove Zamky) - 슈라니(Šurany) 배경음악: 사탕 인형의 춤(Tchaikovsky -Dance Of The Sugarplum Fairy) 무지 많은 일이 있었던 날이다. 하지만 피곤해고 시간이 없이서 일기를 쓰지 않았다. 일기장에는 다음날 기록한 아래 내용만 달랑 적혀 있다. 2016년 11월 3일 목 08:20 AM 니트라 어젯밤 피터의 사진들을 보면서, 여행당 20-30개의 사진만 해도 충분히 많다는 것을 느꼈다. 같은 것을 수십 장 찍기보다는 필름으로 찍듯 신중하게 찍어야 한다는 걸 배웠다. 안그러면 사진이 너무 많아진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는 일기 또한 그렇게 신중하게 골라 내용을 적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안그러면 쓸데없는 내용..
슬로바키아 노베 잠키: 배우와 극작가 (여행 106일째) 2016년 11월 1일 화요일슬로바키아 노베 잠키(Nove Zamky) 배경음악: The Calling - Wherever You Will Go 아침에는 라스타의 아버지와 볶은 양파와 파프리카, 빵을 먹었다. 점심으로는 주키니(애호박)를 갈아 만든 수프, 두부, 샐러드를 먹었다. 그야말로 먹고 노는 시간이다. 관광할 만한 곳도 없는 작은 도시여서 어디 나갈 필요도 없다. 정말 좋은 가족을 만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무조건적으로 베풀어주는 호스트는 오랜만이다.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의 알리 가족, 러시아 모스크바의 파리다, 중국 시닝의 치준과 있을 때처럼 마음도 몸도 편하다. 게다가 돈 쓸 일도 없다! 슬로바키아에 입국 하고 나서 2.1유로짜리 기차표 산 것 외에는 돈을 한 푼도 안썼다. 오후에는..
슬로바키아 노베 잠키: 공동묘지와 뉴캐슬의 할로윈 (여행 105일째) 2016년 10월 31일 월요일슬로바키아 스투로보 (Štúrovo, Slovakia)날씨 매우 좋음 배경음악 듣기(새창): 잭-오-랜턴 강을 건너왔다. 환전소가 여럿 보인다. 슬로바키아 쪽 도시 이름은 스투로보라고 한다. 지금은 텅 비어 있지만 성수기에는 관광객이 꽤 있는지, 시티 센터가 잘 꾸며져 있고 곳곳에 안내판도 보인다. 시티 센터를 지나 공동묘지에 가 본다. 오, 공동묘지에 오기를 정말 잘했다. 할로윈 때문인지 사람들이 이미 많이 와서 꽃, 양초, 초를 담는 유리병을 무덤가에 갖다 두었다. 햇살 아래에서 꽃들과 유리병이 반짝반짝 빛난다. 도심에서 스투로보 기차역까지 행진을 시작한다. 기차역은 도시에서 약 4km 정도 떨어져 있어서 꽤나 걸어야 했다. 기차역에서 다음 카우치서핑 호스트가 있는 도시..
헝가리 에스테르곰: 가톨릭 수도승과 도나우 강의 다리 (여행 105일째) 2016년 10월 31일 월요일헝가리 에스테르곰(Esztergom)날씨 매우 좋음 배경음악 듣기(새창): 콰이강의 다리 행진곡 가보르 아저씨와 아침식사를 하며 수도승(monk)에 관한 질문을 했다. "수도승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내가 물었다. "수도회마다 다르지만, 먼저 독실한 신앙심을 가져야 하고, 가족, 재산, 지위를 포기하는 서약을 해야 해. 관심이 있으면, 먼저 수도원에서 잠시 생활해 보며 수도사들이 어떤 생활을 하는지 체험해 보는 게 좋을거야." 가보르 아저씨가 대답했다. 나는 좀 더 구체적인 대답을 원했다. "가톨릭 신자가 아니어도 갈 수 있나요? 그리고 만약 제가 여기서 수도원에 들어간다면 말이 통하지 않을 텐데 괜찮을까요?" "수도원에서 생활해 보는 건 누구든지 할 수 있어. 말..
헝가리 에스테르곰: 꽃다발, 파이프 오르간, 타우 십자가 (여행 104일째) 2016년 10월 30일 일요일헝가리 에스테르곰 배경음악 듣기(새창):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왈츠 서머타임이 끝났다. 핸드폰 시간에 서머타임 해제가 자동으로 반영되는 줄 모르고 시간을 바꿔 놓아서, 아침 7시 10분에 일어난 줄 알았는데 실제로는 8시 10분이었다. 전날 새벽 늦게까지 를 봐서 그런지 꽤나 늦잠을 잤다. 침대에서 나와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고 가보르 아저씨와 같이 밖으로 나왔다. 오늘은 일요일. 독실한 카톨릭 교회 예수회 신자인 가보르 아저씨는 차를 타고 에스테르곰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예수회(jesuit) 교회에 간다고 했다. 따라가 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굳이 나를 데려가고 싶어 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 나는 혼자서 에스테르곰의 거대한 바질리카를 구경하러 가기로 했다. 파랗고 노..
세르비아 스투데니차: 수도원 마을과 은둔자의 사원 (여행 94일째) 2016년 10월 20일 목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화장실을 가려 하니 문이 잠겨 있다. 이 집은 구조가 특이해서 안쪽 끝방에 가려면 화장실을 통과해야 하는데(화장실은 문이 양쪽으로 뚫려있음), 안쪽 끝방에서 자는 베하나가 화장실 문을 잠근 것이다. 문을 두드려 깨우니 일어나서 화장실 문을 열어주고 안쪽 방으로 들어가 다시 잔다. 이거야 원 "나 똥싼다!"라고 동네방네 소리치고 다니는 격이군. 조용히 똥을 싸고 씻은 후, 어제 먹고 남은 빵을 물어 뜯으며 슈퍼 막시(Super Maxi)라는 동네 슈퍼로 향한다. 하하, 이렇게 지난 며칠동안 반복된 일과가 슬슬 적응이 되어 가는데 곧 떠난다 생각하니 아쉽군. 슈퍼에서 오이, 당근, 빵, 사과를 사서 (총 800원어치) 보야나가 어제 어머니에게 받아와 오븐에 ..